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고든 헤이워드(BOS)가 떠났음에도 유타 재즈는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유타는 24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정규리그 2승 1패를 기록 중이다. 22일에 있었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전에선 러셀 웨스트브룩의 득점을 단 6점(FG 18.2%)으로 묶는 등 자신들의 수비 DNA는 헤이워드와 함께 떠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간결한 볼 처리를 통한 패스들로 수많은 찬스들을 생산, 효율성 있는 공격까지 보여주고 있다.(*올 시즌 유타는 평균 24.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유타의 중심은 그 누구도 아닌 루디 고베어(25, 216cm)다.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리그 정상급 센터로 성장한 고베어는 올 시즌에도 평균 14.7득점(FG 66.7%) 12리바운드 1블록을 기록, 유타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또, 공격에서도 리키 루비오(27, 193cm)와의 2대2플레이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는 등 유타의 공격전술은 고베어와 루비오의 2대2플레이를 기반으로 파생되고 있다. 패스와 창의성만큼은 리그 정상급이라 평가받는 정통 포인트가드 루비오의 존재는 유타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며 헤이워드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루비오는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에 적절히 패스를 뿌리면서 동료들의 쉬운 찬스를 봐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기점으로 유타 포워드진의 핵심 선수로 떠오른 조 잉글스(30, 203cm)도 올 시즌 주전 스몰포워드 자리를 차지, 헤이워드가 떠난 빈자리가 잘 느껴지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 호주 국가대표팀 출신의 잉글스는 올 시즌 개막 후 3경기에서 평균 31.3분 출장 14.7득점(FG 61.5%) 3.7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2번 포지션부터 4번 포지션까지 소화가 가능할 정도로 다재다능함이 강점인 잉글스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중추적인 역할을 맡으며 유타 상승세의 숨은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 유타의 주전 라인업은 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가진 선수들이 포진돼있다. 백코트진에서는 루비오와 신인, 도노반 미첼이, 반대로 인사이드에선 고베어와 데릭 페이버스가 촘촘한 수비그물망을 치고 있다. 특히, 올 여름 2017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지명된 미첼은 공격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비와 허슬 플레이 등 궂은일 도맡고 있다. 대학시절부터 수비적인 마인드와 활동량이 장점이었던 미첼은 역동성이 떨어지는 유타에 에너지레벨을 높여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리고 이속에서 잉글스는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를 넘나들면서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공격에서도 헤이워드가 그랬던 것처럼 고베어와 2대2 픽앤 롤 플레이를 통해 고베어에게 양질의 패스들을 전달한다. 올 시즌 잉글스는 총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중에 무려 6개가 고베어에게로 향했다. 더불어 평균 63.2%(평균 4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쾌조의 슛감까지 뽐내며 외곽화력에도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 잉글스는 지난 시즌에도 평균 44.1%(평균 1.5개 성공)의 3점슛을 성공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본래 외곽슛 능력까지 갖춘 선수다.(*잉글스는 커리어 평균 40.6%(평균 1.2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2017-2018시즌 조 잉글스 개막 후 3경기 3점슛 성공률 분포도(*23일 기준)

위의 성공률 분포도에서 알 수 있듯 잉글스는 양쪽 사이드에서 높은 외곽슛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루비오와 고베어가 2대2플레이를 시작하면 잉글스는 양쪽 사이드로 자리를 이동한다. 루비오와 고베어의 2대2플레이에 수비수들의 시선이 집중된 사이, 루비오가 이를 놓치지 않고 반대편에 있는 잉글스에게 패스를 연결, 오픈 찬스들을 만들어주고 있다. 잉글스 본인도 뒤늦게 자신을 따라온 수비수를 슛 페이크로 제치고 3점슛을 올라가는 등 슛에 있어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이에 그치지 않고 직접 돌파를 시도해 득점을 올리는 등 올 시즌의 잉글스는 공격에서 이전보다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잉글스의 두드러지는 활약에 대해 퀸 스나이더 유타 감독은 “잉글스의 플레이에는 열정이 있다. 그는 매우 영리한 선수다. 