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유서프 너키치, 지난 시즌 아쉬움 달랠까?

양준민 / 기사승인 : 2017-10-10 21:48: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양준민 기자] 2016-2017시즌, 유서프 너키치(23, 213cm)에게는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프리시즌 7경기에서 평균 12.6득점(FG 43.9%) 10.7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시즌 초반 덴버 너게츠의 주전 센터로 나섰지만 기대와 다르게 효율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계속해 덴버에서의 그 입지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당초, 덴버는 지난 시즌 니콜라 요키치와 너키치의 인사이드 조합을 염두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선수의 플레이스타일이 겹쳤기에 별다른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요키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 12월부터는 너키치를 밀어내고 주전 센터자리를 차지했다. 결국, 요키치에 밀려 주전 라인업에서 밀려난 것도 모자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출전시간까지 대폭 줄어드는 등 너키치의 2016-2017시즌은 그냥 이대로 막을 내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후반기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로 둥지를 옮긴 너키치는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포틀랜드의 대반격에 언성히어로로 활약, 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던 포틀랜드의 극적인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포틀랜드는 덴버에 메이슨 플럼리와 2018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너키치와 함께 2017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포틀랜드는 이 지명권을 활용, 2017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6순위로 파워포워드, 케일럽 스와니건을 지명했다)

너키치는 후반기 19경기에서 평균 29.6분 출장 15.3득점(FG 49.8%) 10.5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반기 46경기에서 평균 18분 출장 8.1득점(FG 51.5%) 5.8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한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또, 3월 9일(이하 한국시간)에 있었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전에서 28득점(FG 50%) 20리바운드 8어시스트 6블록을 기록, 2003년 케빈 가넷 이후 최초로 단일경기 25득점&20리바운드&5어시스트&5블록슛 이상을 기록한 선수에 그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2000년대 들어서는 샤킬 오닐과 가넷만이 갖고 있던 대기록이기도 했다.(*너키치는 2016-2017시즌 65경기에서 평균 10.2득점(FG 50.7%) 7.2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너키치의 합류로 포틀랜드는 후반기 공격옵션이 다양해지는 효과를 누렸다. 너키치 역시 유럽출신의 빅맨답게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다. 더불어 플럼리처럼 패스능력까지도 갖추고 있다. 너키치는 하이포스트에서 골밑으로 침투하는 선수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들을 찔러주는 것은 물론, 포스트업에 이은 킥-아웃 패스들로 포틀랜드의 공격옵션을 다양화시켰다. 전반기 평균 36%(평균 10.3개 성공)를 기록하는 데 그쳤던 포틀랜드의 3점슛 성공률도 너키치의 합류 이후 후반기 평균 41.1%(평균 10.7개 성공)까지 뛰어올랐다.

#2016-2017시즌 후반기 포틀랜트 트레일 블레이져스 3점슛 성공률 분포도



무엇보다 너키치와 플럼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플럼리와 달리 너키치는 골밑에서 스스로 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플럼리는 지난 시즌 후반기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보드장악력과 함께 컨트롤타워로서의 성장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플럼리는 정체된 성장세를 보였고 결국은 너키치와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 너키치는 플럼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에 더해 포스트업과 훅슛 등 다양한 공격옵션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그러다보니 너키치는 포틀랜드의 공격 제3옵션으로 정착, 데미안 릴라드-C.J 맥컬럼에게만 쏠려있던 팀 득점분포도를 분산시켜주며 이들이 상대팀의 견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또, 탄탄한 스크린이 강점인 너키치는 릴라드와 맥컬럼 듀오의 든든한 2대2플레이 파트너가 돼주었다. 플럼리와 달리 너키치는 스크린을 서주고 난 다음, 픽앤 롤 플레이와 픽앤 팝 플레이 모두가 가능해 수비수들의 움직임에 혼란을 주었다. 이는 이전의 플럼리와 파트너를 이루었을 때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너키치의 탄탄한 스크린은 2대2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릴라드과 맥컬럼의 공격력을 극대화시켰고 이는 곧 포틀랜드의 공격력 강화로 이어졌다.(*포틀랜드는 후반기에 평균 109.3득점(득·실점 마진 +4.4)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후반기 평균 1.9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는 등 너키치의 합류로 포틀랜드는 전반기 무너져버렸던 인사이드의 수비력까지 안정을 찾았다. 전반기 포틀랜드의 약점은 다름 아닌 바로 인사이드 수비였다. 릴라드-맥컬럼 듀오는 공격력은 뛰어나지만 그에 반해 수비력이 약해 상대 가드들에게 돌파를 많이 허용한다. 2015-2016시즌에는 인사이드진에서 이와 같은 약점들을 커버해줬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플럼리를 필두로 모리스 하클리스-알파룩 아미누의 포워드진이 기복 있는 경기력을 이어가면서 포틀랜드는 많이 넣고 더 많이 내주는 팀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인사이드에서 무게감이 있는 너키치가 합류한 이후 이와 같은 모습들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게 됐다. 물론, 너키치의 느린 스피드 탓에 2대2플레이 수비와 트랜지션 상황의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너키치를 보좌하고 있는 두 명의 포워드 아미누와 하클리스의 스피드와 활동량을 통해 메우며 포틀랜드의 수비벽을 견고하게 만들었다.(*너치키는 후반기 수비효율성을 나타내는 디펜시브 레이팅(DRtg)에서 104.9를 기록했다)

