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새로운 역사가 쓰인 WKBL의 2019년은 행복한 일들로 가득 채워졌다. 14년 만에 여자농구의 고향에서 열린 올스타전부터 청주 KB스타즈의 첫 통합우승, 부산을 연고로 한 첫 여자농구팀이 탄생하는 등 다채로운 소식들로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 다시 찾은 여자농구의 고향 ‘장충체육관’
장충체육관은 1980년대부터 한국농구의 성지로 자리한 역사적인 장소다. 과거 한국농구의 스타들이 모두 한 번씩은 발걸음 했던 곳으로 이충희, 故김현준, 허재, 이상민, 우지원 등이 최고의 스타로 등극하며 ‘오빠 부대’를 이끌기도 했다. 한국여자농구 역시 크게 밀리지 않았다. ‘무적함대’ 태평양화학을 이끌던 박찬숙을 비롯해 정은순, 유영주, 전주원 등 최고의 스타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전성기를 이끌었다. WKBL 출범 이후, 장충체육관은 조금씩 잊혀져 갔다. 2002년부터 올스타전 및 챔피언결정전 등 다양한 중립경기가 펼쳐졌지만, 2011년 4월 1일을 끝으로 더 이상 여자농구와는 인연이 없었다. WKBL은 여자농구 역사의 숨결이 깃든 장충체육관에서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꿈처럼 느껴진 장충체육관에서의 재회는 현실이 됐다. 2019년 1월 6일 3,591명의 구름 관중이 함께한 가운데 여자농구의 과거와 현재들이 한자리에 모여 영광의 순간을 즐겼다. 한국여자농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언니’들의 3x3 경기가 먼저 열린 후 현재를 지키고 있는 ‘동생’들이 본 무대를 꾸몄다. 사상 첫 ‘MVP-3점슛’을 동시 석권한 강이슬의 블루스타가 핑크스타를 103-93으로 누르며 승자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승패가 중요하지 않았다. 한국여자농구의 과거와 현재가 코트에 같이 서며 감동의 눈물을 선사했다.

▲ 新여제 박지수와 KB스타즈의 창단 첫 통합우승
WKBL 출범 후 여자농구의 역사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시대로 이어졌다. 2007-2008시즌부터 단일시즌이 진행된 후에도 왕조의 역사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오랜 세월 여자농구의 강자로 군림한 KB스타즈는 ‘왕조’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다. 단일시즌으로 통합된 이후 KB스타즈는 총 3번의 정상 도전을 나섰지만 단 한 번도 왕좌에 오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3전4기 끝에 2018-2019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왕조의 기틀을 세웠다. 염윤아, 강아정, 카일라 쏜튼 등 통합우승에 조력한 이들은 많았지만 新여제 박지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지수는 2016-2017시즌 데뷔 이후 매해 꾸준히 발전하며 금세 여자농구 최고의 선수로 올라섰다. 2018-2019시즌에는 평균 13.1득점 11.3리바운드 3.1어시스트 1.8블록을 기록하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변연하를 제치고 최연소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더불어 리바운드, 블록상은 물론 베스트5, 우수수비선수상, 윤덕주상까지 무려 6관왕을 차지했다.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역시 박지수의 무대였다. 평균 25.0득점 12.0리바운드 2.0어시스트 1.6블록을 기록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 및 통합 MVP에 선정됐다. 새로운 여제의 등극은 매 순간이 새로움으로 가득 찼다. 시즌 후 박지수는 3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며 최연소 ‘연봉퀸’의 자리에 올랐다.

▲ 부산에 분 ‘여자농구 바람’ BNK 썸 창단
부산에서는 여자농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6월 24일 BNK 썸은 공식 앰블럼과 유니폼을 공개하며 공식 창단식을 개최했다. BNK는 WKBL이 위탁 운영했던 OK저축은행을 BNK 캐피탈이 인수하는 형태로 새로운 팀을 창단했다. 유영주 감독과 최윤아, 양지희 코치로 구성된 코칭스태프는 ‘전원 여성 코칭스태프’라는 점에서 많은 이슈를 생산하기도 했다. BNK 썸의 보금자리는 금정실내체육관으로, 스포원 BNK 센터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BNK 썸의 첫 홈경기가 열린 10월 23일, 스포원 BNK 센터는 축제의 장이었다. 무려 5,390명의 팬들이 자리했고 200여명의 팬들이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였다. BNK 썸은 구름 관중에 AM6차량, 스타일러 등 다양한 경품 제공으로 화답했다.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이겨내기 위한 BNK 썸의 노력 역시 특별하다. 노포역부터 운행하는 셔틀버스로 팬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 유일한 옥에 티는 11월 18일 현재까지 첫 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여름의 여왕은 나! KEB하나은행, 박신자컵 2연패
매해 WKBL의 여름은 KEB하나은행이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2019 박신자컵 서머리그 역시 KEB하나은행의 독주로 이어지며 또 한 번 ‘여름의 여왕’이 탄생하는 대회로 마무리됐다. 이번 박신자컵은 다양한 이슈들로 넘쳐났다. 일본과 대만 등이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외교 악화로 인해 불참했고 대신 김천시청, 대학선발팀,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함께하며 역대 최다인 9개 팀이 경쟁했다. 그동안 새로운 스타 발굴을 취지로 한 연령 제한 역시 사라졌다. 이로 인해 김보미(삼성생명). 백지은, 고아라(이상 KEB하나은행), 심성영(KB스타즈), 안혜지(BNK 썸), 김소니아(우리은행) 등 주축선수들 역시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상에 선 건 역시 KEB하나은행이었다. 매 경기마다 승패를 알 수 없는 명승부들이 연출됐음에도 승자의 자리에 앉은 건 KEB하나은행뿐이었다. 김완수 코치의 리더십과 베테랑, 유망주들의 아름다운 시너지 효과가 코트를 수놓으며 BNK 썸을 무너뜨리고 왕좌에 올랐다. MVP는 평균 16.2득점 8.2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한 고아라의 차지였다. 2018년 박신자컵 우승의 주인공 KEB하나은행은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하며 2019-2020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 또 하나의 별이 지다…아듀! 임영희·정미란·곽주영
작별 인사는 언제나 슬프다. 2019년 3월 18일 아산이순신체육관 역시 WKBL의 역사를 함께한 한 명의 전설과의 작별로 인해 ‘눈물바다’가 됐다. 그 주인공은 21년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임영희였다. 임영희는 1999년부터 2019년까지 WKBL 역사와 함께한 ‘리빙 레전드’였다. 그 어떤 선수도 이루지 못한 600경기 출장의 대업은 물론 우리은행 왕조를 이끈 부동의 에이스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유니폼을 더 이상 입지 않는다는 생각에 위성우 감독은 물론 많은 이들이 눈물로 작별을 알렸다. 그러나 코트에서의 영원한 이별은 아니었다. 2019-2020시즌부터 임영희는 막내 코치로서 다시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다. 아직 어색하기만 한 모습이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제2, 제3의 임영희를 조련하고 있다. 한편 임영희와 함께 코트와의 작별을 알린 이들도 있다. 16년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KB스타즈 정미란과 신한은행의 영광을 함께 누린 곽주영이 이제는 또 다른 삶을 살게 됐다. 정미란은 임영희와 마찬가지 KB스타즈의 막내 코치로 활약 중이다. 곽주영은 고향 실업팀인 사천시청을 5년 만에 전국체전 정상으로 이끌었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한필상, 박상혁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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