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그 정주행] ① 불사조 상무, 그들은 결국 꺾이지 않았다…173연승 대기록

김용호 / 기사승인 : 2020-03-12 1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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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이종엽, 김기홍 인터넷기자] 2019-2020 KBL D-리그는 지난달 24일을 끝으로 모든 예선 일정을 마쳤다. 상무를 비롯해 창원 LG, 전주 KCC, 울산 현대모비스, 인천 전자랜드, 서울 SK가 참가한 가운데, 상위 4팀은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하나, 이들의 치열한 단판 승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장 볼 수는 없게 됐다. 그래서 KBL이 일시 중단된 지금, D-리그 현장을 가장 많이 찾았던 본지 인터넷기자들과 예선에 대한 방담을 나눠봤다.

첫 순서는 늘 D-리그의 주인공이 되어왔던 상무다. 2009년 2군 리그가 창설되며 KBL 팀들과 경기를 치러왔던 상무는 올 시즌에도 단 1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들의 연승 행진은 173연승까지 늘어났다. 2020년 들어서는 전역자와 부상자로 인해 단 6명만으로 경기를 치러야 했음에도 상무는 끝내 승리만 챙겼다.

Q. 상무의 연승은 결국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찔한 승리도 많았다. 상무가 가장 큰 고전을 펼쳤던 경기는 언제였을까.

김용호_ 상무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던 현대모비스가 기억에 남는다. 2019년 11월 28일에 열렸던 상무와 현대모비스의 2차전. 당시 현대모비스는 1쿼터부터 김세창과 박준은의 12점 합작을 포함해 6명이 득점에 가담하며 23-17로 앞섰다. 2쿼터에는 양 팀 모두 공격에 애를 먹다가 후반 들어 상무가 서민수, 김지후, 전준범을 앞세워 반격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현대모비스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팽팽한 승부가 계속됐고, 특히 현대모비스는 리바운드에서 크게 밀렸음에도 4쿼터까지 무려 15개의 3점슛을 폭발시킨 덕분에 경기를 대등히 가져갈 수 있었다. 그리고 정규시간 종료 부저가 울리던 그 때 박준은이 동점을 만드는 버저비터를 성공시켜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비록 연장전에서도 리바운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해 끝내 패했지만, 상무를 위협하기엔 충분했다.

이종엽_ 1월 13일에 상무에 맞섰던 KCC다. 이들은 상무와의 3차전이었던 이날 92-93, 한 점차로 패했다. 공교롭게도 1월 8일에 제대한 김지후가 KCC의 유니폼을 입고 상무에 맞서 31분 24초 동안 3점슛 6개 포함 36득점을 폭격했다. 상무는 이우정, 정준수, 박세진을 앞세워 2쿼터 한때 19점차까지 앞섰지만, 3쿼터에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경기 종료 부저와 함께 터진 박세진의 결승 버저비터 덩크슛으로 상무가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당시 박세진도 “정말 지는 줄 알았다. 후반에 너무 많은 점수를 허용했다. 정신 차려야겠다”며 한숨을 돌렸던 기억이 난다.

김기홍_ 나 역시도 1월 13일에 한 점차 패배를 당했던 KCC를 꼽고 싶다. 당시 KCC는 전반에는 밀렸지만, 후반 들어 기세를 올려 대어를 잡을 뻔했다. 김지후의 3점슛도 폭발적이었지만, 김진용도 박세진에 맞서 20득점 8리바운드로 든든한 활약을 해냈다. 경기 1분여를 남겨두고는 권시현이 3점슛으로 92-84까지 격차를 벌렸었지만, 결국 연속 실점에 결승 덩크까지 내주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상무 연승의 역사가 ‘169’에서 멈출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Q. 상무는 선수들에게 성장의 기회가 되는 곳이다. 올 시즌 D-리그에서 가장 발전한 모습을 보인 상무 선수가 있다면.

김기홍_ 전성현이 아닐까. 전성현은 전역 직전에 당한 발목 부상의 여파인지 KGC인삼공사 복귀 직후에는 다소 기복이 있어보였다. 하지만, 서서히 감각을 끌어올렸고, 불꽃슈터라는 애칭에 맞는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유의 높은 타점과 빠른 슛 릴리즈는 여전했고, 상무에서 연습했다는 스텝백, 미드레인지 점프슛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소속팀 복귀 후 12경기에서 평균 11.8득점을 올렸다. 3점슛 성공률도 41.9%. 덕분에 지난 2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2021 예선을 위한 국가대표팀에도 뽑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다.

