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선수를 죽일 수는 없잖아요.”
24일 용인 삼성생명의 임근배 감독은 ‘애제자’ 강계리를 인천 신한은행으로 떠나보냈다. 선수들도 몰랐던 사실이다. 그만큼 주변에 알리지 않았고, 몇몇 관계자들만 알고 있었던 일이었다.
임근배 감독의 입장으로 봤을 때, 강계리를 신한은행에 내줄 이유는 없었다. 냉혹한 프로 무대에서 상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를 내주는 건 프로 정신에 위배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근배 감독은 프로 정신보다 제자를 위한 마음으로 쓰디쓴 선택을 했다. 물론 신기성 감독의 부탁이 먼저이긴 했지만 말이다.
임근배 감독은 “현재 우리 팀의 사정상 (강)계리가 많이 뛸 수 없다. 윤예빈, 박하나, 이주연이 있기 때문에 경기에 못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와중에 신기성 감독에게 요청이 왔다. 고민을 했고, 계리에게 의사를 물어봤다. 선수 본인도 동의하면서 보내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통보가 대부분인 프로 세계에서 임근배 감독은 강계리에게 의사를 물어봤을 정도로 배려했다. 그리고 제자의 동의와 함께 다른 팀으로 떠나보내게 됐다.

강계리의 이적은 지난해 12월 25일 있었던 최성모의 이적과 비슷하다. 당시 이상범 감독은 최성모의 재능을 인정했지만, 즉시 전력으로 기용할 수 없었다. 가드 자원이 시급했던 KT의 제의에 동의해준 것이다.
이상범 감독은 최성모를 떠나보내며 “(최)성모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우리는 로테이션을 중시하기 때문에 2~3경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 KT에 가면 더 많은 시간을 뛸 수 있지 않나. 가서 잘하길 바란다”고 조언을 건넸다.
두 명의 덕장은 당장의 실리보다 제자의 미래를 더 챙겼다. 차가운 프로 무대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다. 물론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지나칠 정도로 제자만 챙긴다는 것. 그러나 선수를 도구로 보지 않고, 동반자, 그리고 진짜 제자로 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상범 감독의 뜻대로 최성모는 8경기에 출전해 평균 29분 12초 동안 6.7득점 4.5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DB에서의 기록(평균 7분 51초 출전, 2.6득점 0.8리바운드)보다 최소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강계리 역시 앞선이 무너진 신한은행에 ‘보배’와도 같은 존재가 됐다. 신기성 감독은 “수비가 정말 좋다. 공격적인 부분보다 무너진 앞선 수비를 책임져 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강계리는 2018-2019시즌 11경기 출전, 평균 10분 41초 동안 1.9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최소 20분 이상 출전 예정인 신한은행에선 더 좋은 기록을 기대할 수 있다.
이상범, 임근배. 두 로맨티스트 감독들의 마음대로 제자들의 미래는 전보다 더 밝아졌다. 그들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인 배려, 프로 무대를 더욱 환하게 빛낸 최고의 선택이었다.
#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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