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개막특집] D-7 : 현실 된 ‘가승인 드래프트’, 최종 승자 될 팀은?

서영욱 기자 / 기사승인 : 2017-10-06 2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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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영욱 기자] 외국선수 가승인 경쟁은 지난 7월 외국선수 드래프트 이후 가장 큰 화두였다. 새로 선발된 선수들에 대한 관심보다는, 대체선수로 누가 올 지에 더 집중된 것이다. 트라이아웃 참가자들의 실력이 ‘역대 최악 수준’이었고, 이에 대비해 2015년과 2016년에 참가한 선수들까지는 대체선수로 영입을 가능케 규정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8월 15일부터 예상대로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승인 경쟁이 시작됐다. 인천 전자랜드와 창원 LG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교체를 단행했다. (LG는 10월 6일 저스틴 터브스를 대신해 조나단 블록에 대해 가승인을 신청한 상태이며, 전자랜드도 아넷 몰트리를 제임스 메이스로 교체하려 했지만, 메이스의 합류시기가 불분명해지면서 가승인 의사를 철회했다.)

▲ 경력자들 다수 복귀… 익숙한 그 얼굴


마이클 크레익을 마키스 커밍스로 교체한 서울 삼성을 제외한 7개 팀은 모두 경력자로 선회했다. 드래프트에 나선 선수들보다 나은 기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리그 적응에 대한 걱정이 적은 만큼, 훨씬 안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팀이 어떤 경력자를 새롭게 영입했을까?


가장 먼저 그리운 얼굴과 조우한 팀은 서울 SK였다. SK는 장신 외국선수 대리언 타운스 대신 애런 헤인즈를 영입해 2014-2015시즌 이후 2년 만에 헤인즈와 재회했다.

SK는 헤인즈와 좋은 기억이 많다. 헤인즈는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SK에서 활약하며 매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특히 2012-2013시즌에는 팀을 정규시즌 1위,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44승), 홈경기 23연승을 이끄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SK 포워드 농구의 중심으로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3-2 드롭존 수비의 핵심으로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2년 만에 돌아온 헤인즈와 SK의 궁합은 따질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문경은 감독은 헤인즈 활용도를 극대화하는데 익숙한 감독이며 ‘포워드 농구’라는 큰 틀은 여전히 SK의 색깔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헤인즈가 어느덧 37살의 노장이기는 하지만, 헤인즈는 2016-2017시즌에도 평균 23.9점 8.6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급격한 노쇠화가 아닌 이상 다음 시즌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예전 SK 시절과는 달리, 코트니 심스처럼 골밑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자원이 없다는 건 고민거리다. 최부경과 최준용이 있지만 이 부분에서는 분명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원주 동부 역시 오랫동안 함께 한 반가운 얼굴을 다시 불러들였다. 조던 워싱턴을 대신해 합류한 로드 벤슨이 그 주인공이다. 벤슨은 KBL에서의 여섯 시즌 중 네 시즌을 동부에서 보냈다.

동부 역시 벤슨과의 동행은 좋은 기억이 대부분이다. 처음으로 함께 한 2010-2011시즌에는 정규시즌 4위, 플레이오프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2011-2012시즌에는 정규시즌 1위와 함께 44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시 돌아온 2015-2016시즌과 2016-2017시즌에도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공격에서는 제한적인 옵션을 가지고 있지만 신장을 활용해 골밑 수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동부산성’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다시 돌아온 벤슨에 대한 선수단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 대부분이고 그간의 활약도 좋았기 때문이다. 2017-2018시즌을 맞이하는 벤슨의 역할은 이전과 비슷하다. 공격에서는 골밑에서 착실히 득점을 쌓아주면서 수비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이다. 특히 새로 팀에 합류한 외국선수인 디온테 버튼이 공격에서 많은 역할을 해줄 만큼, 골밑에 무게감을 더해주고 수비에 더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이를 먹음에 따라 기동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건 불안요소다. 게다가 김주성의 기량 하락이 뚜렷하고 윤호영도 부상으로 이탈함에 따라 수비에서 부담이 더 커졌다. 이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동부의 2017-2018시즌 수비력 전체를 좌지우지할 것이다.

