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9년의 KBL은 1년 내내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슈를 접하는 대중의 반응은 1년 전과 사뭇 달랐다. 심판, 제도 등 부정적인 여론이 가득했던 것과 달리, ‘일 잘 한다’, ‘농구 재밌게 한다’는 반응이 늘기 시작했던 것. 코트 위에서는 경기력으로, 코트 밖에서는 감독과 선수들의 색다른 매력으로 팬들에게 어필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2019년이었다.
▲ 현대모비스, 막강 라인업에 V7까지
2018-2019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의 별칭은 ‘모벤저스’였다. 귀화선수로 돌아온 라건아에 ‘타짜’ 문태종, ‘해결사’ 섀넌 쇼터 등 기존의 견고한 시스템에 새로운 핵심들이 합류하면서 시즌 내내 막강 전력을 뽐냈다. 덕분에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43승 11패로 리그 1위에 올랐다. 43승은 팀 창단 이래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 여기에 그치지 않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인천 전자랜드를 제압하며 통산 5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이대성은 2018-2019시즌이 낳은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화려한 언변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독한 노력은 그를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려놓았다. 또한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유재학 감독은 2019년 11월 10일, 원주 DB 전 승리와 함께 현대모비스에서만 500승째를 올리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 ‘감동랜드’를 넘어선 전자랜드의 저력
전자랜드는 더 이상 ‘언더독’이 아니었다. 늘 4강 문턱을 넘어서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던 전자랜드였지만, 2018-2019시즌은 달랐다. 유도훈 감독이 늘 강조해온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연일 계속되며 새로운 강팀으로 자리했던 것. 덕분에 전자랜드는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뤄내며 새 역사를 썼다. 그 과정에서 인천 팬들이 보인 열기도 엄청났다. 인천삼산월드체육관은 연일 호황을 이루었고, 정효근과 강상재, 김낙현 등 선수단도 이에 화끈한 플레이로 화답했다. KBL판 ‘털보’ 기디 팟츠의 득점쇼도 볼거리였다. 비록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중 팟츠가 부상을 당하면서 트로피를 내줘야 했지만, 매년 아쉽게 시즌을 마쳤던 전자랜드에게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뜨거운’ 봄날이었다. 이 기세는 2019-2020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선수들이 한 번 더 스텝업하며 초반 선두권을 달리기도 했다. 또 코트 밖에선 유도훈 감독이 감독 중 최초로 경기 중에 마이크를 착용하고 나서서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 김종규, KBL의 연봉 서열을 재정립하다
올해 5월의 자유계약선수(이하 FA) 시장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FA 선수들이 많은 덕분이기도 했지만 ‘최대어’ 김종규를 둘러싼 뜨거운 영입 경쟁은 팬들은 물론, 취재진까지도 바쁘게 만든 이슈였다. 데뷔 후 줄곧 LG 맨으로 활약해온 김종규는 DB와 12억 7,900만원이라는 사상 최고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사전접촉 의혹이 제기되어 재정위원회가 개최되는 등 시끌벅적한 사건도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FA 제도 변화의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한편 DB는 2019-2020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면서 김종규에 대한 투자가 옳았음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김종규, 윤호영, 치나누 오누아쿠로 이어지는 ‘신(新) DB 산성’을 앞세워 선전 중이다.

▲ TV로 향한 농구인들
대중에게 프로농구를 알리기 위한 노력도 돋보였던 한 해였다. LG는 KBS 2TV의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전격 출연했다. 애초 포커스는 현주엽 감독에 맞춰졌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박장법사’ 박도경 홍보책임과 채성우 통역도 새로운 캐릭터로 주목을 받는 등 LG는 순식간에 전국구 구단이 됐다. 덕분에 처음 계획보다도 오랜 기간 프로그램의 메인 코너로 남으며 팬들을 체육관으로 오게 만드는 효자 역할까지 해냈다. KGC 오세근 역시 절친인 ‘배구여제’ 김연경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오세근은 “침체된 농구인기를 다시 살리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과 하승진 역시 다방면에 얼굴을 비추고 있으며, KBL 역시 자체 브랜드인 KBL TV를 통해 KBL 농구의 다양한 매력을 전하고 있다. 허재 전 감독은 최근 2019 SBS 연예대상에서 ‘SBS챌린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현대모비스와 KCC, 대형 트레이드 단행
2019년 11월 11일에는 프로농구 역사에 남을 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가 대형 트레이드를 발표했기 때문. 현대모비스는 이대성과 라건아를 KCC로 보내고, 리온 윌리엄스와 김국찬, 박지훈, 신인 김세창을 받아들였다. 현대모비스가 트레이드를 단행한 데에는 복잡적인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단 하나, 다시 정상을 유지하기 위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른바 ‘리빌딩’ 버튼을 누른 것. 그 중심에 선 김국찬은 이적 후 첫 2경기에서 20+득점을 올리며 기대감을 드높여줬다. KCC도 이대성과 라건아를 영입하며 ‘윈 나우(win now)’를 외치고 있다. KCC는 이 트레이드 직후 부진했던 조이 도시 대신 찰스 로드를 데려오며 새판을 짰다. 기존 이정현과 송교창에 라건아, 이대성, 로드로 연결되는 KCC는 팀워크만 잘 맞으면 우승후보 1순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레이드의 진정한 손익계산서는 2019-2020시즌이 끝나야 알 수 있을 전망. 그러나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이득을 보든 국가대표선수 2명이 움직인 이 트레이드는 KBL 빅딜을 논할 때면 늘 빠지지 않을 이슈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왕의 등장, ‘The King’ 허훈
2019 FIBA 중국농구월드컵 이후 허훈은 달라졌다. 단신 선수로서의 한계를 넘어서 KBL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현재 왼쪽 허벅지 앞 근육 파열로 휴식 중에 있지만 그 전까지의 퍼포먼스는 역대급이라는 평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 나선 허훈은 22경기 동안 평균 16.5득점 3.0리바운드 7.4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20일 DB 전에선 연속 9개의 3점슛을 터뜨리며 신들린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이는 2004년 1월, 조성원 명지대 감독과 타이 기록이다. 팬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올스타 팬투표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2015-2016, 2016-2017시즌 최고의 별이었던 형 허웅과 함께 사상 첫 형제 올스타 팬투표 1위를 기록했다. 점프볼 역시 창간 20주년의 얼굴로 그를 선택했다는 소식. 아쉬운 부상으로 허훈의 질주는 잠시 멈췄지만 다시 올라서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박상혁,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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