공격을 할 때 보면 그 영리함을 십분 활용하고 있고 열정이 있음이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매우 열심히 한다. 잉글스도 기본적으로 팀의 철학인 수비적인 마인드과 이타심이 돋보이는 선수다. 또, 코트에서도 그 누구보다 많은 목소리를 내는 선수다. 리더로서도 잉글스는 매우 훌륭한 선수다”라는 말을 전하며 잉글스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게 올 시즌 유타의 주축 포워드로 발돋움한 잉글스는 25일,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던 LA 클리퍼스를 상대한다. 지난 시즌 유타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 클리퍼스를 맞아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잉글스도 플레이오프 1라운드 7경기에서 평균 33.6분 출장 6.6득점(FG 37.5%) 3.9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2라운드 진출에 공헌했다. 당시, 잉글스는 탄탄한 수비력을 뽐내며 클리퍼스의 공격력을 무력화시켰다. 더불어 클러치 상황에서 결승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잉글스에게 클리퍼스는 잊을 수 없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2006년 자국리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던 잉글스는 그간 FC 바르셀로나 등 유럽 무대에서 주로 활약했다. 이전부터 NBA 진출을 위해 서머리그에도 꾸준히 얼굴을 비치던 잉글스는 2014년 농구월드컵에서 NBA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NBA 진출을 시도했고 결국, 2014-2015시즌을 앞두고 클리퍼스와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클리퍼스는 프리시즌 5경기 만에 잉글스의 방출을 결정, 당시 남편의 경기를 보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잉글스의 부인은 이 소식을 듣고 당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클리퍼스에서 쫓겨난 잉글스는 호주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단테 액섬의 도움과 함께 유타의 클레임이 이어지면서 2014-2015시즌 극적으로 유타와의 계약에 성공, 우여곡절 끝에 NBA 무대에 발을 들일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잉글스는 유타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이고 있다. 올 여름 FA자격을 취득했던 잉글스는 포워드 보강을 위해 자신을 주시하던 클리퍼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았지만 이들의 제안에 어떤 대꾸도 하지 않으며 철저히 무시했다.
잉글스는 올 여름 오로지 유타를 향한 순애보를 외쳤고 4년 5,2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으며 잔류했다. 잉글스는 유타와 재계약을 체결한 후 가진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FA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나는 유타를 제외하고는 다른 팀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유타의 팬들도 내가 팀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 유타보다 좋은 팀은 없다. 유타는 내가 반드시 돌아와야 할 곳이다”라는 말로 유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美 현지에선 이미 잉글스의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었다. 헤이워드가 떠남으로써 무주공산이 된 주전 스몰포워드 자리에 잉글스의 무혈입성은 기정사실이었기 때문. 실제로 SB NATION의 경우 “잉글스는 2017-2018시즌 유타에서 성장이 가장 기대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헤이워드가 팀에서 떠난 것을 불행으로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잉글스가 있어 큰 걱정이 없을 것이다. 잉글스는 이미 리그 평균 이상의 기량을 가진 선수로 헤이워드에 가려 충분한 기회가 없었을 뿐, 출전시간만 보장된다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의 예측처럼 잉글스는 시즌 초반 루비오, 고베어의 유럽 출신 콤비와 함께 유타 전력의 중추척인 역할을 맡으면서 유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3시즌 동안 꾸준히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준 잉글스이기에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올 시즌 조연에서 주연으로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는 잉글스는 자신의 커리어에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남은 시즌 잉글스의 활약을 응원해본다.
#조 잉글스 프로필
1987년 10월 2일생 203cm 103kg 스몰포워드/슈팅가드 호주 출신
2017-2018시즌 개막 후 3경기 평균 14.7득점(FG 61.5%) 3.7리바운드 3.7어시스트 기록 중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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