▲ 포스트 강화한 KCC, KT

전주 KCC는 에릭 도슨의 부상으로 인해 찰스 로드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애초 KCC는 도슨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팀이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할 당시(2010-2011시즌) 함께 했던 선수고 팀의 조화를 위해서도 좋은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팀에 이미 전태풍, 안드레 에밋에 이정현까지 볼을 쥐고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볼 소유가 적고 궂은일을 도맡아 할 수 있는 도슨의 존재는 분명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연습경기 도중 당한 사타구니 부상 때문에 공백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로드를 영입했다.

2017-2018시즌으로 어느덧 KBL에서 7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로드이지만, 2016-2017시즌 이별 과정은 그리 매끄럽지 않았다.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평균 23.8점 11.2리바운드 1.9블록을 기록하는 등, 개인 기량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이 로드의 불성실한 태도에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며 마찰을 빚었고, 결국 33경기 만에 교체됐다.

로드의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빅맨 중에서 손에 꼽히는 기동력을 갖추고 있으며 힘과 운동능력도 좋다. 중거리 슛 능력도 갖추고 있어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운동능력을 활용한 블록슛 능력도 수준급이다.

다만 KBL에서 뛰면서 주로 문제가 된 태도 문제와 볼 소유가 어느 정도 필요한 선수들 사이에서 얼마나 생산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걱정거리다. 우선 KCC 추승균 감독은 로드의 성격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볼 소유에 대한 건 고민할 필요가 있다. KCC에는 이미 에밋, 이정현, 전태풍, 더 나아가 송교창까지 볼을 쥐고 있을 때 위력적인 선수들이 많다. 로드 역시 볼 없이도 팀에 기여할 수 있지만 볼 소유가 적은 선수는 아니다. 이런 선수단 아래서 얼마나 조화를 이끌어내느냐가 올 시즌 KCC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부산 KT도 고민 끝에 경력자를 영입했다.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테런스 왓슨의 대체 선수로 웬델 맥키네스를 영입한 것. 연습 경기에서 긴 윙스팬을 활용해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왓슨이지만 KT는 골밑에 무게감을 더하면서 공격에서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를 택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동부에서 활약한 맥키네스는 단신이지만 골밑에서의 존재감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두 시즌 간 평균 20.5점-18.3점을 올리며 리바운드도 8.6개-7.5개를 잡아냈다. 탄탄한 체격으로 웬만한 선수와의 몸싸움도 뒤지지 않는다. 단신 외국선수 중에서 골밑 존재감만큼은 최고라고 봐도 무방하다.

KT 입장에서 맥키네스는 제일 나은 선택이다. 리온 윌리엄스를 제외하면 골밑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선수가 부족한 KT에게 단신이지만 골밑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을 해주면서 마무리까지 수준급인 맥키네스는 최고의 조합이다. 연습경기에서는 윌리엄스와 하이-로우 게임도 자주 보여주는 등, 시즌 준비도 착실히 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외국선수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KT지만 2017-2018시즌에는 외국선수 듀오로부터 확실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단신선수 이페브라와 스펜서도 기대


KGC의 경우 상황이 약간 다르다. 키퍼 사익스와 재계약했지만 사익스가 돌연 터키리그로 떠나면서 대체 선수 영입이 불가피했다. KGC의 선택은 2016-2017시즌 14경기만을 소화하고 LG에서 퇴출됐던 마이클 이페브라였다.

이페브라는 LG에서 평균 20.1분을 소화하며 14.9점 3.6리바운드 2.1어시스트 37.3%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출전시간 대비 득점은 나쁘지 않았다. 3점슛도 준수했다. 하지만 LG에서는 다른 선수들과 시너지가 나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하며 드래프트 이전에 받은 호평에 비해 빠르게 리그를 떠났다.

