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우승 염원하는 ‘에너자이저’ 게토레이걸 김유정 “이번에는 기필코!”

서호민 / 기사승인 : 2019-01-16 14:18: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서호민 기자] 2018-2019시즌 ‘돌풍의 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 중계를 보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이가 있다. 전자랜드 팬이라면 누군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전자랜드가 골을 넣을 때마다 천진난만한 소녀처럼 큰 리액션을 선보이며 기뻐하고, 반면 찬스를 놓치는 등 아쉬운 장면이 나오면 “아~”하고 탄식을 금치 못한다. 누가 보면 극성 소녀팬이 아닐까 생각할 법도 하지만 그녀는 전자랜드 선수들의 선전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서포트하며 그들을 빛내주는 막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경기장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취재진과 중계 스태프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경기가 시작되면 선수들에게 땀을 닦을 수건을 건네는 일도 그의 몫이다. 또 3쿼터 첫 작전타임 때는 치어리더들과 함께 응원타임을 갖는 등 그야말로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16-2017시즌부터 전자랜드의 게토레이걸로 활동하고 있는 김유정(23) 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 전자랜드의 슬로건은 “챔피언을 향해 꿈을 쏘다!”. 게토레이걸 활동 3년차를 맞이한 그녀 역시 누구보다 전자랜드의 첫 우승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번에는 기필코 첫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 한 몸이라도 내던지겠다”는 각오를 밝힌 그녀를 만나보지 않을 수 없었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2016-2017시즌부터 인천 전자랜드 게토레이걸로 활동하고 있는 김유정입니다.

Q. 점프볼에서 게토레이걸 단독 인터뷰는 처음인데요. 첫 주인공의 영광을 유정씨가 안게 됐습니다.
제가 더 영광인걸요. 점프볼 잡지를 종종 보는데 제 인터뷰가 나온다고 하니 굉장히 설레네요. 게토레이걸이 하는 일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팬분들이 많을 텐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Q. 게토레이걸이 하는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게토레이걸은 벤치 뒤에서 트레이너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가장 먼저 경기 시작 2시간 30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서 많은 분들이 자주 보셨던 주황색 유니폼으로 환복을 합니다. 그 다음 중계 스태프 및 취재진 분들에게 인사를 하며 음료를 나눠 드립니다. 그게 끝나면 경기 시작 직후 장외로 올라가 관중들이 오늘 경기 첫 골을 넣는 선수를 맞추는 ‘첫 골을 잡아라’ 이벤트 부스를 운영합니다. 첫 골을 누가 넣는지 맞추는 분 중 세 분을 추첨해서 음료 한 박스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 업무가 끝나게 되면 전자랜드 벤치 근처에서 경기를 관람하며 게토레이 로고가 달린 수건을 가지런히 개고, 선수들에게 음료를 주거나 옷을 개는 등 트레이너분들의 업무를 보조해요. 이건 구단 사정에 따라 일이 조금씩 다르답니다.

또, 후반 3쿼터 첫 번째 작전타임 때 게토레이 응원타임이 나오면 코트 중앙에 서서 치어리더 분들과 함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안무를 잘 따라해주시는 분들께 음료 선물세트를 드리는데요. 처음에는 제가 아무래도 치어리더가 아니다보니 코트 위에서 춤을 추는 게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자다가도 노래가 나오면 일어나서 출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요. 신나게 춤추며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해요. 모든 구단에서 똑같은 노래와 춤을 추기 때문에 원정 팬분들도 반겨주며 함께 호응해주시죠. 응원타임이 끝나면 자리로 돌아와서 경기가 끝날 때 까지 계속 지켜보며 나머지 업무를 진행합니다.


Q.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역할들을 소화하시네요. 적응하는 데 힘든 점은 없었는지요.
힘든 점은 딱히 없었어요. 오히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VIP석에서 농구를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했죠. 코트와 가장 가까운 벤치 옆에서 일하며 감독님의 작전지시도 듣고 선수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언제는 한 번 경기 중에 선수들끼리 하는 농담을 듣고 웃음을 참던 적도 몇 번 있었어요. 이 모든 게 제가 게토레이걸을 하지 않았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일들이죠. 또한 실내스포츠라 경기장도 따뜻해서 좋습니다. 정말 추운 날은 퇴근하기가 싫어서 계속 경기장에 있고 싶을 때도 있어요. 이정도로 경기장에 있는 시간들이 즐겁답니다. 그래도 굳이 한 가지 힘든 점을 꼽아야 한다면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나 연패 했을 때는 조금 슬퍼요. 그래도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기대 이상으로 더 잘해주고 있어서 요즘 항상 마음이 들떠있습니다.

