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홈경기에서만, 그것도 5반칙 퇴장이 나와야 뛸 수 있는 선수가 있다? 농구경기에서 이런 해괴한 규정을 적용받는 선수가 있다. 바로 한림성심대 여자농구부의 2학년 가드 채송미(172cm)가 주인공이다.
이유는 이렇다. 온양여고를 졸업한 채송미는 졸업 후 프로도, 대학도 아닌 실업팀을 택했다. 실업팀 김천시청에 소속돼 농구를 했다.
하지만 주전들과 실력차가 컸고, 결국 얼마 못 가 지난 해 한림성심대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채송미는 경기에 나서지 못 했다. 실업팀에서 온 경력 때문이다.
대학농구연맹은 현재 프로에서 대학으로 온 선수들의 대학리그 경기 출전을 금지하고 있다. 과거 대학팀들이 전국체전 등 큰 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 프로 출신 선수를 영입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무분별한 경쟁을 막기 위해 프로 출신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시킨 것이다. 순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온 선수만 대학연맹에서 운영하는 대회에 뛸 수 있다.
현재 각 대학에 프로 출신 선수가 꽤 있음에도 대학리그에 뛰지 못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들은 대학연맹 주최가 아닌 농구협회가 주최하는 종별선수권, 전국체전, 농구대잔치 등에는 출전할 수 있다.
채송미 역시 같은 규정을 적용받았다. 실업이라 하더라도 엄연히 성인무대를 거치고 왔다는 것이다.
한림성심대는 현재 팀원이 8명이다. 채송미를 제외하면 7명. 여기에 2명은 비시즌 수술을 받아 제 컨디션이 아니다. 리그를 치르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기에 한림성심대는 채송미를 경기에 뛰게 해달라고 연맹에 요청했다.
이에 연맹과 각 대학 감독자가 모인 회의에서 한림성심대의 사정을 딱하게 여겨 출전을 허락했다. 채송미는 지난 수원대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정상적으로 출전을 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가진 회의에서 일부 대학이 이 사안에 반대하며 채송미의 출전 여부는 특이한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정상적인 경기 출전은 할 수 없는 대신, 홈경기에서 다른 선수가 5반칙 퇴장을 당할 경우에만 출전을 허락한다는 것이다.
홈&어웨이로 진행되는 대학리그는 각 대학 체육관에서 경기를 하며 농구부를 알리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 학교 관계자들도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홈경기, 그것도 5반칙 퇴장이 나왔을 때만 출전을 허락한다는 것이다.
8일 한림성심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광주대와의 경기에서 채송미는 4쿼터 손혜림이 5반칙 퇴장을 당하자 4쿼터 8분여를 남기고 코트를 밟을 수 있었다.
하지만 승패는 일찌감치 기운 뒤였다. 경기는 광주대가 70-49로 크게 이겼다.
괴상한 규정을 적용받는 채송미의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순수 대학선수들의 출전기회를 많이 만들자는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선수가 없어 운영이 힘든 여자대학농구 분위기를 볼 때, 굳이 이런 식의 운영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대학연맹 관계자는 “학교 사정에 따라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할 수 없다. 대학에 오는 선수들만 뛸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림성심대 정은영 감독은 “지방대는 농구부를 운영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선수 스카우트에 있어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밀린다. 지금은 한 경기를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송미는 실업에서 많이 뛰던 선수도 아니었다. 선수 숫자가 부족한데, 이런 상황이 되니, 경기를 치르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진 -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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