하지만 KGC에서는 좀 더 자신의 영향력을 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팀에서 경기 조율과 함께 주요 득점 옵션으로 활약한 이정현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페브라는 지난 시즌까지 이정현이 맡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자신의 득점도 챙기면서 메인 볼 핸들러로서 경기 조율도 해줘야 한다. 부상에서 돌아와 비시즌에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는 강병현을 비롯해 기대주인 김기윤과 박재한이 있지만, 백코트에서 1옵션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여줘야 하는 건 단연 이페브라다. LG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고양 오리온 역시 우여곡절 끝에 드워릭 스펜서를 새롭게 영입했다. 오리온은 애초 드래프트에서 더스틴 호그를 지명했지만 호그가 터키 리그로 떠나버리면서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 여기에 처음 대체 선수로 영입한 도론 퍼킨스마저 몸 상태에 문제를 보이면서 교체가 불가피해졌고, 오리온은 SK에서 한 시즌을 보낸 스펜서를 선택했다.

스펜서는 2015-2016시즌 SK에서 시즌을 소화했다. 스펜서는 준수한 외곽슛 능력(3점슛 성공률 37.9%)과 돌파도 가능한 선수로 내외곽에서 모두 득점이 가능한 베테랑 가드 자원이었다. 실제로 평균 22분을 소화하며 15.7점을 올리는 등, 준수한 득점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왼쪽 발목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41경기만을 소화한 채 드웨인 미첼로 대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오리온은 이전 두 시즌에서 외국선수 한 명은 가드 자원으로 채웠다. 국내 가드 선수들의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확실하게 주전급이라고 말할 선수가 부족한 탓에, 오리온은 득점과 함께 포인트 가드 역할도 어느 정도 소화 가능한 외국선수를 뽑아왔다. 스펜서 역시 두 역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아직 몸을 더 만들어야 한다는 추일승 감독의 평이지만 비시즌에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상이다. 특히 마카오에서 열린 슈퍼에잇 대회에서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함과 동시에 외국선수 파트너인 버논 맥클린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가끔 팀 동료를 보기보다는 자신의 공격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이기에 시즌을 치를수록 이 부분은 나아질 수 있다. 이승현과 장재석의 입대 공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시즌을 치를 것으로 보이는 오리온이지만 스펜서가 슈퍼에잇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정규시즌에도 선보인다면 예상외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

한편 ‘가승인 드래프트’의 마지막을 장식한 팀은 현대모비스였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장신 외국선수 없이 마커스 블레이클리와 애리조나 리드까지 단신 외국선수만 두 명을 지명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하지만 미국 전지훈련에서 높이의 문제를 통감한 유재학 감독의 결단 아래 결국 리드를 장신 외국선수인 레이션 테리로 교체했다.

테리의 KBL 경력은 한 경기뿐이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았지만 한 경기만을 소화한 채 제임스 메이스와 교체됐다. 테리는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KBL 경기에서 27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한국 무대를 떠났다.

기존에 수비적이고 느린 템포에서 빠른 농구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현대모비스에게 테리의 활약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현대모비스는 특정 선수의 득점력이 두드러지는 팀은 아니다. 여전히 팀의 중심인 양동근이나 이종현, 전준범, 함지훈은 경기당 두 자릿수 득점은 가능한 선수들이지만 매 경기 20점 이상씩을 올릴 정도의 폭발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화력전에서 부족한 한 끗을 더하기 위해서는 블레이클리와 테리의 공격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테리가 포워드 두 자리를 넘나들며 미스매치 상황에서는 골밑 공략을, 그 외 상황에서는 장기인 슛을 터뜨려 줘야 한다. 테리는 장신 외국선수이지만 공격에서는 골밑보다는 슛에 강점이 있다. 테리는 2016-2017시즌 일본 B리그 류큐 골든 킹스에서도 37.9%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한 바 있다. 테리의 활약 여부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체제 전환 결과도 달라질 것이다.

2017-2018시즌 KBL은 총 13명의 경력자 외국선수들과 함께 한다. 경력자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만큼, 리그 적응에 대한 것보다는 팀과의 조화, 선수 각각의 몸 상태가 외국선수 농사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가승인 대란’에 합류한 팀들은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까? 이번 외국선수 교체 대란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2017-2018 KBL 개막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사진=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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