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홍성현 인터넷기자] 앨런 더햄 합류 이후 3연승. KT의 기세가 매섭다.
부산 KT는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101-9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5할 승률에 복귀했으며 4위권을 한 경기차로 바짝 추격했다.
최근 KT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행보를 보였다. 지난 11월 말부터 7연승 행진을 구가하더니, 연승 직후 내리 5연패를 당하며 급격히 추락했다.
4라운드 시작과 함께 창원 LG를 18점차로 제압하며 재차 반등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에 또다시 1승 4패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그 중 6일 DB전과 12일 SK전에서는 각각 37점차, 40점차 패배를 겪으며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SK에게 40점차로 대패한 뒤 맞이한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서동철 감독은 외국 선수 교체를 결심한다. 서 감독은 외곽 플레이를 즐기고 다소 기복이 있던 알 쏜튼 대신 인사이드 장악력이 있고 꾸준히 기둥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앨런 더햄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현재까지 옳은 것으로 보인다. KT는 더햄 합류 이후 3연승을 달리고 있다. 경기 내용도 나쁘지 않다. 현대모비스와 KCC를 각각 12점차, 14점차로 꺾었고, 이날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101득점을 폭발시키며 승리했다.
더햄은 데뷔전인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득점은 저조했지만(4득점), 13개의 리바운드(공격 리바운드 5개)를 잡아내며 골밑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KCC전에서는 19득점(7리바운드)을 기록하며 페인트 존에서의 득점 능력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KBL 입성 3경기 만에 트리플더블(18득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을 기록하며 연착륙을 알렸다.
더햄은 특유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포스트에서 상대를 밀고 들어가며 득점을 올린다. 이날도 2쿼터 막판 골밑에서 닉 미네라스를 밀어내고 득점을 올리는 모습이나, 3쿼터 제임스 톰슨을 상대로 연속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트리플더블이라는 기록에서도 알 수 있지만,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더햄이 개인적인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동료들을 살려주는 유형의 선수라는 점이다. 수비를 자신에게 몰아놓고 외곽으로 킥아웃 패스를 빼주거나 컷인 하는 선수에게 패스를 내주는 등 더 완벽한 찬스를 보는 눈이 있다. 이날 4쿼터 중반에는 삼성이 추격해오자 더햄이 동료들을 불러모아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더햄 효과’로 김영환, 최성모와 같은 3점 자원과 김현민과 같은 포스트 자원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김영환과 김현민은 더햄 합류 이후 각각 평균 19.3득점, 12,0득점을 기록하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김영환은 더햄에 대해 “(장점이) 너무 많아서 말하기 힘들다. 팀원들을 한 단계 올려놓는 선수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날 KT의 가장 큰 수확은 ‘에이스’ 허훈의 활약 없이도 승리할 수 있는 법을 배운 것이다. KT는 허훈이 부상으로 이탈한 8경기에서 1승 7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허훈이 한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경기에서는 2승 5패로 승리와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날 KT는 허훈이 9득점으로 부진했지만 101득점을 폭발시키며 승리를 따냈다. 서동철 감독도 경기 후 “허훈의 득점이 다른 선수들에게 분산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더햄의 플레이가 선수들을 잘 살려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더햄의 외곽 수비에 대한 부분은 아직 물음표로 남아있다. KT는 KCC전과 삼성전에서 라건아와 미네라스에게 각각 31득점, 36득점을 허용했다. 중, 장거리에서 슈팅을 시도할 능력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많은 득점을 내주는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미네라스에게 경기 초반부터 3점슛을 허용하자 더햄은 외곽을 의식한 수비를 펼쳤다. 미네라스는 이를 역이용하여 더햄을 높은 지역까지 끌어낸 후 김동욱, 장민국과의 투맨 게임을 통해 골밑을 공략했다.
물론 아직 3경기만을 치렀을 뿐이다. 더햄이 앞으로 더 많은 능력을 보여줄 수도 있고, 분석을 당해 활약이 점점 어려워질 수도 있다. 상위권 팀과 부딪혔을 때는 또다른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전보다 KT의 경기력에 안정감이 생긴 것은 확실한 듯하다. 3연승에 그치지 않고 KT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 사진_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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