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대한민국 남자농구 역사에 이렇게 감격스러운 순간이 또 있었을까. 오세일 감독이 이끄는 우리 U17 남자농구대표팀이 강호 프랑스를 꺾었다. 23일(한국시간) 스페인 사라고사 우테보 체육관에서 열린 2016 FIBA U17남자 농구대회 예선 첫 날 경기에서 32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한 양재민(200cm, F)을 앞세워 프랑스에 90-84로 승리한 것이다.
프랑스를 넘은 우리대표팀의 다음 상대는 도미니카 공화국. 25일에 대결이 예정되어 있다. 이미 도미니카 공화국은 보스니아와의 첫 경기에서 59-84로 대패한 상태다.
+ 도미니카 공화국의 강점은? +
FIBA 아메리카 대륙 U16 본선은 2015년 6월 10일 아르헨티나 바이아블랑카에서 열렸다. 총 4장의 티켓이 주어진 가운데 도미니카 공화국은 미국, 푸에르토리코, 브라질과 A조에 포함되어 조2위(2승 1패)로 4강에 오르면서 U17대회 본선 진출을 결정지었다. 이 대회 최종성적은 4위였는데, 일단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부터는 경기력이 급격히 저하된 나머지 캐나다(49-95), 아르헨티나(59-74)에게 모두 대패를 당했다.
도미니카 선수들의 경기 스타일은 미국식 농구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1대1 개인기로 공격을 풀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상황에서 드리블 드라이브 모션 오펜스를 자주 쓴다. 즉, 스크린을 이용하지 않고 1대1 돌파로 개인 득점을 올리거나, 파생효과를 노리는 스타일이다.
도미니카 대표팀을 잘 보면 먼저 미국 뉴저지 주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 있다. 먼저 어시스턴트 코치로 있는 미국인 알렉스 미라벨(Alex Mirabel)은 현재 뉴저지 주의 세인트 피터 프렙 스쿨의 코치로 있다.
팀의 에이스인 알란조 프링크(201cm, 포워드 겸 센터)도 뉴저지 주의 세인트 조셉 프렙 스쿨에 재학 중이다. 프링크는 전형적인 ‘스트래치 4’ 타입의 빅맨으로, 작년 아메리카 U16 5경기에서 평균 18.0점 7.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외곽슛을 자주 던지긴 하지만 림 근처에서의 공격도 잘 한다. 반칙 유도에도 능하다. 블록슛도 경기당 1.2개씩을 기록했다.
프링크를 활용하는 도미니카의 주요 공격 전술들 중 하나를 살펴보자. 이를 짚고 넘어가야 될 이유는 대한민국이 도미니카를 상대할 때 공격에서 프링크의 기를 살려줬다가는 어려운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도미니카 경기를 보면 림에서 떨어진 곳에서 프링크가 45도 혹은 탑에서 볼을 잡는 순간 아무도 스크린을 걸어주지 않을 때가 있다. 이 때 프링크는 드리블 드라이브 모션 오펜스의 ‘시작점’ 이 된다.
그리고 프링크는 주위에 있는 팀원들에게 패스를 하기보다는 자신이 어떻게든 득점을 직접 해결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끝맺으려 한다. 도미니카와의 경기 전에 우리가 잘 알고 들어가야 할 점이다.
프링크만큼이나 주목해야 될 도미니카 유망주가 있다. 작년 아메리카 U16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이번 세계 U17에는 모습을 드러낼 이 유망주는 메이저리그 팬들이라면 충분히 알 만한 이의 아들이기도 하다.
바로 과거 뉴욕 메츠의 단장을 지냈던 오마 미나야의 아들인 저스틴 미나야(196cm, 가드)다. 저스틴은 뉴저지 주의 노던 벨리 리저널 고등학교( Northern Valley Regional High School)소속이다. 그는 왼손잡이로서 오른손잡이에 더 익숙해져 있을 수비수에게 생소함을 줄 수 있다. 움직임이 무척 역동적이다.
좋은 점프력의 소유자인 저스틴은 공격과 수비에서 이를 상당히 잘 활용하고 있으며 드리블 기술도 뛰어난 편이다. 세트 오펜스보다는 얼리 오펜스에서 상당한 위력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저스틴 미니야 하이라이트 ▶ https ://www.youtube.com/watch?v=fTGpFOWotvI)
미구엘 디아즈(193cm, 포워드)는 스윙맨이다. 평균 득점은 프링크보다 낮지만 경기가 잘 풀릴 때 유심히 보면 프링크보다 개인 득점에서 좀 더 실속이 있다.
