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 ‘소통’의 장이 된 KB-BNK 편파중계

현승섭 / 기사승인 : 2020-02-27 0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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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현승섭 객원기자] ‘같이 살아야쥬~’, ‘팬들이 깝깝해한다 아이가!’

코로나 19로 전국이 몸살을 앓는 2월, WKBL도 병마의 위협을 피해야했다. WKBL은 21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하나은행-부산 BNK 전을 시작으로 무기한 무관중 경기를 실시하고 있다.

여자 농구 대표팀의 도쿄 올림픽 진출과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정규리그 우승과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 팬서비스 경쟁까지. 팬들을 경기장으로 이끄는 요소는 산적했지만, 때아닌 악재에 팬들은 경기장을 찾을 수 없다. 경기장을 뒤흔들던 팬들의 함성과 막대풍선 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공 튀기는 소리와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만이 경기장을 겨우 채우고 있다.

그러던 중 팬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24일, 청주 KB스타즈는 WKBL 최초로 구단 공식방송을 개설했고, 다음날인 25일에 BNK도 인터넷 중계방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6일, 양 팀의 아프리카TV 스튜디오는 ‘On Air’를 점등했다. KB스타즈 채널에서는 김영현 기자와 나윤승 응원단장, 김지혜 치어리더, 이다혜 치어리더가 KB스타즈를 응원했다. BNK 채널에서는 무릎 부상 재활 중인 BNK 정선화와 OSEN 서정환 기자가 호흡을 맞췄다.


그렇다면 이 편파중계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경기에 앞서 양 팀 사무국장들로부터 편파중계 채널 개설 비화를 들어보았다. 모두가 힘든 이 시기, 그들이 강조한 키워드는 바로 ‘상생’과 ‘소통’이다.

다음은 김병천 KB스타즈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어떤 이유로 편파중계 채널을 기획했는가?
A. 매 경기 경기장에 오시는 분도 있지만, 못 오시는 분들도 많다. 못 오시는 분들을 위해 구단과의 접점을 다양화시키는 걸 고민했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 팀이 잘 풀려서 우승을 거둔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원정 경기에서 우승한다면 현장에서 그 기쁨을 함께 나눌 분들이 적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편파중계를 통해 우리 팀 팬들이 서로 소통하고, 더 나아가서는 우승 세레모니도 같이 즐길 수 있을 채널이 필요했다.

Q. 원래 이 시기에 채널을 개설하려고 했는가?
A. 아니다. 원래는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려고 했다. 개설 시기는 이미 12월에 결정됐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했다. 그래서 내부에서는 차라리 시기를 앞당겨 바로 개설하자고 결정했다.

Q. 출연진은 어떻게 구성했는가?
A. 팬들에게 친숙한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을 출연시켰다. 사무국장인 내가 방송에 출연해봤자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하하.

Q. KB스타즈가 보도자료를 배포한 다음날, 공교롭게도 BNK 역시 편파중계 채널 개설을 공표했다. 구단 내 반응은?
A. ‘어, 저 팀이 왜 저러지?’라는 위기감이 들었다. 우리가 만약 원안대로 플레이오프 때부터 시작했다면 최초라는 타이틀은 뺏기는 셈이었다. 그런데 사실 최초 타이틀은 우리에게 그다지 중요하진 않다. 그보다는 상생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BNK 측도 관중이 없는 상황을 준비했다는 건 리그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Q. 끝으로, 편파중계를 준비한 소감을 알려달라.
A. 팬이 있으니까 우리가 존재가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코로나 19 때문에 모두가 힘든 시기다. 우리 또한 지금 상황을 버겁게 느낀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위기 속에서 팬서비스, 경기장 환경, 비대면 채널 등을 다시 정비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프리카TV 채널을 개설하고 대국민 메시지를 게시했다. 아무튼, 상생해야 한다!

다음은 정상호 BNK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편파중계 채널을 개설하게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우리 팬들이 소통에 목말라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창단 첫 시즌임에도 우리 팀 경기를 보기 위해 멀리 원정길을 떠나시는 분들도 계신다. 우리는 그분들에게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그동안 방송사 중계방송 외에 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컨텐츠가 부족했다. 이 와중에 우리 팀은 지난 금요일에 부천에서 WKBL 첫 무관중 경기를 소화했다. 일반적인 중계방송으로는 답답해하는 팬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부터 아프리카TV가 WKBL 중계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편파중계 채널을 추진했다.

Q. KB스타즈가 BNK보다 하루 먼저 편파중계 채널 개설을 발표했다. 아류작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A. 양 구단 관계자 모두 채널 개설 추진 중이라는 걸 서로 몰랐다. 양 구단의 편파중계를 담당하는 아프리카TV 측 담당자도 서로 달라 그들조차도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KB스타즈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나서 알았다. 우리는 원래 보도자료를 어제 보내기로 정했다. KB스타즈가 먼저 발표했다고 해서 급하게 준비한 건 아니다, 하하. 경기를 중계하려면 스튜디오도 꾸리고 출연진도 섭외해야하지 않나. 시기상 다른 구단을 따라할만한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 주말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Q. 출연진 선정 과정이 궁금하다.
A. 정선화 선수가 판교에서 무릎 부상 재활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정선화 선수가 입담이 좋고, 재활 훈련 장소, 정선화 선수의 집이 모두 스튜디오와 가까워서 정선화 선수가 스튜디오에서 경기를 중계할 것을 결정했다. 나머지 BJ(스트리머) 선정은 아프리카TV가 맡았다. 아프리카TV와 이미 계약을 맺은 BJ 중에서 일정을 맞출 수 있는 BJ를 제시했다. 선정 과정에서 농구전문 기자와 선수 출신이 같이 경기를 중계하면 정확한 해설 및 코트 밖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Q. 중계 중에 받은 별풍선은 어떻게 사용되는가?
A. 별풍선은 방송국을 개설한 구단으로 오게 돼있다. 보통 구단에서 편파중계를 진행했을 때, 별풍선 수익금은 사회에 환원한다. 우리는 물론 KB스타즈도 그렇게 할 것이다.
(인터뷰 이후 확인 결과, KB스타즈는 별풍선 수익금을 시즌 종료 후 청주시 내 소외계층에 기부한다.)

Q. 코로나 19 상황이 호전되도 채널을 유지할 것인가?
A. 그렇다. 잔여경기 전체를 중계할 것이다. 우리 팬분들이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코로나 19’ 공포가 대한민국을 휩쓰는 와중에 각 구단의 노력으로 WKBL의 컨텐츠 지평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타 스포츠 리그에서는 이미 정착에 성공한 사례가 있는 구단 공식 채널 편파중계. 위기에 맞선 WKBL 구단들의 새로운 시도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

#사진_WKBL 공식 홈페이지, 아프리카TV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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