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의 ‘공격농구’ 프로농구 패러다임 바꿀까?

곽현 / 기사승인 : 2016-03-30 0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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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120점’ 프로농구에서 익숙지 않은 점수다. 그것도 챔프전에서 말이다.


오리온이 KCC를 꺾고 이번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오리온은 29일 열린 KCC와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120-86으로 완성을 거뒀다.


120이란 숫자는 대단하다. 120점은 역대 챔프전 최다득점 타이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0-2001시즌 챔프전에서 삼성이 LG를 상대로 기록한바 있다.


이번 챔프전에서 오리온의 화력은 놀라웠다. 6경기에서 평균 득점이 94.8점이었다. 94.8점은 역대 챔프전 최다 평균득점 4위 기록이다. 역대 1위는 2000-2001시즌 삼성으로 107.6점을 기록한바 있다. 오리온의 기록은 2000-2001시즌 삼성, LG(102점)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이것은 의미가 있다. 근래 들어 프로농구는 점점 수비 위주의 농구를 펼치고 있다. 각 팀들이 수비 전술이 발달되고, 상대적으로 개인기술이 퇴보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2, 3쿼터 외국선수를 2명 뛰게 하면서 득점력이 활발해졌다. 전체적인 리그 평균 득점이 올라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오리온은 가장 대표적인 공격형 팀이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81.2점으로 KGC인삼공사(81.4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만약 헤인즈의 부상이 없었다면 1위도 오리온의 몫이었을 것이다.


이번 시즌 오리온의 우승은 수비위주의 팀들이 주름잡던 리그 판도를 바꾸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처럼 공격 위주의 팀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켰으니 말이다.


덕분에 팬들은 모처럼 화끈한 공격농구의 진수를 만끽했다. 180cm에 불과한 조 잭슨은 엄청난 운동능력과 현란한 기술로 KCC의 골밑을 휘저었다. 애런 헤인즈도 신기에 가까운 득점 능력을 보였고, 문태종, 허일영, 김동욱 등 외곽슈터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뒤에서 묵묵히 수비와 리바운드를 해준 이승현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간 프로농구는 모비스, 동부 등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팀들이 리그를 주름잡았다. 오리온의 우승은 프로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추일승 감독은 “시즌 초반 우리가 하는 농구가 좋은 성적을 냈다. 신뢰를 가질 수 있었고, 자부심도 가지게 됐다. 빅맨이 없더라도 승현이가 잘 해주면서 약점을 메울 수 있었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재밌는 농구를 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스몰볼이 트렌드라고 하는데, 우리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이런 농구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리온은 그 동안 KBL에서 고정관념처럼 박혀있던 편견들을 무너뜨리기도 했다.


그 동안 KBL에서 포인트가드 외국선수는 통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드보다는 골밑에서 활약할 수 있는 빅맨형 선수를 선호해왔다. 때문에 그 동안 가드형 외국선수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조 잭슨의 활약으로 가드형 외국선수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잭슨은 살아남은 수준을 넘어 시리즈를 지배했다. 잭슨은 챔프전 평균 팀 최다인 23점에 3.8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광석화 같은 드리블에 현란한 개인기,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앞세워 KCC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잭슨, 에밋과 같은 테크니션들의 활약으로 타 구단들도 기술이 좋은 단신 외국선수에 대한 편견이 깨졌을 것 같다.


이승현 역시 ‘언더사이즈 빅맨’이라는 저평가 속에 맹활약을 펼쳤다. 시리즈의 큰 화두였던 하승진과의 매치업에서 성공적으로 수비를 해냈 것이다. 이승현은 24cm의 신장차를 넘는 힘과 체력으로 하승진의 골밑 진입을 막았다. 그 결과 하승진은 이번 시리즈에서 8.7점에 묶였다. 반면 이승현은 14.2점 5.5리바운드 2.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이승현의 성공 역시 키 작은 빅맨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오리온은 다음 시즌도 비슷한 구성원으로 시즌을 맞설 전망이다. 오리온의 공격농구가 다음 시즌도 리그를 주름잡을지 기대된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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