디아지는 림에서 멀리 떨어진 곳보다 가까운 곳에서의 공격력이 더 좋다. 그리고 림 근처에서 득점을 올리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일 때 생산성이 높아지는데, 볼을 오래 쥐고 있을 때보다 적게 소유할 때 위력이 배가된다.
블루워커 스타일의 프란시스코 멜로(193cm, 포워드)는 개인기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대부분의 도미니카 선수들 중에서 조금 별종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정도로 멜로는 건실하고 속이 알 찬 농구를 구사한다. 멜로는 작년 U16 대회에 출전한 도미니카 선수들 중 스크린을 가장 헌신적으로 거는 스크리너이며 스크린 이후의 움직임도 좋다. 경기 중에 커트인을 시도하는 팀원들을 향해 질 좋은 패스를 날리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패스도 잘 하는 편. 득점을 시도할 때 페이크와 스텝을 섞는 영리함도 선보였다.
덩치가 좋은 앤더슨 미람보(196cm, 센터)는 U16 대회 우승팀 미국(51-115 도미니카 패)과의 조 예선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리바운드에서 투쟁심을 보이며 9개의 리바운드(5 공격리바운드)를 건져냈고 블록슛도 2개에, 팀내 최다득점(13점)을 기록했다.
예이슨 리베라(178cm, 가드)와 프란토니 세구라(188cm, 가드)는 도미니카 앞선의 핵심이다. 둘 다 공격에서 ‘뛰는 농구’ 에 강하다.
팀의 1번(포인트가드)인 리베라는 ‘뛰는 농구’ 에서의 공격 전개가 뛰어나며 스피드도 매우 빠르다. 왼손잡이인 세구라는 돌파와 속공 마무리가 장점이다.
+ 도미니카 공화국의 약점 +
도미니카의 약점은 패스가 좋은 이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멜로를 제외하고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1대1에 집착한다. 작년 U16 선수권 대회에서 5경기에서 도미니카의 경기당 팀 어시스트는 고작 7개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공격 전개가 단순해지고 상대 수비가 대응하기가 수월해지면 실책(경기당 실책 1위 27.2개)도 많아진다. 특히 프링크의 무리한 공격은 도미니카의 패배와 직결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람보와 디아즈는 수비가 강하게 압박을 들어오면 시야가 좁아지며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이는 리베라와 세구라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그나마 도미니카에서 팀플레이 개념이 잡혀 있는 멜로는 볼-핸들링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드리블을 오래 진행할 경우 볼 간수에서 문제가 생긴다.
또한 3점슛(아메리카 U16 20.0% 8팀 중 7위) 능력이 별로라는 점도 약점이라 볼 수 있다.
도미니카 수비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 경기 중에 존 프레스와 존 디펜스를 쓰기도 하나 선수들 간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아 촘촘함과는 거리가 멀다.
볼러를 상대로 더블 팀 수비를 자주 가하지만 볼러 외에 다른 상대 팀 선수들이 계속 움직여주면 ‘무용지물’ 이 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리고 상대 스크린에 대처하는 수비에 있어 대응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 우리의 준비는? +
아메리카 U16에서 도미니카를 이겼던 아르헨티나 전을 돌아보자. 3쿼터까지 고작 2점차(49-51)로 뒤졌던 도미니카는 4쿼터 들어 급속도로 무너지며 59-74로 졌다.
이 때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승리를 거둔 비결은 볼 없는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스크린에 있었다. 볼을 가지지 않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계속 정지하지 않고 움직임을 가져갔으며 스크린도 적당한 타이밍에 정말 잘 걸었다.
물론 볼 핸들링이 되는 볼러가 도미니카 수비를 끌고 다니며 동료들이 수비의 헐거운 공간 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시간도 잘 번 점도 유효했다.
인사이드 공격도 노려볼 필요가 있다. 림 근처에서 커트인 공격을 자주 활용하며 드리블 돌파를 이용한 다양한 파생 공격도 도미니카 공략의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세로 수비 능력이 있는 프링크와 미니야가 앞을 막아설 때는 조심을 해야 한다.
수비에서는 개인 수비만 가지고 도미니카 선수를 막는 것은 힘든 점이 있기에 기습적인 함정 수비와 존 프레스를 쓰는 것이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도미니카가 3점슛이 부족해 보인다고 경기 중에 존 디펜스를 섞어 쓰는 건 ‘미봉책’ 은 될 수 있지만 영원할 수는 없다. 3점슛이 안 되더라도 볼이 없을 때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컷인을 시도하는 자원들은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 도미니카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하여 드리블 돌파를 잘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이 시기 대부분의 도미나카 선수들은 패스보다는 개인 득점을 노린다. 이 때문에 볼을 들고 있는 선수에게 철저하게 초점을 맞추며 공간을 조이는 수비를 생각해봐야 한다.
# 사진=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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