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올 시즌 NBA 개막전의 키워드는 다름 아닌 바로 카이리 어빙(25, 191cm)이었다. 르브론 제임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1옵션으로 활약하기를 원했던 어빙은 올 여름 구단에 공식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떠나 보스턴 셀틱스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랬던 그가 공교롭게도 시즌 첫 경기부터 친정팀 클리블랜드를 방문하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클리블랜드 팬들은 인터넷 예매가 개시된 지 단 3일 만에 표 구입을 완료, 퀵큰 론즈 아레나를 찾아올 어빙을 기다렸다. 그리고 예상대로 클리블랜드의 팬들은 이날 어빙이 공을 잡을 때마다 갖은 야유를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어빙은 흔들리지 않았고 침착하게 첫 득점을 먼저 성공시키는 등 이날 40분여를 뛰면서 22득점(FG 47.1%) 4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 이제는 원정팀이 돼버린 옛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프시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어빙과 제임스, 두 선수는 경기 종료 후 진한 포옹을 나누면서 올 시즌에 대한 격려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날 어빙 개인의 활약은 빛났지만 소속팀 보스턴은 끝내 웃지 못했다. 팀은 공방전을 이어간 끝에 102-99로 패배,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한 것은 물론, 동시에 이날 경기에서 팀의 주축 중 한 명인 고든 헤이워드(27, 203cm)를 부상으로 잃었기 때문. 헤이워드는 경기가 시작한 지 5분여 만에 왼쪽 발목에 골절상을 입으며 코트를 떠났다. 헤이워드는 어빙이 띄워준 앨리웁 패스를 잡아 덩크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제이 크라우더(27, 198cm), 제임스와 공중에서 충돌, 착지를 잘못하면서 이와 같은 부상을 당했다.
부상의 정도는 매우 심각했다. 헤이워드의 얼굴표정을 통해 그가 입은 부상이 얼마나 심각한 부상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팀 동료인 제일런 브라운과 알 호포드도 헤이워드의 부상 장면을 보고 한동안 머리를 감싸 쥐며 말을 잇지 못하는 등 보스턴은 물론이고 클리블랜드의 선수들까지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헤이워드가 들것에 실려 코트를 빠져나가는 장면을 지켜봤다. 이날 클리블랜드의 드웨인 웨이드는 헤이워드의 부상을 목격하고 곧바로 그의 빠른 쾌유를 비는 기도를 하는 등 동업자 정신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더마 드로잔, 켐바 워커 등 NBA의 다른 선수들도 SNS를 통해 헤이워드의 쾌유를 비는 등 아름다운 모습들을 연출하기도 했다.

▲'헤이워드 아웃!' 패닉에 빠진 보스턴 셀틱스
올 시즌 동부 컨퍼런스 대권을 노리던 보스턴에게 헤이워드의 부상결장은 매우 치명적이다. 헤이워드는 지난 시즌 73경기에서 평균 21.9득점(FG 47.1%) 5.4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 올 시즌 어빙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뤄 보스턴의 공격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동시에 장기인 다재다능함으로 팀의 살림꾼 역할까지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헤이워드는 프리시즌 3경기에서 평균 23.2분 9득점(FG 39.3%) 4.3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보스턴의 시스템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 헤이워드의 부상으로 보스턴의 올 시즌 계획은 큰 차질을 빚게 됐다. 美 현지에선 헤이워드의 부상을 두고 “마치 폴 조지의 부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도 하프타임 인터뷰에서 “지금의 기분을 뭐라고 표현하기가 힘들다. 지금은 헤이워드의 빠른 쾌유를 빌 뿐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다행히 헤이워드의 부상은 혈관과 인대의 손상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상의 정도가 심해 올 시즌 정규리그 내에 복귀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헤이워드는 경기장을 빠져나가 곧장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무엇이 됐든 올 시즌 보스턴은 사실상 헤이워드 없이 시즌을 치러야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헤이워드가 나감으로써 보스턴은 어빙을 제외하곤 팀 득점에 관여할 수 있는 선수가 사라졌다. 또, 헤이워드의 부재는 어빙에게 경기조율의 부담도 함께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마디로 헤이워드의 부재로 남은 시즌 어빙의 어깨가 무거워질 대로 무거워진 상황. 어빙은 자신이 제1옵션으로 올라선 첫 시즌, 제대로 1옵션이 주는 무게감과 쾌감을 동시에 느끼게 됐다.
