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응원문화] ④팬을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Wide Open! - 오리온

배현호 / 기사승인 : 2019-12-24 1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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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배현호 인터넷기자(고려대 장내아나운서)] 오리온은 팬들을 위한다면 파격적인 시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응원단장과 장내 아나운서의 인터뷰를 토대로 KBL 10개 구단의 응원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그 네 번째 주인공은 고양 오리온이다.
▲농구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누구든 환영하는 오리온

2011년 6월, 오리온은 대구에서 고양으로 연고이전을 한 바 있다. 장내 아나운서 현명호 씨(48)는 대구 오리온스 시절부터 18시즌 째 오리온과 함께하고 있다. 오리온 응원문화 변천사를 현장에서 경험한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

현 씨는 대구 오리온스 시절 팬들과 고양 오리온 팬들의 성향 차이가 분명함을 밝혔다. “대구 시절에는 ‘우리 팀’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반면 고양은 농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타지에서 관람을 오시다가 오리온 팬이 되신 분들이 많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며 과거와 현재의 오리온 팬들을 떠올렸다.

농구, 그리고 오리온의 문화를 고양에 정착시키기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현 씨는 “연고이전 이후 지역밀착을 위해 노력했다. 매년 3개 학교를 선정해서 농구 골대를 설치하고, 선수단 전원이 참여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며 팬들을 확보하기 위한 구단 홍보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현 씨는 “농구를 잘 모르는 아이들은 농구장에 오는 자체가 문턱이다. 그래도 농구선수들이 직접 다가가다 보니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이번 시즌의 경우에는 하워드 선수가 학생들과 스킨십을 적극적으로 가져갔다. 덕분에 학생들이 한 번쯤은 농구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가족 단위 관중이 많은 오리온의 특성을 고려한 파격적인 결정도 있었다. 현 씨는 “경기가 끝나면 코트를 개방한다. 아이들을 위한 선택이었다. 아이들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선수들이 뛰는 코트에서 직접 뛰는 것만큼 좋을 게 없다”며 코트 개방의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코트를 한 바퀴 돌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벤트도 오리온이 원조였다. 현 씨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적극적으로 팬들에게 나아가려고 생각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Wide Open KBL’ 이전에 ‘Wide Open 오리온’이 먼저였던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현 씨는 응원의 힘으로 결승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시즌을 마치고 돌아보면 2~3점차 경기가 은근히 많다. 결정적 순간에 응원으로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 선수들이 2~3점을 더해 승리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응원의 힘으로 이겼다고 느꼈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현 씨는 농구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누구든 환영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 “얼마 전 창원 LG와의 경기 때 LG 팬분들이 정말 많이 오셔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웃음). 하지만 상대 팀 응원이 커질수록 홈 팀의 응원도 커진다. 상대팀을 존중하지 않으면 응원문화는 깨진다”며 자신만의 주관을 확실히 했다.

이어 현 씨는 “선수들도 경기를 펼치지만 팬들도 응원으로 대결을 한다. 고연전(연고전 혹은 정기전) 때 학생들끼리 싸우나? 아니다. 같이 즐기는 축제다. 농구도 그렇게 되어야 된다. 박빙의 경기 때 양 팀 선수 모두를 위해 박수를 치자는 멘트를 한다. 응원으로서 대결할 수 있는 선진 응원문화를 구축하는 데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선진 응원문화가 정착되기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끝으로 현 씨는 “팬들이 경기장에서 눈치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 팬들이 직접 티켓을 구매해서 즐기는 경기인 만큼 맘껏 소리를 지르셨으면 한다.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면 선수에게 파이팅을 외쳐줘라. 선수들도 분명히 힘을 낼 것이다”며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성인이 된 아이들이 다시 찾는 농구장

응원단장 하정우 씨(39)는 2011년 연고이전 이래로 오리온에서만 응원단장 일을 하고 있다. “나는 대구 출신이다. 어렸을 때부터 대구 오리온스의 홈 경기장을 많이 다녔다. 오리온에 대한 애착이 정말 크다. 보통 응원단장들은 여러 구단을 병행하거나 옮겨 다니는 경우가 있다. 나는 오리온 농구단만 맡는다. 다른 구단의 제안이 들어와도 오리온만 지켰다”며 오리온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오리온 응원은 지역적 특색을 고려해서 어린이와 젊은 가족을 대상으로 공략 중이다. 그러다보니 응원의 눈높이 자체를 낮게 가져갔다”며 오리온의 응원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 씨가 생각하는 오리온 팬들은 ‘긍정적인 의미의 선비’였다. 하 씨는 “오리온 팬들은 긍정적인 의미로서 선비와 같은 분들이다(웃음). 정적인 분위기를 선호하신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한 방이 터졌을 때 다른 팀들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함성이 나온다. 2015-2016시즌 우승 당시 절정을 이뤘다”며 오리온 팬들을 치켜세웠다.

하 씨는 본인 스스로를 응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폭제로 여겼다. 하 씨는 “나는 응원을 끌어주는 입장이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기폭제 역할이 되어야 된다. 팬들의 내재적인 에너지를 뽑아낸 것이 승리로 연결됐을 때 가장 뿌듯하다”며 자신의 역할을 되짚어봤다.

하 씨는 스킨십이 많은 응원문화를 위해 먼저 나섰다. “나는 스킨십이 많은 응원을 선호한다. 그 일환으로 팬들에게 최대한 인사를 많이 하려고 한다. 조금이라도 안면이 있으면 먼저 인사하고 하이파이브를 건낸다”고 밝힌 하 씨는 본인의 적극적인 스타일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특히 아이들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손을 잡고 농구장을 방문했던 아이들이 수능을 보고, 심지어 취직했다며 찾아오는 친구들도 있다. 해외 명문 구단들도 이런 사례가 많지 않나. 오리온이 바라는 방향이지 않을까 싶다”며 오리온 응원문화의 궁극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응원단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으로는 “경기장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팬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 줬으면 한다. 사실 경기 후에는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팬들에게 표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는 걸 알고 소통했으면 좋겠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하 씨는 “팬들은 큰 목소리의 응원으로서 선수들에게 다가가 줬으면 한다. 스포츠 스타는 연예인과 다르다. 존재 자체로 환호하기 보다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팬이 된다. 선수들이 더 잘 뛸 수 있도록,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도록 응원으로서 도와준다면 명문 구단의 선수와 팬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팬들의 마음과는 다르게 오리온은 10위 자리에 머물러 있다(25일 오전 기준). 그러나 현장에서 응원문화를 이끄는 장내 아나운서와 응원단장의 열정만큼은 타 구단에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고양에 새 둥지를 튼 지 어느덧 9년. 오리온의 응원문화는 팬들에게 활짝 열린 채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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