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명암] ‘당근 잘 주는 감독’ 유영주 감독 “리바운드 이겼으니 4일 휴가!”

현승섭 / 기사승인 : 2020-10-30 22:01:5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아산/현승섭 객원기자] BNK 선수들이 4일 휴가와 승리를 동시에 얻었다.

부산 BNK는 3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71-70으로 승리했다. BNK는 이날 승리로 3승 3패, 5할 승률을 맞추며 우리은행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가용자원에서 앞선 BNK가 경기 끝까지 에너지 레벨을 유지하며 승리를 거뒀다. 주고 받은 역전만 23번. 양 팀 모두 서로에게 시한폭탄을 떠넘기는 듯 쉴새 없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양 팀은 이날 경기 이후 휴식기를 고려한 듯 경기 초반부터 속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전반은 꽤 어수선했으나, 후반은 양 팀 모두 정돈된 공격과 수비를 펼치며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4쿼터에 한 차례 큰 파동이 있었다. 바로 우리은행 김소니아의 파울 아웃. 김소니아는 4쿼터 5분 38초가 남은 상황에서 슛을 시도하던 진안에게 5번째 파울을 범했다. BNK가 가용자원이 적은 우리은행보다 유리해진 상황. 그러나 우리은행은 경기 막판까지 거세게 저항했다.

그리고 승부를 가른 자유투. 25.1초가 남은 상황에서 인바운드 패스를 막던 나윤정이 김희진의 팔을 잡아 루즈볼 파울을 범했다. 김희진은 침착하게 자유투 2개를 넣었다. 우리은행의 마지막 공격. 공은 우리은행 에이스 김정은에게 향했다. 김진영은 김정은에게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었고, 김정은의 마지막 슛은 링을 빗나갔다. BNK가 혈전 끝에 71-70,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더불어 BNK는 작은 수확을 거뒀다. 경기 전 유영주 감독은 리바운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감독의 말처럼 이날 BNK는 리바운드 부문에서 37-30, 우리은행보다 리바운드 7개를 더 따냈다.

승장 유영주 감독은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유 감독은 “휴식기 전에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지 말자고 했는데. 1쿼터 때는 크게 밀렸다. 그때 선수들이 의기투합해서 리바운드를 따냈고, 많은 실책을 리바운드로 극복했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첫 번째 맞대결 패배를 설욕한 BNK. 지난 맞대결 후 느낀점을 물은 질문에 유 감독은 “비디오 미팅을 통해 경기 중 하지 말아야할 모든 행동을 했다는 걸 확인했다. 박스아웃, 스페이싱, 스크린에서의 실수, 콜 미스까지. 경기에 앞서 연습한 대로 하자고 강조했다. 우리가 연습한 대로 하면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진안의 활약은 눈부셨다. 김정은, 김소니아의 견제를 이겨내고 23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유 감독은 “오늘 진안이 리바운드부터 속공까지 다 해결해줬다. 앞선 경기에서는 지쳐서 나오지 않았던 동작들을 보여줬다. 본인이 자신의 장점을 깨달은 것 같다. 마지막 오펜스 파울에 진안의 멘탈이 흔들릴 뻔했다. 오늘 졌다면 진안에게 슬럼프 올 수도 있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라며 진안의 활약을 칭찬하고 승리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희진의 활약도 쏠쏠했다. 김희진은 이날 경기에서 승부처인 4쿼터에만 6득점 1어시스트를 기록해 승리를 견인했다. 진안을 향한 어시스트 패스와 경기 종료 전 자유투 2개가 일품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캐치 앤 슛만 반복하는 슈터가 아닌 돌파도 가능한 전천후 가드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 감독은 김희진의 알짜배기 활약에 크게 흡족했다.

“오늘 희진이의 자유투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 경기가 끝나고 취소된 버저비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희진이에게 ‘제소까지 생각했다, 손가락 짧은 애가 왜 그때까지 공을 잡았냐’라는 농담을 걸었다(웃음).

오늘 희진이의 돌파가 잘 됐다. 슈터는 돌파를 잘 해야 슛 기회도 많이 만들 수 있다. 이제 희진이가 서서히 비시즌에 열심히 연습했던 보상을 받는 것 같다. 시즌 중에 출전 기회가 적은 건 미안하다. 희진이의 다소 키가 작기 때문이다. 대신에 희진이에게 좀 더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더 빨리 뛰라고 주문했다. 그게 된다면 앞으로 출전시간이 더 늘지 않을까?”

유영주 감독은 노현지, 구슬의 조력도 언급했다. 유 감독은 “노현지, 구슬의 컨디션이 아직 좋지 않다. 그래도 상대 높이에 맞추기 위해 구슬을 내보냈다. 구슬에게 ‘휴식기가 있으니 오늘은 40분. 다리 질질 끌 때까지 안 빼겠다’라고 다리를 끌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웃음). 현지는 공격 리듬을 서서히 찾고 있다. 오늘 경기 전에 특별히 리바운드 경쟁을 주문했는데, 리바운드 6개를 잡았다. 보이지 않은 공헌이다”라고 말했다.

BNK는 개막 후 여섯 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1라운드를 전패로 마무리했던 것과는 천양지차. 더욱이 KB스타즈, 우리은행과 같은 강팀에 거둔 승리라 그 의미가 더욱 클 것이다. 유영주 감독도 그 의견에 동의했다.

“크게 와닿을 것 같다. 경기 전 연습 시에 선수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래서 데이터를 보여줬다. 평균 수비 리바운드 부문에서 우리 팀은 24.4개, 우리은행은 24개. ‘통계는 거짓말을 안 한다. 괜찮다. 너희들이 집중하면 적어도 리바운드 경쟁에서 지지 않을 수 있다’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그리고 ‘너희들, 언제 김정은, 김단비와 농구를 같이 해 보겠어? 걔네한테 찍히면 본전이야’라고까지 말했다. 우리 선수들이 이름값에 기죽지 않으면 좋겠다. 오늘은 그걸 증명한 날이다.”

사실 이날 경기에 앞서 유영주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날 경기에서 우리은행보다 리바운드를 더 많이 잡으면 휴가 기간을 늘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틀에서 나흘로 늘어난 꿀맛 같은 휴가, 선수들에게 분명히 동기부여가 됐을 터. 선수들에게 휴가를 주겠냐는 마지막 질문에 유 감독은 “리바운드 부문에서 이기면 4일 휴가, 지면 2일 휴가를 주기로 약속했다. 동기부여가 됐을 것 같다. 경기 종료 후 기록지가 나왔는데 리바운드 부문에서 졌다고 거짓말을 쳤다. 선수들이 그럴 리가 없다며 믿지 않았다(웃음)”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WKBL. BNK는 혼돈의 도가니를 열심히 휘젓고 있다. 휴식기 이후 돌아올 BNK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일까? BNK는 11월 23일 삼성생명 전에서 다시 힘차게 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사진_WKBL 제공

 

점프볼 / 현승섭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현승섭 현승섭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