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사 토마스의 그림자 벗어낸 삼성생명, 국내 선수들이 중심에 서다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01-11 0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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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인천/민준구 기자] 삼성생명이 엘리사 토마스의 그림자를 서서히 지워내고 있다.

용인 삼성생명은 아산 우리은행과 함께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가장 많은 팀이다. 지난 2년간 토마스라는 걸출한 외국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꾸렸지만, 임근배 감독의 확고한 철학 속에 드디어 국내 선수 중심의 농구를 펼치고 있다.

아직 시즌 중반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10승 8패로 3위에 올라 있지만, 아직 상위권을 위협할 정도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변화는 눈에 확 들어올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 선수 없이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현재, 삼성생명은 국내 선수 중심에 외국 선수가 감초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혜윤과 박하나, 김한별로 이어진 삼각 편대는 WKBL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라인업이다. 여기에 국내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2쿼터에 투입되는 양인영과 핵심 식스맨 역할을 맡은 김보미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이전 아이샤 서덜랜드, 현재 카리스마 펜은 그들의 뒤를 받치며 조력자로 나서고 있다.

여기까지 봤을 때 우리은행과의 차이점은 크게 없다. 그러나 다른 것이 있다면 바로 이주연과 윤예빈의 존재다. 특히 윤예빈은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차지하며 신흥 스타로 떠올랐다. 이 모든 게 임근배 감독의 플랜과 일치하고 있다.

사실 여자농구의 특성상 단기간에 팀 스타일을 바꾸는 건 무리가 있다. 남자농구에 비해 성장 속도가 더디고, 보수적인 팀 편성에 따라 신예가 고참의 자리를 대신하는 게 힘들기 때문. 삼성생명 역시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재의 이상적인 전력을 구성할 수 있었다.

임근배 감독은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어린 선수들이 뒷받침하는 농구가 잘 되고 있다. 비시즌 때부터 많은 준비를 해왔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어 만족한다. 언니들이 잘해주면 동생들은 신뢰를 하게 된다. 어딘가에 의지할 수 있다는 마음을 통해 플레이가 살아나고, 언니들 역시 좋은 플레이를 더 하려고 노력한다. 가장 이상적인 우리의 플레이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라고 자신했다.

물론 삼성생명의 경기력은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우리은행, KB스타즈 등 강팀들과의 승부에서 크게 밀리지 않지만, 가끔 하위권 팀들에 발목을 잡히며 3위에 머물러 있다. 임근배 감독은 “기복이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아직 모든 걸 판단하는 건 이르다고 본다. 이번 시즌에 모든 부분이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다음 시즌까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큰 부상자가 없다는 점 역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이유다. 비시즌 동안 김익겸 트레이너와 함께한 2개월의 시간이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시즌, 삼성생명은 잦은 부상자로 인해 정상 경기력을 쉽게 보여주지 못했다. 임근배 감독과 구단은 문제의 핵심을 짚고 컨디셔닝 트레이닝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매 시즌 잔부상에 시달렸던 김한별은 큰 문제 없이 활약을 이어가고 있고, 다른 선수들 역시 탄탄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쉴 새 없이 뛰어다니고 있다.

그러나 지도자의 입장에서 모든 게 만족스러울 순 없다. 임근배 감독은 “(양)인영이나 (윤)예빈이의 경우, 코트에서 전투적인 마인드를 보여줬으면 한다. 코트 내에선 착할 필요가 없다.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면 상대를 꺾어야 하지 않나. 코트 밖에선 착해야 하지만, 코트 내에선 악착같이 달려들어야 한다. 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갖고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선수들의 성장, 그리고 주인공이 되는 것. 임근배 감독이 그려왔던 농구는 조금씩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엘리사 토마스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우려면 색칠까지 완벽히 마무리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결과가 필요하다. 임근배 감독, 그리고 삼성생명의 농구가 성공했다는 걸 증명하려면 우리은행과 KB스타즈가 양분화하고 있는 WKBL의 판도를 바꿔야만 한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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