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은 맹목적 비난, 상처받은 선수들 제도로 보호할 수 없을까

강현지 / 기사승인 : 2020-01-21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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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무차별로 받아야만 하는 걸까. 선수들이 피드백이 아닌 공격을 받고 있다.


최근 프로농구 선수들이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주 전주 KCC 라건아가 인종차별에 대한 무차별적인 욕설을 받고 있다고 입을 열자 브랜든 브라운, 전태풍 등도 이러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KB스타즈와 BNK의 경기 종료 후에는 박지수도 개인 SNS를 통해 그간 쌓여온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남자프로농구의 경우에는 인종차별이 화두였지만, 박지수는 경기 중 코트에서 보인 표정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무표정, 가끔은 짜증섞인 얼굴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 팬들의 입방아에 올랐지만, 그는 “어떻게 몸싸움이 심한 종목에서 웃으면서 경기를 할 수 있나. 전쟁에서 웃으면서 총을 쏘는 사람이 있냐”라고 반박했다.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 또한 SNS 또는 포털사이트의 댓글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터. 구단의 자유게시판, 선수 개인의 SNS로 무차별적인 욕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맹, 구단차원에서는 대처방안이 없을까.


KBL은 외국선수들의 인종차별 논란이 있었던 이후 대응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KBL 관계자는 지난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차적으로 외국선수들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지 검토, KBL 법률회사는 물론 10개구단에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태는 프로농구의 관람문화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단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 놓은 ‘자유게시판’도 경기 종료 후면 쏟아지는 맹목적인 비난과 욕설에 대처를 하다가 지쳐 Q&A게시판 정도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 A구단 관계자는 “경기를 마치면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글들 중에 80~90% 정도가 욕설이다. 단순하게 경기 능력을 지적하는 건 당연히 들어야할 쓴 소리다. ‘경기를 왜 그렇게 하냐’, ‘그게 팀이냐’는 등의 비판이 아니라 (입에 담지 못할) 심판에 대한 욕설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라고 이번 사태에 구단 역시도 진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B구단 관계자도 마찬가지. “구단 SNS나 홈페이지의 댓글을 보면 도가 지나치는 것들이 많다”라고 운을 뗀 이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욕설이 오곤 하는데, 간혹 보면 사설 스포츠 도박사이트의 서버가 해외에 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라고 귀뜸하기도 했다.


C구단에서는 이 같은 상황뿐만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스포츠 심리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도 의견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팀 경기력뿐만 아니라 좋은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서 선수들의 마음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려고 한다. 이 상담은 선수들 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들도 받고 있는데, 결과는 나중에 알 수 있겠지만, 일단 팀이 흘러가는 방향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KB스타즈 관계자는 “박지수가 현재 대표팀에 소집, 훈련 중에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지수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겠지만, 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면 대응방안을 고려해 볼 것이다. 일단 지수의 입장이 더 중요할 것 같다”라고 짧게 답했다.


WKBL 역시도 같은 대응에 있어 KB스타즈와 같은 입장이다. WKBL 관계자는 “일단 지수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는 게 우선이다. 기사의 댓글인지, SNS상의 메시지인지 살펴본 뒤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도울 것이다. 상황을 살펴보고 접근해보려 한다”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2017년 WKBL은 여자 선수들에게 성희롱과 막말, 욕설 등을 서슴치 않은 한 누리꾼에 대해 강경하게 법률적으로 대응한 바 있다.


‘프로선수’라는 공인이기 이전에 선수들도 한 사람으로서 인권은 반드시 보장 받아야 한다. 프로이기 때문에 부진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받아 마땅하지만, 그 외의 요소는 별개의 일이다. 선수들도 사람이기에, 무작정 날아오는 돌에 맞으면 아프다.


#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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