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코비치, 킹스의 ‘60순위 신화’ 이을 재목 될까 ①

이민욱 기자 / 기사승인 : 2019-12-29 0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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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6월 25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바커 행어에서 열린 2019 NBA 시상식. 지난 NBA 시상식을 잘 살펴보면 신인왕(루카 돈치치, 슬로베니아), 올해의 수비상(루디 고베어, 프랑스) MVP(야니스 아데토쿤보, 그리스)등 을 모두 유럽 선수들이 쓸어 담았다. 이제 NBA에서 유럽 선수들은 ‘대세’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 등장한 신인들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인물들이 몇 있다. 루카 돈치치 같은 거물은 없지만, 롱런할 재목은 충분히 있다. 유럽프로농구의 수준 높은 컵 대회인 유로리그, 유로컵에서 실력을 인정받거나, 높은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아온 유망주들 말이다.

특히, 세르비아 출신의 1997년생 유망주 반야 마린코비치(201cm, G/F)를 추천하고 싶다. 바로 드래프트 가장 마지막(2라운드 60순위)에 이름이 불린 선수다

물론 나이로 인해 높은 순위 지명은 어려웠지만, 그간 유럽 무대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2라운드 60순위 지명자’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우 화려하다.

+반야 마린코비치(Vanja Marinkovic)+
국적_세르비아
생년월일_1997년 1월 9일
신장/포지션_ 201cm, G/F
2019-2020시즌 현재 소속팀_ 발렌시아(스페인)
2019년 NBA 드래프트_ 2라운드 60순위

이번 드래프트 자동대상자(만 22세)였던 마린코비치는 지명 순위를 예상하는 ‘모의 드래프트’까지만 해도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드래프트가 점점 다가오면서 마린코비치 지명을 고려했던 몇몇 NBA 팀들이 있었던 것 같다.

6월 18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농구매체《스피어(Basketball Sphere)》에 의하면, 마린코비치가 드래프트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몇몇 NBA 팀들이 ‘마린코비치 지명’에 관심을 드러냈다는 내용을 다루기도 했다.

최근 ‘유럽파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댈러스 매버릭스도 그중 하나였다. 《댈러스 모닝뉴스》기자이며 NBA 댈러스 구단 홈페이지(Mavs.com)에 기사를 기고하는 에디 세프코는 드래프트가 열리던 날, 자신의 트위터에 2라운드 37순위(그 시기 댈러스가 가지고 있던 지명 순위)가 발표되기 직전 “마린코비치가 댈러스의 관심 범위 안에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드래프트에서 결국 댈러스는 마린코비치를 지명하지 않았다. 대신 마린코비치를 드래프트에서 품은 팀은 2라운드 60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던 킹스였다.

유로컵에서 최근 2시즌(2017-2018, 2018-2019)간 보여준 마린코비치의 활약상은 그 나이 대에서는 좀처럼 보여주기 힘든 수준이었다.

여기에 최근 유럽 농구의 성장, 그리고 포지션 대비 괜찮은 신장(2번, 201cm) 현대 농구에서 선호하는 슈터 유형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1라운드는 힘들더라도 2라운드 내에서 지금 순위보다 몇 계단 위에서 다른 NBA 팀들이 뽑아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마린코비치는 누구?+

마린코비치는 자국에서 큰 기대를 받는 유망주이다. 탈락의 고배를 마셨으나 FIBA 중국 월드컵 본선에 나선 세르비아 남자농구 대표팀 예비 34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마린코비치는 1997년 1월 9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조란은 축구 심판이자 영화 촬영 감독이었으며, 어머니와 형은 어렸을 때 농구 선수 생활을 잠시 했었다. 마린코비치는 9살 때 브라차(2006-2010)에서 농구를 시작하였다. 이후 2011년 세르비아 명문 팀,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에 입단하여 연령대별 팀을 거쳤다.