김용호_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됐다는 점에서 서민수는 상무에서 분명 성장했다고 본다. 이미 상무에 입대했던 상태에서 서민수는 DB가 자유계약선수(FA)로 김종규를 영입하면서 이에 대한 보상선수가 됐다. 그만큼 LG가 그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유니폼을 바꿔 입지 않았겠는가. 올 시즌 D-리그에서 8경기 평균 28분 49초를 뛰며 15.1득점 12.4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로 활약했다. 이 기세는 전역 후 LG에서도 이어졌다. 12경기 평균 24분 22초로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았고, 입대 전 DB에서 남겼던 기록과 대등한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새로운 팀과 몇 달 후 다가올 비시즌부터 호흡까지 갈고 닦는다면 더 큰 역할을 해낼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종엽_ 많은 선수들이 전역 후 소속팀에서 활약을 펼쳤지만, 기량적인 측면에서의 발전을 놓고 봤을 때 전준범을 꼽고 싶다. 전준범은 상무 입대 전부터 슈터로서 국가대표팀에 승선하기도 했다. 그리고 군 복무 시간을 통해 장기인 슛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고, 어시스트 능력도 발전된 모습이다. 입대 전 KBL에서 평균 어시스트가 1.1개였던 그는 올 시즌 D-리그에서 4.1어시스트로 충분한 성장세를 보였다. D-리그이기에 수비가 상대적으로 헐겁기도 했지만, 새로운 역할을 소화하는 모습을 더했다는 것에서 굉장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Q. 이렇게 여전히 D-리그에서는 이길 자가 없었던 상무다. 앞서 상무를 아찔하게 했던 경기를 꼽아봤는데, 그런 면에서 상무만큼이나 올 시즌 인상적인 팀이 있었다면.

이종엽_ 한 팀을 꼽기가 쉽지 않지만, 현대모비스가 유독 인상적이었다. 예선 종료 3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현대모비스는 단 2승(10패)만을 거두고 있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았는데,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막차 탑승에 성공했다. 특히, 마지막 경기였던 2월 24일 전자랜드 전에서 71-64로 승리하며 경기 전까지 4위를 지키던 전자랜드를 끌어내렸다. 코로나19 사태로 플레이오프가 잠정 연기됐지만, 재개가 된다면 이들은 4강에서 상무를 만난다. 상무와의 1차전 패배(73-92)를 제외하면, 2,3차전은 모두 대등하게 싸웠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된다. 현대모비스의 D-리그를 이끈 박구영 코치도 “그간 상무와 잘 싸워왔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붙는다면 사고를 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기홍_ 2위를 차지한 LG다. 좋은 성적뿐만 아니라 D-리그를 가장 잘 활용한 팀 중 하나다. 일단 팀의 미래를 책임질 박정현과 김준형이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 김준형은 리바운드 가담이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었고, 1순위 신인 박정현도 체중 감량의 효과를 톡톡히 보며 D-리그와 1군 무대를 오가면서 경험치를 쌓았다. 이 외에도 조성민, 박인태, 주지훈, 김성민 등 부상 여파로 감각 회복이 필요했던 선수들도 부지런히 D-리그를 찾아 승리를 챙겨갔다. 이들이 1군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다면 더욱 금상첨화가 아닐까.

김용호_ 올 시즌 뿐만 아니라 전자랜드는 최근 몇 년 간 D-리그에서 늘 인상적인 팀이었다. 팀 운영상 D-리그에 많은 인원의 선수를 보내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항상 준수한 성적을 내왔다. 지난 시즌까지는 결승에도 자주 오르기도 했던 전자랜드다. 비록 올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지만, 1군에서의 기회를 갈망하는 홍경기, 임준수, 김정년 등의 고군분투는 매 경기 빛을 발했다. 그 결과 홍경기는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기 시작했고, 임준수도 D-리그에서 트리플더블을 달성하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보였다. 김정년도 마침내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성장 혹은 기회의 장으로 불리는 D-리그에서 그 컨셉에 잘 맞았던 팀이 전자랜드라고 생각된다.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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