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2018-2019시즌 초반, 워싱턴 위저즈는 기대치보다 저조한 성적으로 인해 팀 분위기까지 최악으로 가라앉던 시기가 있었다.
연습 중 팀원들끼리 논쟁을 벌이기도 하고, 팀의 에이스인 존 월(193cm, G)은 연습 중에 스캇 브룩스 감독에게 욕설을 해 벌금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월과 팀의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브래들리 빌(196cm, G)은 연습 중 다투는 팀원들을 보면서 한탄스럽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꺼내 구단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월이 왼쪽 발뒤꿈치 수술을 하면서 2018-2019시즌에 더 이상 나설 수 없게 되었다.
사실 이들 외에도 체코산 장신 가드, 토마스 사토란스키(201cm, G)도 한때 브룩스 감독에게 섭섭한 감정을 가진 적이 있었다. 2018년 5월 25일(한국 시간)이었다. 그는 자국 스포츠 채널인 「노바 스포츠 1(NOVA Sport 1)」의 토크쇼에 나와 브룩스 감독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 이유는 2017-2018시즌 NBA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토론토 랩터스 전(시리즈 스코어 2-4 워싱턴 패)에서 생각보다 자신의 출장시간이 매우 적었기 때문.
사토란스키는 “NBA 플레이오프에서 많이 뛰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나의 입장을 솔직히 밝히자면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우며,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품고 있다. 사실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브룩스 감독에게 왜 내가 경기에서 적게 뛰었는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행히 현재 이 문제는 어느 정도 봉합된 상태. NBC 스포츠 워싱턴의 2018년 9월 26일 자 기사를 살펴보자. 브룩스 감독은 트레이닝 캠프 연습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토마스(사토란스키)는 매우 다재다능하기에 여러 포지션을 맡길 수 있다”며 사토란스키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사토란스키는 “특정 포지션에 연연하기보다 나는 다른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화답했다.
2012년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2순위로 워싱턴에 지명되었던 사토란스키는 스페인리그(Liga Endesa) 세비야(2009–2014)와 바르셀로나(2014-2016)에서 뛸 당시만해도 유럽 농구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로 군림했다.
2016년 7월, 사토란스키는 유럽 생활을 청산하고 워싱턴과 3년 계약을 맺으며 NBA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루키 시절(2016-2017시즌)은 참혹했다. 사토란스키는 유럽보다 훨씬 격렬하고 피지컬한 미국 농구에 고전하며 처참한 루키 시즌을 보냈다.
+2016-2017시즌 사토란스키 기록+
57경기 12.6분 평균 2.7점 1.6어시스트 0.5스틸
NBA에서 보내는 두 번째 해인 2017-2018시즌 시작도 좋지 못했다. 원래 사토란스키는 팀의 3번째 포인트가드였다. 그러나 존 월(193cm, G)이 어깨, 무릎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한 점이 사토란스키를 살렸다. 그는 월이 없을 때 팀 프레이저(183cm, G)를 제치고 팀의 주전 가드 자리를 차지하며 브래들리 빌(196cm, G)의 부담을 많은 부분 덜어주며 팀의 핵심 자원이 되었다. 3점 슛(46.5%)의 정확도도 많이 좋아졌으며 유럽에서처럼 넓은 시야를 이용한 패싱 능력도 대단했다. 한쪽(공격)만 잘하는 반쪽은 아니었다. 수비에서도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2017-2018 NBA 정규시즌 개인 기록+
73경기 22.5분 출장 7.2점 3.2리바운드 3.9어시스트
그러나 토론토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사토란스키는 작아졌다. 코트에 머무는 시간은 정규시즌에 비교했을 때 크게 줄어들었고, 경기에 나섰을 때도 눈에 들어오는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2017-2018시즌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개인 기록+
6경기 평균 10.0분 1.2점 1.5리바운드 0.5어시스트
2018-2019시즌 시작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사실 시즌 전 그의 코트 내 역할 축소는 LA 클리퍼스와의 1-1 트레이드로 오스틴 리버스(191cm, G)가 워싱턴 유니폼을 입으면서 어느 정도 예상되었다. 그리고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었다. 여기에 위저즈의 성적 부진으로 인해 주전 선수들이 코트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한동안 사토란스키는 한 자리대 출장시간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경기력을 계속 선보였다.
