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광주/맹봉주 기자] 지난 24일 조선대학교 체육관. 맞대결을 펼칠 경희대 김현국 감독과 조선대 이민현 감독이 경기 전 잠깐 만나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두 감독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먼저 경희대는 4학년 3인방이 광주 원정길에 제외됐다. 김현국 감독은 “최승욱은 발바닥이 안 좋다. 이성순은 발등 피로 골절이다. 맹상훈도 발쪽을 다쳤다”며 심난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주축선수들이 부상으로 들락날락거리며 오히려 팀 조직력이 더 안 좋아졌다고 판단했다. 차라리 이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고 2, 3학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엔 조선대 이민현 감독을 찾아갔다. 이민현 감독에게 경희대 선수들의 부상소식을 알리며 이날 경기 전망을 물었다. 하지만 이민현 감독도 표정이 어둡긴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부상선수는 우리도 있다. 조민기가 손가락 수술을 받아 당분간 결장한다. 허경부는 2주 전 발목을 접지르는 부상을 당했다. 작년보다 올 해가 어렵다”며 푸념했다.
그렇다면 이날 두 팀이 주축선수들의 줄 부상에 대처한 경기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김현국 감독은 경기 전 “오늘(24일)은 잘 쓰지 않는 더블 포스트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경희대는 1학년 박찬호와 부상에서 돌아온 김철욱을 동시에 코트에 내보내는 더블 포스트 전략을 실행했다. 1쿼터만 놓고 보면 작전 성공. 박찬호(8득점 5리바운드)와 김철욱(4득점 3리바운드)은 1쿼터에만 12점 8리바운드를 합작하며 골밑을 장악했다. 반면 조선대가 1쿼터 총 걷어 올린 리바운드는 4개에 불과했다.
24-16으로 경희대의 리드 속에 시작된 2쿼터. 이번엔 조선대가 대응책을 들고 나왔다. 경기 전 이민현 감독은 “가드진이 최대한 빠르게 경기진행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선대는 낮은 높이를 빠른 경기 템포와 강한 앞선 수비로 상쇄했다. 이상민과 이승규는 공을 잡으면 적극적으로 상대 림으로 돌격했고 정해원은 외곽포로 지원했다. 수비에서는 기습적인 함정 수비와 전면 강압수비를 적절하게 혼용하며 경희대의 실책을 유도했다. 조선대는 2쿼터 스코어 16-11로 경희대를 앞서며 전반을 32-35로 대등하게 마쳤다.
그러자 이번엔 경희대가 3쿼터 다른 수비 방법을 들고 나왔다. 박찬호와 김철욱의 출전시간을 줄이고 가드들을 대거 투입한 것. 경기 후 김현국 감독은 “3쿼터 가드진을 두텁게 하며 압박을 가했다. 볼을 몰아넣는 수비를 했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현국 감독의 말대로 3쿼터부터 경희대는 강한 맨투맨 수비를 통해 볼을 갖고 있는 선수를 압박했다. 당황한 조선대가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3쿼터 점수 차가 벌어졌다(54-42).
4쿼터 전열을 정비한 조선대는 외곽포로 맞섰다. 정해원이 4쿼터에만 3점포 2방 포함 10점을 폭발시켰다. 그러자 경희대는 다시 박찬호-김철욱 더블 포스트를 가동시키며 조선대 골밑을 폭격했다. 한 치 양보 없던 두 팀의 경기는 결국 경희대가 70-59로 이기며 끝이 났다.
주축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며 자칫 지루한 경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양 팀 감독의 지략대결로 인해 이날 경기는 예상외 접전으로 흘러갔다. 부상병동으로 고생 중인 경희대와 조선대가 다음 경기엔 또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기대된다.
사진_문복주 기자,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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