Q. 게토레이걸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 텐데요.
2년 전에 친한 언니가 모집 공고를 알려줘서 지원하게 됐는데 운이 좋게도 붙은거에요. 전자랜드 배정을 받아 인천에서 이 일을 하기 시작했죠. 사실 집이 서울이라 도중에 서울 팀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전자랜드의 매력에 푹 빠진 거죠. 그래서 지금까지 3시즌 째 쭉 전자랜드 게토레이걸로 의리(?)를 지키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Q. 다른 분들과는 달리 아직 대학생이라 들었어요. 학업과 병행하는 데 지장은 없는지요?
수업이 없는 주말은 상관없는데 평일에는 수업을 끝내고 일을 가야하잖아요. 학교가 또 천안에 있어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이 없긴 해요. 보통 평일 전자랜드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수업을 마치고 부랴부랴 천안에서 인천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그리고 터미널에 내려서 경기장까지는 택시를 타고 가죠. 이동 중에 차가 막히면 마음이 두근두근해지고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항상 경기가 있는 날이면 등굣길부터 수업 마치고 경기장 가서 일한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설렘이 가득하답니다. 때로는 수업 중에 집중이 안 될 때도 있죠. 몸은 학교에 있는데 마음은 이미 경기장에 있는 거죠(웃음). 학생이라서 힘든 점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빨리 시작한 게 오히려 저에게 있어 더 도움 된다고 생각하고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Q. 게토레이걸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을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올 시즌 전주 KCC에서 활약 중인 브랜든 브라운과의 일화에요. 브라운이 굉장히 성격이 좀 짓궂거든요. 경기장에 들어오면 저한테 말 거는 것 뿐만 아니라 툭툭 치면서 장난을 많이 쳐요. 처음에는 좀 낯설었는데 나중에 계속 그러니까 ‘아 저 선수는 친화력이 좋고 유쾌한 선수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죠. 아 그리고 또 하나! 경기 전 선수 베스트 5 소개할 때가 있잖아요. 그 때 항상 브라운이 저한테도 하이파이브를 해준 기억이 나네요. 뭔가 저를 팀의 일원이라 생각해줬다는 게 저로선 엄청 고맙고 큰 감동이었죠.

Q. 브라운과의 추억이 많군요. 이 자리를 빌려 브라운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신장에 비해 윙스팬도 길고 능력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KCC에서도 잘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꾸준히 좋은 모습 보여서 앞으로도 KBL에서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물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전자랜드로 다시 돌아왔으면 하네요(웃음).

Q.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많이 잡히기도 해요.
아마 진심을 다해서 응원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서 중계 카메라에 감사하게도 종종 잡히는 것 같아요. 제 응원이 조금이나마 전달이 되어서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습니다.

Q. 3시즌 째 전자랜드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굉장히 편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요. 처음에는 팀 분위기가 너무 가족적이고 친화적이라 뭐 이런 팀이 다 있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특히, 주장인 정영삼 선수의 경우에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 일하는 스태프 분들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주시는 편이에요. 실제로 가까이서 선수들을 다독이는 모습들을 보면 뭔가 엄마 같은 푸근함이 느껴집니다. 팬분들께서도 너무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쏟아주시죠. 그게 또 전자랜드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Q. 농구장뿐만 아니라 축구장에서도 게토레이걸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농구장보다 축구장을 조금 더 많이 다녔는데 종목이 다른 만큼 하는 일도 완전히 다르답니다. 축구는 농구와는 달리 게토레이걸 한 명이 전국에 있는 축구장을 다 가요. 경기 시작 전 공식 행사로 ‘게토레이걸 매치볼 딜리버리’라고 당일 경기에 사용할 공을 주심한테 전달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요. 각 종목마다 장단점이 있긴 한데 농구가 축구에 비해 좋은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구단마다 게토레이걸이 한 명씩 있기 때문에 ‘이 팀은 내 팀이야’라는 애착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팬과 선수 간의 거리가 가까워 쉽게 스킨십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죠. 농구가 참 그런 측면에서 재미가 쏠쏠한 것 같아요.

Q. 전자랜드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에 가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올 시즌만큼은 다른 것 같아요. 이번엔 챔피언결정전에 갈 수 있을까요?
첫 시즌이었던 2016-2017시즌에는 6강에서 삼성에게 패했고, 지난 시즌에는 KCC를 상대로 초반에 선전하다가 또 안타깝게 역전패를 당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죠. 팬분들께서 전자랜드를 두고 흔히 ‘개그랜드’, ‘언더독’이라는 별칭을 많이 쓰시잖아요. 귀여운 별명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좀 안타깝죠. 그래서 올 시즌만큼은 전자랜드가 챔프전에 진출해서 그런 오명을 떨쳐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구단관계자,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단 분들 모두가 정말 열심히 하시거든요. 저 역시 이번에는 기필코 첫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 한 몸이라도 내던지겠다 각오로 열심히 지금과 같이 응원하고 게토레이걸 업무를 수행할 겁니다.

Q.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졸업 후의 계획은 어떤가요.
처음에 점프볼에서 전화 인터뷰 했을 때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 벌써 졸업을 앞두고 있다는 게 실감이 안 나네요(웃음). 제가 러시아어를 전공했는데, 정작 졸업 이후에 하고 싶은 일은 스포츠 관련 일이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 경기 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구체적으로는 스포츠미디어 쪽에서 종사하기를 원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게토레이 걸 활동 이외에도 축구 팟캐스트 아나운서 활동이나 스포츠 대외활동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고 있는 중입니다.

Q. 마지막으로 최종 목표와 전자랜드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제가 이 일을 통해 무엇을 이뤄내겠다고 생각하면 그건 욕심인 것 같고 그냥 이 일을 하는 순간만큼은 돌이켜보면 추억이잖아요. 젊었을 때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인 만큼 이 일이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원 없이 더 재밌는 추억들을 쌓고 싶어요. 전자랜드 팬분들과도 3시즌 째 함께 호흡하고 있는데 이 일을 하면서 친해진 팬 분들도 많고 경기장에 오시면 저를 편하게 맞아주시는 팬들도 더러 있습니다. 앞으로는 저 때문이라도 경기장에 팬들을 불러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응원가도 더 열심히 부르고 팬 분들과 하나가 되고자 더 노력하겠습니다.

# 프로필 | 1996년 3월 18일생, 166cm, 2016-2017시즌~ 인천 전자랜드 게토레이걸, 단국대 러시아어과 졸업예정

# 사진_점프볼 DB(한명석 기자), 김유정 양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호민 서호민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