그리고 2013-2014시즌이 한창이던 2014년 2월, 만 17세의 나이에 세르비아 프로팀들이 나서는 라디보이 코라치 컵 대회(세르비아의 컵 대회 토너먼트)를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본격적인 풀-타임 리거가 된 건 2014-2015시즌이었다.

+10대 시절 마린코비치의 활약상(2015-2016) 하이라이트+

10대 시절부터 프로 무대를 경험하며 쑥쑥 성장하던 마린코비치가 전 유럽에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건 2017-2018, 2018-2019시즌이었다.

이 시기 그는 유로컵에 2회 연속 출전하여, 모두 평균 두 자리 득점을 올렸다. 2018-2019시즌에는 팀을 16강 조별 리그에도 진출시켰다.

사실, 유로리그나 유로컵 같은 대회에서는 10대 선수들이 중용받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1경기 1승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 베테랑들이 출전시간 경쟁에서는 훨씬 더 유리하다.

최근 스페인리그(Liga Endesa) 이베로스타 테네리페로 이적하여 성장세에 조금씩 불을 붙이고 있는 스페인 유망주, 산티아고 유스타(20, 201cm, G/F)의 예를 살펴보자. 유스타는 돈치치와 함께 2015년 레알 마드리드 주니어 팀(U18)의 ‘원투 펀치’로 맹활약하며 소속팀을 스페인 주니어 선수권, 아디다스 넥스트 제너레이션 토너먼트 정상으로 이끄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그는 2015년 오브라도이로로 이적한 후, 2015-2016 스페인리그 정규시즌에서 10대 선수임에도 34경기 전 경기를 출전하며, 평균 7.0점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2017년에는 유로리그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베테랑들이 워낙 쟁쟁했기 때문이다. 2018-2019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유스타는 고작 6경기에만 나올 정도로 로테이션에 밀리면서, 출장 기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정규시즌에는 그래도 출전시간이 좀 됐다. 덕분에 2018-2019시즌에는 올-스페인리그 베스트 영 플레이어스 팀에도 선정됐다. 스페인 리그내 만 22세 유망주들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그러나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또 외면을 받았다. 2시간간 단 1경기, 그것도 16초 출전에 그쳤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마린코비치는 유스타보다 더 경쟁력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파르티잔 베오그라드는 레알 마드리드와 달리 재정이 탄탄하지 못해 유럽의 빅 네임을 데려오는 데 제한이 있는 구단이다. 그래서 유스 시스템을 탄탄하게 구축하여 ‘유망주 육성’에 많은 투자를 하고, 10대 선수들을 빠르게 프로 무대에 올리는 일이 많다.

물론, 소속팀이 어린 선수들 위주로 선수기용을 하더라도 그들이 모두 팀의 기대대로 순조롭게 성장하는 건 아니다. 과거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에서 뛰었던 전직 NBA 리거, 니콜라 페코비치의 예를 보자. 페코비치는 2007-2008시즌 유로리그에서 환상적인 활약(16.4점 6.9리바운드)을 펼치며 유럽농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올라섰다.

그렇게 승승장구했던 페코비치도 한때 유로리그에서 부침을 겪었다. 시작은 상쾌했다. 유로리그 데뷔 해인 2005-2006시즌, 그는 14경기에 나와 평균 7.1점(야투 57.4%), 3.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유로리그 2년 차였던 2006-2007시즌, 페코비치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다. 파르티잔 베오그라드가 빅맨 코스타 페로비치을 더 중용한 탓이다. 217cm의 페코비치는 10.8득점 6.3리바운드로 선전하면서 페코비치는 자연스럽게 출전시간이 줄었고, 성적도 하락했다.

마린코비치의 경우 20대의 어린 나이에 유로컵에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NBA 드래프트에 지명된 유럽 유망주 중에서 2시즌 연속으로 평균 두 자리 득점을 올렸던 유망주는 마린코비치가 유일하다. 새크라멘토 킹스 팬들이라면 마린코비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린코비치 2018-2019시즌 하이라이트+

→ (2)편에서 계속

#사진=유로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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