이미 보스턴은 지난 시즌 공격 제2옵션의 부재에 따른 한계를 느낀 바 있다. 지난 시즌 보스턴은 아이제아 토마스가 평균 28.9득점(FG 46.3%)을 기록, 팀 공격을 이끌었지만 고비 때마다 토마스를 대신해 공격을 이끌어 줄 선수의 부재가 발목을 잡으며 여러 차례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기도 했다. 현재 팀에 호포드(31, 208cm)가 있기는 하나 그는 기본적으로 득점을 많이 올려주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지난 시즌 호포드는 68경기에서 평균 14득점(FG 47.3%) 6.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 보스턴의 공격전술에 다양성은 더해줬지만 보스턴의 약점으로 평가받던 인사이드 강화와 공격 제2옵션의 역할에선 그 존재감이 미미했다.
마찬가지로 팀 수비에서도 구멍이 생겼다. 올 시즌 어빙의 부족한 수비력을 보완해줄 보디가드의 역할과 함께 경기조율도 함께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헤이워드였다. 올 여름 헤이워드의 보스턴 입성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샐러리캡의 압박을 느낀 보스턴은 팀 수비조직력의 핵심이던 에이브리 브래들리(DET)와 결별, 스스로 수비력에 구멍을 낸 보스턴은 수비력 강화를 위해 활동량이 많은 브라운을 주전으로 선택했다. 보스턴은 당초 마커스 스마트와 브라운을 두고 고심했지만 벤치전력의 약화를 우려해 브라운을 주전으로 올렸다.
또, 헤이워드는 포지션은 스몰포워드지만 웬만한 가드들 못지않은 경기운영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믿고 보스턴이 포워드인 브라운을 주전으로 올린 것도 있었다. 이날 브라운은 40분을 뛰면서 25득점(FG 47.8%) 6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 제몫의 그 이상을 했지만 이 경기력이 다음 경기에서도 계속해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없다. 지난 시즌을 거치면서 한층 더 성장한 브라운은 올 여름 서머리그에서도 괄목할 성장세를 보여주며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그는 이제 막 2년차에 접어든 리그 초짜에 불과하다. 그러나 헤이워드가 부상으로 쓰러진 지금, 포워드진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는 다름 아닌 브라운이다.(*헤이워드는 커리어 평균 3.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마찬가지로 올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 보스턴에 입단한 제이슨 테이텀(18, 203cm)도 앞으로 많은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경기 테이텀은 선발 파워포워드로 출전, 전반에는 리그 데뷔전이 주는 긴장감과 압박감에 억눌린 탓인지 제대로 된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테이텀은 전반 자유투로만 단, 2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후반에는 굳었던 몸이 풀린 듯 12득점(FG 71.4%) 5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날 테이텀은 36분을 뛰며 14득점(FG 41.7%) 10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비교적 준수한 데뷔전을 가졌다.
현재 보스턴의 포워드진은 주전 파워포워드인 마커스 모리스가 무릎부상으로 빠져있는 등 정상전력이 아니다. 때문에 향후 보스턴은 부상에서 돌아오는 모리스와 브라운, 테이텀 두 젊은 선수를 중심으로 포워드진 로테이션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구에르손 야브셀레, 세미 오젤아이 등 다른 젊은 선수들이 중용을 받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헤이워드가 없는 지금, 보스턴으로선 브라운과 테이텀, 두 젊은 선수의 성장이 절실해졌다.
올 여름 헤이워드는 보스턴에 입단한 소감으로 다름 아닌 ‘변화’를 언급했다. 헤이워드는 “만약 내가 유타에 계속 남았다면 따로 적응할 필요가 없었기에 분명 내 개인에게 있어선 가장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올 여름 변화가 필요했다. 새로운 유니폼, 코치, 동료들과 함께 우승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보스턴이라면 나의 이런 결심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팀이라 생각했다. 마이애미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지만 이와 같은 점들을 고려했을 때 나의 선택은 그 어디도 아닌 보스턴일 수밖에 없었다”라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자신의 각오와 다르게 헤이워드는 보스턴에서의 첫 시즌, 그 것도 첫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최악의 시작을 맞이했다. 보스턴도 올 여름 헤이워드를 영입하며 야심차게 동부 컨퍼런스 패권을 꿈꿨지만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과연 헤이워드는 무사히 부상에서 복귀, 그의 말처럼 보스턴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헤이워드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면서 이 글을 마치려한다.
#사진=점프볼 DB,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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