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1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30일 고양체육관. 나란히 상위권에 위치한 두 팀의 맞대결, 그리고 KBL 컵대회 결승에서의 인연이 있는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은 또 하나의 명장면이 존재했다. 삼성전자 시절 팀내 고참과 막내로서 만났던 강을준 감독과 문경은 감독이 이제는 지도자로서 재회한 것이다.
문경은 감독은 연세대 졸업 후 곧바로 삼성전자에 입단했다. 화려했던 농구대잔치 시절의 핵심이었던 문경은 감독은 신세대였고 또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특급 스타였다.
그런 문경은 감독도 삼성전자 내에서는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강을준 감독이었다. 팀내 고참이었으며 신사적인 이미지와 같이 깔끔했던 그와 같은 방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던 것. 하지만 운명은 피할 수 없었다. 강을준 감독과 문경은 감독은 결국 같은 방을 쓰게 됐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탄생시켰다.
강을준 감독은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정말 청소를 많이 했다. 그때는 문경은 감독이 신세대였는데 어느 정도 기강을 잡는 방법으로 청소를 선택한 것이다. 인기가 엄청나지 않았나. 내 속옷을 문경은 감독의 것인지 알고 팬들이 훔쳐간 적도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이제는 ‘방쫄’이 같은 감독이 되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KBL 출범 이후 문경은 감독은 현역 생활을 이어갔지만 강을준 감독은 곧바로 지도자로 역할을 바꿨다. 그렇게 다시 못 만날 것 같았던 두 사람은 오랜만에 뭉쳤다.
지난 9월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KBL 컵대회 결승은 강을준 감독과 문경은 감독이 지도자로서 만난 첫 무대였다. 결과는 오리온의 94-81 승리. 선배가 후배에게 한 수 지도하며 마무리됐다. 특히 강을준 감독은 디드릭 로슨에게 SK의 지역방어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고 제대로 통하며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강을준 감독은 “어제 한창 기다려도 늦게 나와 만나지 못했다. 문경은 감독이 이제는 완전히 인연을 끊은 것 같다(웃음)”라며 “청소를 더 시켰어야 했나”라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인 우정을 과시했다. “사는 곳이 가까워 자주 연락하는 사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연습경기도 몇 차례 하려 했다. 그래도 가까운 관계다.” 강을준 감독의 말이다.
문경은 감독도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그때는 내가 신세대였다. 선수 시절 말년에 프로 감독으로 오셨었는데 그때 얼마나 잘하시는지 유심히 지켜본 적도 있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승부에서만큼은 우정도 양보도 없었다. 3쿼터까지 강을준 감독이 웃었지만 4쿼터 대역전에 성공한 문경은 감독이 미소를 지은 채 코트를 떠났다. SK는 75-66으로 승리하며 단독 2위를 수성했고 오리온은 5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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