이런 너키치의 예상치 못한 맹활약에 대해 美 현지 언론은 “너키치를 보낸 것은 마이크 말론과 덴버의 올 시즌 최대 실수였다. 이들은 너키치를 지키고 윌슨 챈들러나 케네스 페리어드를 팀에서 내보내야했다. 너키치는 출전시간만 보장해준다면 충분히 제몫을 다 할 수 있는 선수였다. 덴버가 적어도 너키치에게 25분의 출전시간을 보장했더라면 지금 덴버의 순위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포틀랜드는 너키치의 합류로 후반기 26경기에서 18승 8패를 기록했다)

너키치 역시 포틀랜드에서의 생활에 여러 차례 만족감을 표했다. 실제로 너키치는 지난 시즌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2016-2017시즌)은 기회를 잡는 데에 있어 너무나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곳 포틀랜드로 왔고 이곳은 마치 내 집같이 편한 느낌이 든다. 나는 포틀랜드를 사랑한다. 데뷔 후 이렇게 많은 출전시간을 보장받는 것도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앞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다름이 아닌 승리를 통해 얻는 기쁨이다”라는 포틀랜드 합류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2016-2017시즌 너키치와 포틀랜드의 동행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지는 못했다. 바로, 너키치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비골 골절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이 됐기 때문. 너키치는 3월 31일에 있었던 휴스턴 로케츠전에서 이와 같은 부상을 당했다. 더욱이 포틀랜드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상대는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로 너키치가 있어도 이길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너키치마저 쓰러지면서 포틀랜드는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골든 스테이트에 패배, 롤러코스터와도 같았던 2016-2017시즌을 마무리했다.

부상 이후 수술과 함께 재활을 이어온 너키치는 현재 프리시즌에 합류, 프리시즌 3경기에서 평균 23.3분 출장 12.7득점(FG 44.4%) 7.3리바운드 1어시스트 블록을 기록 중이다. 오프시즌 벌크업과 공격력 강화에 주력했던 너키치는 2017-2018시즌 더 강력한 피지컬을 갖추고 돌아왔다. 너키치 본인도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은 내 커리어에서 최고의 시즌이 될 것이다. 지난 시즌 포틀랜드에서 생활하며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라는 말로 자신감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美 현지에선 너키치가 2017-2018시즌 더블-더블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CBS Sports의 경우 “올 시즌 포틀랜드의 운명은 사실상 너키치에게 달려있다. 너키치는 팀의 경기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 너키치의 합류로 포틀랜드는 에너지레벨이 좋아졌다. 또, 너키치는 림 프로텍팅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양질의 패스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패스능력을 가졌다. 우리는 이미 그가 코트에 있고 없음에 포틀랜드의 경기력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충분히 실감했다”라는 말로 너키치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올 시즌 동부 컨퍼런스 스타들이 대거 서부행을 선택, 그간 이어져 왔던 서고동저의 논란을 끝내는 동시에 서부 컨퍼런스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라고 불릴 정도로 격전지로 변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너키치의 합류 후 수비력의 안정과 함께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며 가장 핫한 팀으로 변모했던 포틀랜드지만 올 여름 앨런 크랩의 이적으로 샐러리캡을 덜은 것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었기에 플레이오프 진출 전망이 그리 높지만은 않은 상황. 올 여름 포틀랜드는 FA시장에서 앤써니 모로우를 영입, 신인드래프트에서 잭 콜린스(전체 10순위)와 케일런 스와니건(전체 26순위)을 지명하면서 오프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포틀랜드의 팬들이 올 시즌 포틀랜드의 호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릴라드-맥컬럼-너키치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 선수는 프리시즌 쾌조의 호흡을 선보이며 언론과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과연 너키치는 2017-2018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부상으로 동료들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했던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지 너키치의 포틀랜드에서의 커리어는 올 시즌이 그 본격적인 시작이 아닐까 싶다.

#유서프 너키치 프로필
1994년 8월 23일생 213cm 127kg 센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생
2014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6순위 시카고 불스 지명 후 트레이드
2015 NBA 올 루키 세컨드팀 선정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점프볼 DB(손대범 기자), NBA.com(*슛차트)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준민 양준민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