그러나 워싱턴의 성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브룩스 감독은 다시 사토란스키를 중용하였다.
현재 사토란스키는 2017-2018시즌 잘 나가던 시기의 경기 감각을 완전히 되찾은 것 같다. 먼저 2018년 11월 21일 LA 클리퍼스 전에서 그는 13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1블록슛의 전 방위 활약으로 팀 승리(125-118)를 이끌었다.
‘7년 발언’을 하며 워싱턴 구단에 공개적으로 실망을 표했던 빌도 이날 사토란스키의 대단한 경기력과 관련해서는 호의적인 인터뷰를 했다.
과거 사토란스키와 빌은 2017-2018 정규시즌, 월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을 했던 41경기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고, 이는 워싱턴의 플레이오프 진출(정규시즌 최종 성적-> 43승 39패)에 큰 영향을 끼쳤다. 참고로 월이 없을 때 워싱턴은 20승 21패의 성적을 올렸다.
빌은 클리퍼스 전이 끝난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사토란스키는 킬러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의 진가를 모른다. 정말 좋은 선수다”라고 극찬했다.
이후 사토란스키는 또다시 쓰러진 월을 대신하여 선발로 올라오면서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데, 결과는 ‘비교적 맑음’이라고 볼 수 있다.
사토란스키는 2018년 12월 23일 피닉스 선즈와의 경기(149-146 승)에서 17점 9어시스트, 30일 샬럿 호네츠 전(130-126 승)에서 20점(필드골 6/11, 3점 슛 4/7) 4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7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전(28분 15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116-98 승)에서 사토란스키는 클러치 능력까지 보여줬다. 경기 종료 4분 52초를 남기고 썬더가 연속 8점을 넣으며 15점 차(104-89)까지 추격했을 때, 사토란스키는 결정적인 3점 슛과 돌파에 의한 절묘한 레이업 슛을 연신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사토란스키의 대활약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그는 10일 필라델피아 전에서는 득점은 부진했으나 어시스트. 리바운드, 수비(4점 11어시스트 3스틸)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팀의 17점 차(123-106) 대승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그리고 12일 밀워키 벅스 전에서는 18점 12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NBA 진출 이후 첫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며 승리(113-106)의 주역이 되었다.
사토란스키의 활약상은 팀 성적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18-2019시즌 워싱턴은 월이 빠진 11경기 기준으로 7승 4패, 사토란스키가 선발로 뛴 17경기에서 워싱턴은 10승 7패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월이 없는 워싱턴이 선전할 수 있는 가장 주된 이유는 빌의 활약 덕분이지만, 월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운 사토란스키 지분도 분명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사토란스키의 가치는 미국의 농구 전문가들에게도 크게 인정받고 있다. 「ESPN」의 케빈 펠튼은 2018년 11월 20일, 워싱턴 선수들(10명 기준)의 트레이드 가치 순위를 매기는 기사를 썼다.
여기서 사토란스키는 빌, 그리고 현재 선즈 유니폼을 입고 있는 켈리 우브레 주니어(201cm, F) 포터 주니어에 이어 4위에 올랐다(참고로 월은 8위였다).
한편, 사토란스키는 2018-2019시즌이 끝난 이후, 제한적 자유계약 선수(RFA)가 된다. 「NBC 스포츠 워싱턴(NBC Sports Washington)」의 체이스 휴즈는 9일자 기사에서 위저즈가 사토란스키의 연장 계약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2018시즌 월이 장기 부상으로 코트를 비운 시기에 훌륭하게 공백을 메우며 워싱턴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공헌을 했던 사토란스키. 한때 브룩스 감독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졌으나 마음을 다잡고 NBA 경기에 나선 그가 이번에도 ‘절망적인 워싱턴’을 수렁에서 건지며, 워싱턴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마법을 부릴 영웅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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