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바스켓] 프리뷰 ④ ‘넥스트 고탓’ 시대 준비하는 폴란드

이민욱 기자 / 기사승인 : 2017-09-01 02: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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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8월 31일(현지시간), 4개국(핀란드, 터키, 루마니아, 이스라엘)서 개막한 유로바스켓에는 그간 대표팀을 이끌어온 상징적인 스타들이 빠졌거나 마지막을 준비하는 팀들이 많다. NBA 워싱턴 위저즈 소속 마신 고탓(211cm, 센터)이 빠진 폴란드도 그 중 하나다. 현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8에 있는 폴란드는 고탓의 활약 덕분에 지난 2015년 유로바스켓에서 16강에 진출, 9위에 오르는 성과도 거두었지만 더 이상 고탓가 함께 하는 영예는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탓은 2015년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하차했고, 그간 폴란드는 ‘포스트-고탓’ 시대를 준비해왔다. 일단 결론부터 말한다면 고탓없는 폴란드도 결코 약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유로바스켓 지역예선에서 폴란드의 경기력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에스토니아, 벨라루스, 포르투갈과 D조에 편성된 폴란드는 당당히 1위(5승 1패)로 본선 티켓을 따냈다.

이제 관심은 본선 무대로 집중된다. A조에서 겨룰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그리스, 아이슬란드, 슬로베니아, 프랑스, 핀란드 등과 겨뤄야 한다. 폴란드가 16강에 오르려면 조 4위에는 진입해야 한다.

현재 폴란드는 NBA 리거가 한 명도 없고, 유럽 리그에서도 스타급선수가 없다. 다만 팀워크가 의외로 좋고 숨은 실력자도 꽤 있어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 궁금하다.

마테오쉬 포닛카를 주목하라

‘고탓 시대’ 가 끝난 이 시점에서 폴란드 대표팀의 주도권은 뒷선이 아닌 앞선이 쥘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유로바스켓에서는 과거에 비해 더 빠른 템포로 경기를 전개해 가면서 돌파와 킥아웃 그리고 3점 슛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농구를 지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유로바스켓 2015 본선에서 다재다능함을 뽐낸 1993년생 마테오쉬 포닛카(198cm, 가드/포워드)를 지켜보자. 포닛카는 이번 폴란드 대표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2000년대 후반부터 유럽과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폴란드 농구의 희망을 불어넣었던 ‘93년생’ 세대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2015-2016시즌에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폴란드리그(PLK) 스텔멧 지엘로나 고라(Stelmet Zielona Gora)에서 뛰었던 포닛카는 자국 리그 우승과 유로컵 8강으로 이끌었고, 유로컵 라이징 스타 상을 받는 영예도 누렸다. 지난 시즌을 터키 리그에서 보낸 포닛카는 7월, 스페인 리그로 팀을 옮겼다. 신흥강호로 평가되는 이베로스타 테네리페(Iberostar tenerife)로 이적한 것이다.

이처럼 포닛카가 리그를 계속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에너지와 운동능력, 그리고 다재다능함에 있었다. 포인트가드부터 스몰포워드까지 모두 소화가능하며,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에서도 재능을 보이고 있다. 상대가 수비에서 강하게 압박을 가할 때 볼 핸들러 역할을 소화하며 2대2 플레이를 전개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으며 볼이 없을 때도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득점 기회를 잘 만들어낸다. 그러나 잘 될 때와 안 될 때 슈팅의 편차가 있다는 면이 개선해야 될 점이다.

폴란드의 주목해야 할 선수들

포닛카 외에 2016-2017시즌 유로컵 우승팀인 스페인리그 우니카하(Unicaja)의 아담 바친스키(199cm, 가드/포워드)도 상대팀에게는 ‘특급 경계 대상’이다. 슛 하나만큼은 터지는 순간 폭발성이 대단한 슈터이다. 그래서 폴란드가 ‘스페이싱 농구’를 지향한다면 이 시기에 바친스키는 반드시 코트에 있어야 한다.

특히 세트 오펜스와 얼리 오펜스 상황을 가리지 않고 한 번 감을 잡으면 3점슛을 연속성 있게 성공시킬 수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폴란드의 ‘귀화 카드’ 인 미국 출신의 1987년생 가드 A.J 슬로터(183cm, 가드)도 대표팀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 1대1 능력이 뛰어나며 경기운영도 과거에 비해 많이 차분해졌다.

물론 여전히 개인 공격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점 그리고 약한 수비가 문제점으로 보인다. 슬로터는 2016-2017시즌 프랑스리그(Pro A)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에서 뛰었으며 최근 같은 리그의 아스벨(Asvel)로 팀을 옮겼다. (참고로 스트라스부르의 감독은 과거 프랑스 대표팀의 감독을 역임했던 빈센트 콜렛이며 아스벨 구단의 회장은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스타 가드 토니 파커이다.)

아울러 앞에서 잠시 언급했던 포닛카를 위시한 폴란드의 ‘93년생’ 세대들이 이번 대표팀에 3명이나 선발된 점도 눈여겨봐야 될 부분이다. 이들은 폴란드 농구의 황금세대이다. 2009년 리투아니아 유럽 U16 선수권 대회에서 폴란드를 대회 역사상 최초로 4강(4위)에 올려놓는 쾌거를 이룩했다. 여세를 몰아 다음 해(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제1회 세계 U17 선수권 대회에서 이 황금세대들은 대형 사고를 친다. 폴란드를 준우승(우승은 미국)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

포닛카 외에 이 93년생 선수들 중 주목해볼 이름은 2016-2017 NCAA 곤자가 대학의 준우승 멤버인 프르제미슬라브 카르노브스키(216cm, 센터)이다.

그는 2017년 NBA 드래프트에서 언드래프티가 된 뒤 스페인리그의 모라방크 안도라(Morabanc Andorra)와 계약을 맺었다. 왼손잡이인 카르노브스키는 블루워커 성향의 빅맨으로 페이스업보다는 포스트업에서 위력을 떨칠 수 있다.

공격에서는 훅 슛 능력이 좋은 점이 눈에 띄며 우람한 덩치에 걸맞지 않게 몸이 유연한 편이다. 또한 적절한 타이밍에 팀원들에게 질 좋은 패스를 많이 찔러준다.

그러나 최근 스몰 볼을 지향하는 현대 농구가 원하는 빅맨 타입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상대 매치업이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라면 코트에 오래 세워둘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폴란드의 약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수비에서는 역시 고탓이 빠진 이후 믿을만한 ‘림 프로텍터’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다. 팀 내 최장신인 카르노브스키는 발이 빠르지 않고 나머지 빅맨들은 너무 높이가 낮다. 또한 포닛카와 슬로터를 제외하고 1대1로 득점을 해낼 수 있는 ‘기술자’가 너무 적다. 만약 저 둘이 상대 수비에 막힐 경우 폴란드는 팀 공격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분명 폴란드는 고탓이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후에 팀 전력이 많이 약화된 부분은 있다. 그래도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빠른 시간 내에 팀을 재정비했다.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는 폴란드가 유로바스켓 2017 본선 A조 팀들과의 경기에서 선전하며 16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 사진=FIBA 제공(마테오쉬 포닛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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