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고종현 인터넷기자]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에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부산 KT는 2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74-95로 졌다. 이날 패배로 KT는 시즌 21승(20패)째를 기록하며 리그 6위로 떨어졌다.
KT는 이날 경기를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지난 26일, 앨런 더햄이 코로나19에 불안을 느끼고 자진 퇴출을 결정한 데 이어 바이런 멀린스 역시 27일 오전 돌연 자진 퇴출 의사를 밝혔기 때문. 이틀 사이에 외국선수를 모두 잃은 KT는 이날 경기를 국내선수들로만 치러야 했다.
경기 전 만난 KT 서동철 감독은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황당했다”고 입을 열었다. 서 감독은 “멀린스가 어제(26일) 본인이 더햄 몫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27일) 오전, 갑자기 같이 못 가겠다고 말했다”며 멀린스가 선수단과 함께 동행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야 하는 KT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 이에 서 감독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오히려 SK가 방심할 수도 있지 않나.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기대한다”며 국내선수들의 선전을 바랐다.
서 감독의 바람이 이뤄지는 듯했다. KT는 1쿼터부터 눈에 띄게 의욕적으로 움직였다. 한발 더 뛰는 수비로 외국선수 공백을 메우려 했고, 벤치에서는 이전보다 더 큰 소리로 힘을 불어넣었다. 이에 SK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KT는 전반을 38-44로 마무리하며 예상 밖의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외국선수 부재는 생각보다 뼈아팠다. 골밑에 공을 투입할 외국선수가 없다 보니 외곽 위주의 공격에 이은 킥아웃 패스가 나갔고 이를 간파한 SK는 패스 길을 차단했다. 후반 들어 체력적으로도 눈에 띄게 힘에 부치는 모양새였다.
높이 싸움에서도 밀렸다. 협력 수비를 통해 SK의 공격을 육탄 방어했지만 연이은 공격 리바운드 허용하며 2차 공격 기회를 내줬다. 25-49, KT는 2배 가까운 리바운드 차이로 인해 추격 흐름을 이어갈 수 없었다.
반면 SK는 KT의 약점을 집중 공략했다. 자밀 워니(18점), 애런 헤인즈(17점)가 골밑 공격을 계속해서 성공시키며 3쿼터부터 큰 점수차로 앞서갔다. KT는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외국선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경기를 내줬다.
경기 후 KT 서동철 감독은 최악의 상황에서 힘을 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선수들이 전반에는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불리한 상황인 건 맞으나 투지나 열정에서 지지 말자’고 했는데 잘 이행해 준 것 같다”며 패배에도 국내선수들의 선전을 칭찬했다.
KT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외국선수의 부재는 생각보다 치명적이었고 당장 대체 외국선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KT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서동철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사진_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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