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신인 이야기 '네 번호가 뭐니'

김선아 / 기사승인 : 2015-11-0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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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선아 기자] 코트 위, 등번호는 선수들의 또 다른 이름이다. 지난달 26일 2015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들은 어떤 이름을 받았을까.


사용할 수 있는 번호는 0번, 00번, 1~99번. 총 101개로 넉넉하다.


하지만 신인선수들은 시즌 진행 중 팀에 합류하게 되며 원하는 번호를 달기가 어렵다. 또한 드래프트 현장에서 곧바로 등번호를 결정해 오래 고민할 시간도 없다. 유니폼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미리 준비된 보기 중 선택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신인 선수들의 등번호 선택 후기를 들으려 하자 구단은 "남은 번호 중에 선택해서 사연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래도 묻고 물어 작은 의미까지 탈탈 털어내 몇몇 유형을 구분해봤다.




이유가 따로 있나요?! 더 좋아서!
KBL 신인선수들은 대학 고학년 시절 자신이 원하는 번호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에서 막내가 되며 모든 게 달라졌다. '내가 원하는 번호다'라고, 등록까지 마친 번호를 선배에게 달라고 떼쓸 수도 없는 노릇.


결국 선수들의 선택은 남은 보기 중 끌리는 번호를 고르는 것이다. 물론 끌리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5번을 단 안양 KGC인삼공사 문성곤은 "남은 번호 중에 달았다. 높은 번호를 달면 몸이 무겁다. 그래서 낮은 번호를 선택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준용이처럼 활활 날겠다"라고 절친한 동생 연세대 최준용의 이름을 꺼내 번호가 마음에 드는 이유를 덧붙였다.


사실 내가 원하던 번호!
인천 전자랜드 한희원은 드래프트 현장에서 33번과 9번 중 등번호를 선택해야 했다. 다음 날 곧바로 경기에 투입될 예정이라 구단이 먼저 물었다. "희원아 9번 어떠니?" 한희원은 그렇게 9번을 달게 됐다.


한희원은 9번이 마음에 쏙 든다. "33번은 센터 느낌이 난다. (이)승현이 형(오리온) 같다. 9번은 대학시절 이상백배에서 단 적이 있다. 대학 때도 달고 싶었던 번호인데, (성)건주가(오리온) 달고 있었다." 한희원의 말이다.


전주 KCC 송교창도 원하던 번호 중 하나를 얻었다. 송교창은 7번이다. 송교창은 삼일상고 재학시절 21번 유니폼을 입었지만, '완벽', '행운' 등의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되는 3번을 마음에 품어왔다고. 하지만 KCC에 3번은 이미 주인이 있다. 그래서 또 다른 '행운의 숫자'로 통용되는 7번을 선택했다.





이미 익숙한 등번호
아마선수 시절 달았던 번호를 단 선수들도 있다. 고양 오리온 두 신인은 자신이 이전에 달아온 번호가 표시된 유니폼을 입었다. 이호영은 고려대학교에서 사용한 14번을 그대로 단다. 성건주는 대진고 재학시절 선택했던 17번을 찾았다.


서울 삼성 이동엽은 22번 등번호를 달고 경기에 뛴다. 이동엽이 고려대 입학 당시 코치님께 받았던 번호라고 한다.


고학년 때 7번으로 등번호를 바꿨지만, 이미 삼성에서 학교 선배인 박재현이 사용하고 있어 이전 번호를 택했다. 이동엽은 여기에 의미도 부여해줬다. 그는 "남는 번호인데…생일이 2월 22일인고, 번호도 22번이다."


처음 달아보는 '두 자릿수' …그래도 긍정!
가드, 포워드, 센터로 등번호가 칼 같이 구분되진 않지만, 대개 가드는 낮은 번호, 센터는 뒷번호를 사용한다. 포인트가드인 부산 케이티 최창진과 창원 LG 한상혁은 농구를 시작한 뒤 두 자릿수 등번호가 적힌 유니폼을 입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두 선수 모두 프로 데뷔 후 두 자릿수 숫자가 적힌 옷을 받았다. 이 상황을 대하는 자세는 매우 긍정적이다. 한상혁은 "낮은 번호를 쓰고 싶었는데 꽉 차 있더라. 그 중 23번을 택했다. 마이클 조던이 사용한 번호라 있어 보인다(웃음)"라고 답했다.


최창진은 "한 번호를 계속 사용해왔지만, 번호가 중요한 게 아니다. 21번을 달고 잘하면 된다. 열심히 해서 번호보다 내 이름이 생각나게 하면 된다"라고 신인다운 답을 내놨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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