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재범 기자] LG가 조쉬 그레이의 득점에 따라 승패 방정식이 달라졌다. 그레이가 18점 이상 기록할 때 많이 졌던 LG는 이제 그레이가 18점 이상 올려야 이긴다.
창원 LG가 10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홈 경기에서 87-68로 이겼다. LG는 이날 승리로 시즌 5연패와 현대모비스전 9연패에서도 벗어났다. LG 현주엽 감독은 지난 시즌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현대모비스에게 승리를 거뒀다.
LG가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에게 고전했던 이유 중 하나는 섀넌 쇼터 수비에 있었다. 쇼터는 이날 경기 전까지 LG를 만나면 매번 20점 이상 올렸다. 쇼터가 3라운드까지 3번 모두 20점 이상 기록한 상대는 LG가 유일하다.
쇼터는 지난 12월 26일 LG에게 승리한 뒤 LG에게 강한 이유를 묻자 “즐겁게 농구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입을 연 뒤 “가장 큰 이유는 그레이다. 그레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상대했던 선수다. 상대팀 선수로 경기를 하니까 더 잘 해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생긴다”고 답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당시 “쇼터가 왜 그런지 모르지만 LG와 만나면 잘 한다”고 했다. LG 현주엽 감독은 “쇼터의 공격력이 좋아서 1대1로 막기 힘들다. 도움 수비를 효과적으로 해서 다른 쪽으로 볼이 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쇼터의 공격력을 경계한 바 있다.
이날은 달랐다. 쇼터가 10점에 머물렀다. 외국선수가 2명 출전하는 2쿼터에는 교체까지 되기도 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공격에선 쇼터가 자기가 해결을 하려고 하다 (팀 플레이가) 어긋났다. 그레이와 싸우려고 했다. 그렇게 실책 해서 내준 득점이 많다”고 쇼터의 플레이에 불만을 드러냈다. 쇼터와 매치업을 이룬 그레이가 그만큼 공수 잘 했다는 의미다.
그레이는 이날 양팀 가운데 최다인 28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그레이와 쇼터의 득점 차이 18점이 이날 최종 점수 차이 19점과 비슷하다.

이어 다른 때보다 이날 더 잘 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께서 준비를 잘 해주고,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자신보다 팀으로 만들 승리라고 했다.
그레이는 KBL 무대에서 28경기 연속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하다 최근 두 경기에서 한 자리 득점에 머물렀다.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28득점하며 이런 부진마저 씻어버렸다.
재미있는 건 그레이의 득점과 LG의 승리 방정식이다.
LG는 2라운드까지 10승 8패를 기록했다. 그레이는 2라운드까지 절반인 9경기에서 18점 이상 올렸는데 승리로 이어진 건 3경기 뿐이다. 승률 33.3%.
LG는 3라운드 이후 5승 9패로 부진하다. 그레이는 3라운드 이후 13경기 중 5경기에서 18점 이상 기록했는데 4번이나 승리로 이어졌다.
그레이가 18점 이상 득점 시 2라운드까지 승률 33.3%에서 80.0%로 껑충 뛰었다.
현주엽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그레이에게 몇 가지 주문하는 게 있는데 그걸 신경 쓰다가 자기 플레이가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주문을 최대한 줄이고 자기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이야기를 했다”며 “외곽까지 안 들어가면 더 위축되는데 잘 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레이가 3라운드 이후 장기인 돌파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때 득점도 많이 올리고 LG가 이겼다고 볼 수 있다.
LG는 최근 그레이가 날아다닐 때 승리를 챙긴다. 현대모비스와 경기가 이를 증명했다.
#사진_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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