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리 사태, CBA의 사례 참고해 처벌수위 결정해야

양준민 / 기사승인 : 2016-06-16 21:35: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한국여자농구가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날, 한국여자농구에 예상치 못한 비보가 날아들며 많은 농구팬들을 실망시켰다. 바로 ‘첼시 리의 국적문서 위조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이사회와 재정위원회를 열어 관련자의 제재 수위나 기록 유지 여부에 대하여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첼시 리의 사태는 이전에 없었던 사례이기에 그 처벌수위와 방법을 논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하지만 이웃나라 2008년 중국 CBA에서 일어난 ‘마슈창의 신분세탁 사건’의 사례를 살펴본다면 이번 첼시 리 사건의 처벌수위와 방법을 논의하는데 충분히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CBA를 뒤흔든 ‘마슈창 신분세탁’ 사건
2008년 12월 10일(이하 한국시간), CBA는 자국리그에서 벌어진 국적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앓은 적이 있다. CBA 신장 타이거즈는 2007-2008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국 국적의 아시아계 선수, 마슈창(馬秀昌)을 영입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신분을 관슈창(官秀昌)이라는 중국국적의 신분으로 위조, 신분세탁을 통해 CBA 무대에 발을 들여놓는데 성공했다.

1980년 중국 마카오에서 태어난 그는 3살 때부터 미국에서 성장했다. 그의 부모님 모두 화교출신으로 1983년 미국 이민을 결정,미국으로 이주했다. 신장 구단은 2005년 나이키 배틀 그라운드 행사 방문차 중국을 방문한 그의 기량에 반해 영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마슈창을 관슈창으로 탈바꿈시켜 자국국적의 선수로 등록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당시 마슈창은 중국과 미국의 이중국적자 신분이었다. 하지만 CBA는 이중국적자의 등록을 허용치 않았다. 이를 알고 신장 구단은 성적향상을 위해 그의 신분을 위조한 것이다. 본래 NCAA와 졸업 후 유럽에서 활약하던 마슈창은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언론과 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그와 신장에게 독이 되었다. 경기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 당시 매번 어눌한 중국어를 선보이며 많은 팬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그에 신분에 대한 의혹이 터지면서 일부 언론들은 신장 측에 그의 신분에 대한 정확한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신장 측은 “그가 미국에서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해서 중국말이 서툴다”는 말로 의혹을 잠재우려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신분세탁에 대한 의혹들이 증폭되기 시작, 몇몇 정황들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CBA측과 중국 공안부까지 나서 수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때 신장 구단은 그의 여권을 비롯한 몇 가지 서류를 공안에 제출했고 이 과정에서 그가 신분세탁을 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당시 공안부는 신장 구단 역시 그의 서류위조를 도왔다는 정황을 포착했으나 끝내 확실한 증거를 잡아내지 못하면서 신장 구단까지는 처벌할 수 없었다. 결국 마슈창의 신분세탁 사건은 마슈창 개인의 사기극으로 매듭지어졌다. 마슈창은 그해 12월 26일 영구제명을 당한 동시에 곧장 미국으로 추방되었다.

이어 CBA는 마슈창이 출전한 모든 경기를 20-0으로 몰수패를 선언, 동시에 그의 모든 기록을 삭제했다. 현재 CBA의 홈페이지에는 그에 대한 기록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심지어 그의 생년월일까지 명확하지 않다.

포인트가드 포지션의 마슈창은 CBA에서 신장 소속으로 뛰면서 18경기 10.5득점 5.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신장 역시 그가 출전한 18경기에서 15승을 챙겼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그가 출전한 모든 경기가 몰수패가 됨에 따라 신장은 그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되었다. CBA는 본래 한 시즌 30경기를 치르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해 18경기로 축소되어 운영했다.

이번 첼시 리 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그 누구도 아닌 한국농구를 사랑하는 팬들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들은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이제는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히고 그 사실을 바탕으로 그에 맞는 처벌을 해야 때이다.

#사진=신승규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준민 양준민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