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응답한 실버 총재, 이번엔 올스타전이다.

서영욱 기자 / 기사승인 : 2017-10-09 0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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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영욱 기자] 팬을 사로잡기 위한 NBA 사무국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변화의 타깃은 올스타전이다.

NBA 사무국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NBA 올스타전 개편에 대해서 발표했다. 기존 올스타전은 동, 서부 컨퍼런스 별로 투표(팬 투표 50%, 선수단 투표 25%, 미디어 투표 25%)를 통해 백코트 2명, 프런트코트 3명으로 구성된 5명의 주전을 선정했다. 즉, 올스타에 선정된다는 건 실력과 인기의 반증이면서 컨퍼런스를 대표하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달라진 올스타팀 구성 방식에서는 이와 같은 컨퍼런스 대표의 성격은 사라진다.

우선 올스타전을 장식할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은 이전과 같다. 주전 라인업을 장식할 10명의 선수는 동, 서부 컨퍼런스에서 각각 5명씩 투표로 선발되며 구성 역시 백코트 2명, 프런트코트 3명으로 이뤄진다. 나머지 14명의 리저브 선수 역시 이전과 같이 감독들에 의해 선발된다. 하지만 이후 팀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이전에는 선수가 소속한 컨퍼런스에 따라 팀이 구성됐지만 달라진 방식에서는 각 컨퍼런스 최다 득표자가 주장으로 선발되고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한다. 컨퍼런스 구분 없이 팀 구성이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해 올스타전을 예로 들자면, 서부 컨퍼런스 최다 득표자인 스테픈 커리와 동부 컨퍼런스 최다 득표자인 르브론 제임스가 주장이 된다. 커리와 제임스가 남은 22명의 선수 중 자신과 함께할 동료를 고르는 것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드래프트를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부임 이후 여러 부문에서 개혁을 시도 중인 아담 실버 NBA 총재는 지난 몇 년간 올스타전의 흥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선수 노조와 논의를 이어왔다. 실버 총재는 두 팀 합계 374점이 터진 지난 시즌 올스타전(서부 올스타가 192-182로 승리) 이후 올스타전에도 정규시즌과 같은 경쟁이 나오도록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나온 첫 번째 결론이 이번에 발표한 드래프트 방식의 올스타팀 구성이다.

올스타전 팀 구성을 드래프트로 하는 방식은 美 프로 스포츠에서 낯선 그림이 아니다. 컨퍼런스 구분을 두지 않고 올스타팀을 구성하는 방식은 이미 NFL에서 시도한 바 있다. NFL은 올스타전 개념인 ‘프로 보울(Pro Bowl)'에서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명예의 전당 헌액자 두 명을 대표로 선정해 컨퍼런스 상관없이 드래프트로 팀을 구성하게 했다. 국내에서는 WKBL이 이런 방식을 차용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WKBL 올스타전에서 당시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이경은과 박정은이 드래프트 방식으로 팀을 구성했다.

사무국의 이번 움직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커리와 드레이먼드 그린은 이번 변화가 올스타전에 대한 팬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올스타전이 지루한 면이 있었다고 밝힌 그린은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드래프트는 독특하고 환상적인 아이디어라고 덧붙였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터란 루 감독 역시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려는 이번 움직임에 호의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건 아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은 이번 변화는 분명 흥미롭지만 좀 더 큰 폭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커 감독은 사무국의 이번 움직임을 존중한다는 의견과 함께 굳이 각 컨퍼런스에서 12명의 선수를 뽑기보다는 구분 없이 최고의 선수 24명을 선발하고 그 안에서 드래프트를 진행한다면 더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리블랜드의 리차드 제퍼슨은 이번 변화가 최근 올스타전에서 상실된 ‘경쟁심’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제퍼슨은 지나치게 많은 점수가 나는 지금의 올스타전이 팬의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점을 강조해 총재와 선수 협회가 함께 변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더 치열한 경기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올스타전이 팬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건 동, 서부 컨퍼런스간의 전력 불균형과 함께 경기 자체의 긴장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변화에 대한 비판적 의견도 대부분 이런 점에 맞춰져 있다.

2000년대부터 지속된 ‘서고동저’는 올스타전 전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000년부터 지난 2017년 열린 18번의 올스타전에서 서부 컨퍼런스는 12승 6패로 앞서있다. 특히 2010년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동부 컨퍼런스는 1승에 불과하다.

올스타급 선수가 서부에 편중됐다는 점도 올스타전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올스타에 선정된 13명(부상으로 대체된 카멜로 앤써니 포함) 중 4명이 서부 컨퍼런스로 이적한 와중에 서부 컨퍼런스에서 동부 컨퍼런스로 이적한 올스타는 고든 헤이워드 한 명뿐이었다. 이런 점을 들어 각 컨퍼런스에서 12명을 선발하는 것 자체에 변화를 주지 않는 이번 개편에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많다.

팀 구성 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새로운 흥미 요소를 더하기는 했지만, 결국 본 경기 자체의 흥미가 떨어지는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으로 남아있다. 매번 엄청난 점수를 뽑아내는 올스타전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그 과정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화려한 덩크가 나오기는 하지만 수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많은 3점슛을 던지는 올스타전 본 경기에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았다(두 팀 합계 374점이 터진 2016-2017 올스타전의 경우, 서부 올스타가 63개, 동부 올스타가 59개의 3점슛을 시도했다). 지려고 뛰는 선수는 없겠지만, 경기가 늘어진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올스타전에서 선수들이 경쟁심을 발휘하게 하는 것은 다른 종목에서도 고민거리이기는 하다. 메이저리그는 이를 출전 수당과 승리 수당으로 채웠다. 메이저리그는 작년까지 올스타전 승리 리그에 월드시리즈 홈 어드밴티지를 주는 방식으로 선수들의 경쟁심을 유발했다. 하지만 정작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대다수 선수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적고 그 자체에 대한 타당성 문제가 떠올랐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17시즌을 앞두고 새로 채결한 노사협약을 통해 월드시리즈 홈 어드밴티지를 없애는 대신 올스타전 출전 수당 1000달러(한화 약 114만 원)에 승리수당 64만 달러(한화 약 7억 3370만 원)를 지급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NBA는 이처럼 경기 내에서 경쟁을 유발할 직접적 요소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내놓지 않았다. 실버 총재와 함께 이번 변화를 주도한 크리스 폴 선수노조 위원장은 팀 구성 방식의 변화가 경쟁심을 다시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선수 입장에서 어디까지나 이벤트 경기인 올스타전에서 부상을 당할 경우의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기본적인 경기 강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기 내에 경쟁과 긴장감을 유발할 추가적인 요소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이번 변화는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실버 총재는 부임 이후 팬과 여론의 반응에 비교적 빠르게 응답했다. 이번 올스타전 관련 변화 역시 그간의 여론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긍정과 비판적 시각이 공존하는 가운데 이번 변화에 관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2018 NBA 올스타전은 2018년 2월 19일, LA 레이커스와 LA 클리퍼스의 홈구장인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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