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원주 DB가 가장 이상적인 리빌딩 행보를 걷고 있다.
원주 DB는 지난 25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79-77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 승리로 DB는 이번 시즌 개막 5연승을 내달리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 누가 이런 결과를 예상했을까. 개막 전 약체로 분류되었던 DB는 모두의 예상을 깨며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굳건히 올라있다. 지난 시즌이 종료된 뒤 박지현, 김봉수는 은퇴를 결정했으며 허웅은 상무에 입대했다. 이에 부상자까지 있었기 때문에 DB가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일거란 예측은 더욱 힘들었다.
‘간절함’이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DB는 현재 기용 가능한 선수들 중 주전급이었던 김주성, 로드 벤슨, 두경민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에 평균 10분 이상을 소화한 선수가 없었다. 그나마 최성모(9분 29초)와 서민수(6분 31초)가 간간히 얼굴을 비췄을 뿐이었다.
이상범 감독은 DB에 부임한 후 선수들에게 바라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대답은 코트를 밟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다. 이 감독은 그런 선수들의 바람을 들어줬고 그러자 선수들은 자신감을 되찾으며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DB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73.86%의 샐러리캡을 소진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현재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하는 윤호영, 한정원, 김현호와 군 제대 예정인 박지훈의 연봉을 제외하면 9억 8600만원으로 올 시즌 최고 연봉을 기록한 전주 KCC 이정현(9억 2천만원)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그만큼 그동안 팀의 주축이 아니었던 선수들이 뛰고 싶은 간절함 하나로 본인들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보통의 경우 리빌딩을 선언한다고 하면 그해 팀 성적은 좋지 않을 거라는 인식이 많다. 그리고 그 좋지 못했던 성적은 이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높은 확률의 로터리픽 지명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DB의 경우는 다르다. 리빌딩을 시작함과 동시에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를 해나가면서 선수들이 승부처를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있다. 좋은 기량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많이 뛰지 못했던 ‘긁지 않은 복권’인 선수들이 많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복권의 당첨 결과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스타팅 멤버에서 가장 많은 모습을 보이는 김태홍(9.4점 4.6리바운드 0.8스틸)과 서민수(9.2점 7.2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비롯해 최성모, 김영훈, 맹상훈 등 젊은 선수들이 거침없는 플레이로 팀에 힘을 실고 있다. 특히 속공 상황에서 외국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해결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자신감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한 때 신인들의 무덤으로도 평가받았던 원주는 이제 기회의 땅으로 변모했다. 매 경기 10명 이상의 선수를 기용하면서 비시즌 노력에 대한 대가를 출전 시간으로 돌려받고 있다. 오는 30일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 지명권을 행사하게 된 DB가 어떤 선수를 지명해 기회의 땅에서 성장세에 오르게 할지도 지켜볼만 하다.
한편 지난 KT전의 승리로 개막 5연승을 달린 DB는 팀 자체적으로도 또 한 번 대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DB는 지난 2011-2012시즌에 개막 8연승, 2004-2005시즌에는 7연승을 기록했다. 오는 28일 우승 후보인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이어지는 홈 3연전에서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도 있다.
승리와 함께 팀을 재건하고 있는 원주 DB. 이상적인 리빌딩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이 올 시즌 리그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사진_점프볼DB(유용우, 홍기웅, 김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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