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로스엔젤레스/이호민 통신원] 1월 1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 열린 LA 레이커스와 올랜도 매직의 경기를 찾았다.
팁오프가 가까워졌는데 급작스럽게 LA 레이커스 선수의 지인이기도 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경기 끝나고 선수들과 만날 수 있는 포스트게임 패스(post-game pass)를 받게 되었는데, 같이 가겠냐는 반가운 제안이었다. 흔치않은 기회를 공유하자고 연락 온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미 들떠있는 마음은 경기 막판에 이르자 더욱 흥분되었다. 20점차 가까이 뒤쳐져있던 레이커스가 막판 추격전을 펼쳐서 다소 지루했던 경기 분위기가 고조되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원정팀 매직의 119-118 승리. 경기종료 2초를 남기고 르브론 제임스가 던진 회심의 3점슛 시도가 빗나갔다.

포스트게임 패스에 명시된 지정 섹션으로 갔더니 원정팀 락커룸 터널쪽인 106구역이었다. 즉, 홈팀보다는 원정팀 선수들을 만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원정팀 매직 선수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현지 지인들을 만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었을 것이다. 다음날 클리퍼스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어서 당장 다른 연고지로 이동할 필요도 없어서 시간도 있고, 짜릿한 원정승리를 가져와서 마음의 부담도 덜었기 때문이다.
경기종료 후 15분 남짓 지나자 경기를 결장했던 선수들부터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일 경기를 관전하러 온 지인들과 짧게나마 담소도 나누고 팬들과 사진도 찍기 위해 락커룸에서 관람석으로 다시 나온 것이다.

어깨 부상 중인 마이클 카터 윌리엄스(Michael Carter-Williams)와 경미한 대퇴사두근 부상으로 경기를 결장한 에반 포르니에(Evan Fournier)가 가장 먼저 나타났다. 포르니에는 특히 빠리지엥다운 세련된 감각의 중절모 + 트랙자켓 패션을 선보이며 지인들을 맞았다 (포르니에는 프랑스 파리 근교 태생이다). 경기 전에도 사이클을 타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며 큰 부상이 아님을 알 수 있었는데, 환하게 웃으며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다음날 열릴 클리퍼스와의 경기에서는 뛸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실제로 주전으로 출전했다.)

뒤이어 지난 시즌 올랜도가 1라운드 6순위로 지명한 모 밤바(Mo Bamba)가 갓 입학한 대학 새내기 같은 청자켓 차림으로 나타났다. 데뷔 후 지지부진한 개인 성적 때문인지는 몰라도 볼 때마다 인상을 쓰고 있을 때가 많았는데, 이날만큼은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서부 컨퍼런스 1위팀을 어렵게 잡는데 기여를 해서 그런지, 여느 때보다도 밝은 미소를 띄었다. 2년차 유망주라서 자리에 모여있던 팬들의 사랑도 듬뿍 받았는데, 밤바와 함께 사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다.
부상자들과 신참선수들이 한창 이야기꽃을 피울 무렵, 경기를 승리로 이끈 두 주역이 나타나 현장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커리어 통산 두번째 트리플더블을 (21득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 기록하며 레이커스 골 밑을 쑥대밭으로 만든 마켈 펄츠(Markelle Fultz)가 그 첫 번째 주인공이었다.
밤바와 마찬가지로 웃을 일이 많지 않은, 우여곡절이 상당히 많았던 펄츠였기에 해맑은 표정이 더욱 낯설게 느껴졌다. 비닐봉지에 본인의 실착 유니폼을 고이 접어넣고 인사를 다니는 곳마다 들고 다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지인 누군가에게 줄 것으로 예상했는데, 터널을 빠져나갈 때까지 본인이 꼬옥 쥐고 있는 것을 보니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날을 기념하고 싶었나보다.
두 번째 주인공은 르브론과 대등하게 매치업을 가져갔던 애런 고든(Aaron Gordon: 21득점 6리바운드)이었다. 캘리포니아 태생이고 (고든의 출생지는 북가주의 산호세다), 대학도 멀지 않은 애리조나 대학 출신이라서 그런지, 가족과 친구들이 다른 선수들보다도 더욱 많아 보였다. 사복차림의 고든은 역삼각형의 ‘태평양 어깨’가 더욱 돋보였는데, 패션모델을 해도 잘 어울릴 몸매에 다시금 놀라게 되었다.

그런가하면 넓은 어깨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드와이트 하워드(Dwight Howard)도 모습을 나타냈는데, 경기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또 트레이너와 3점슛과 자유투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부상과 씨름하고 있을 때 이제는 커리어가 끝났다고 단정짓던 부정적 여론을 올해는 말끔하게 떨쳐버린 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심지어는 3점슛도 쏘는 족족 다 들어갔다).
연습을 뒤늦게 끝낸 하워드를 비롯해서 레이커스 소속의 대니 그린(Danny Green)과 퀸 쿡(Quinn Cook)은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원정팀 매직 선수들과도 끝까지 남아 담소를 나누었다. 뜨겁고 치열한 승부의 현장에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NBA 스타들의 소소한 변신을 보고 있자니 나또한 농구경기를 즐기는 팬에서 직장인으로 복귀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음을 깨닫고는 아쉬움을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사진=이호민 통신원
#사진설명=위에서부터 (사복 차림의 마이클 카터 윌리엄스, 한껏 멋을 낸 포르니에, 청자켓 차림의 모 밤바, 3점슛 연습을 하는 드와이트 하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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