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6-2017시즌 양지희는 우리은행의 통합 5연패를 이끈 후 코트와의 이별을 택했다. 끊임없이 그를 괴롭힌 부상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미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영어공부를 하러 떠난 곳에서 새로운 꿈을 찾게 된 것. 그러면서 후배들을 향한 진심어린 한 마디도 잊지 않았다. 미국에서 날아온 양지희의 인사, 점프볼도 무척이나 반가워서 그의 일상에 귀를 기울여봤다.
* 본 기사는 점프볼 2019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Q. 은퇴 후 어떻게 지냈나요? 근황 좀 전해주세요.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어요. 유럽(스페인, 프랑스, 스위스, 런던 등), 뉴욕, 하와이, 콜로라도, 브라질 등 여러 곳을 다녀왔죠. 지금은 미국(워싱턴 D.C)에서 영어공부 중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자기소개를 하다 보니 한국에서 농구 국가대표였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됐고, 우연히 학생들에게 농구를 가르치는 기회를 얻게 됐어요. 근데 제가 미국에 올 때 학생 비자로 왔기 때문에 봉사활동 개념으로 하고 있어요(양지희는 미국 메릴랜드에 있는 센터빌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Q. 코치 생활까지요? 일과는 어떻게 되세요?
미국 나이로 13살 정도 되는 친구도 개인교습을 해주고 있는데, 키가 저만해요. 운동 능력이 좋거든요.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언어나 문화를 잘 몰랐으니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도와주셔서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과는 오전 8시쯤 집을 나와서 9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학교 수업을 들어요. 그리고 2주에 한 번씩 농구를 가르쳐주러 가요. 농구를 시작하는 친구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레이업을 알려주는 정도의 수준이에요.

Q. 보내준 사진을 보니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녀오셨네요. 영어 공부는 잘되고 있나요?
티나 (찰스)언니는 지금 버지니아 대학에서 여자농구팀 감독을 하고 있어요. 경기를 보러 갔다가 만났고, 제가 (쉐키나) 스트릭렌이랑 친한데, 그 경기를 보러 갔다가 (모니크) 커리도 만났어요. 사실 미국은 지도자 공부보다 영어 공부를 하러 왔어요. 은퇴하고 돌아보니 제가 22년 정도 농구를 했더라고요. 한국에서 운동하면, 수업에 많이 참여할 수 없는 환경인데, 그래서 그런지 ‘은퇴를 하면 공부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줄곧 해왔어요. 여행을 좋아해서 영어 공부를 한다면 살아가는데 도움 되는 것이 많거든요. 미국으로 왔는데, 처음에는 홈스테이를 했어요. 그래야 영어가 늘 수 있을 것 같았죠. 영어가 능숙하지 않았을 때도 비자발급부터 해서 학교 컨텍 등을 제가 직접 해서 시작부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Q. 미국 문화에 대한 적응은 어떤가요.
일단 사람들이 남을 신경 쓰지 않아요. 그게 너무 편한 것 같아요. 한국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잖아요. 남을 판단한다고 해야 할까요. 운동할 때도 그런 걸 느끼면서 자라왔는데, 미국은 아니에요. 여러 가지로 좋은 부분이 있죠. 한국에서는 제가 농구 선수였고, 대표팀까지 했다는 것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지만, 거기서 끝인 느낌이에요.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이 부분에 대해 인정해준다고 해야 할까요? 힘든 운동을 이겨내서 그 자리까지 올라갔다는 걸 인정받는 느낌이에요. 제 소개를 할 때마다 멋있다고 자랑스럽다고 해줘요. 한국은 칭찬에 인색하다면 여기는 자기감정에 솔직한 편이에요.
Q. WKBL은 한창 시즌 중이에요. 지난달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4.8%를 뚫고 우리은행이 박지현을 선발한 일도 있었고요. 우리은행의 독주는 아직도 멈추지 않았답니다. 농구 소식은 접하고 있나요?
여러 방법을 시도해 경기를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잘 맞지 않더라고요. 해외에서는 재생이 안 되거든요. 지난 시즌에는 김은혜 해설위원이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올 시즌은 제대로 볼 수가 없더라고요. 우리은행이 잘하고 있다는 소식은 남편을 통해서 듣고 있어요. 박지현 선수는 제가 플레이를 보지 못했지만, 정말 위성우 감독님은 대단하신 것 같아요(웃음).

Q. ‘코치’ 양지희의 모습도 궁금해요. 지도자로서의 모습은 어떤가요?
저를 센터빌 중학교에 연결해 준 디렉터 분이 미국계 한국인이세요. 제게 학생들을 소개해주시면서 사랑으로 가르쳐 줬으면 한다고 말씀해주셨죠. 우리은행에서 한 것처럼 훈련을 타이트하게 하지 않고, 기본기부터 알려주면서 중간에 내기도 곁들이면서 해요. 뛰는 것도 놀이처럼요. 또 리바운드 할 때 자리 잘 잡는 방법, 몸싸움하는 법도 같이 가르쳐 주는데 애들이 의외로 잘 따라와요. 제가 영어로 말할 때 아직 완벽한 문장보다는 말을 빨리해야 하다 보니 비문장이 많은데, 학생들이 한 번 더 확인하면서 잘 따라와요. 그리고 여기서는 보통 운동을 마치면 부모님들이 픽업하러 오는데, 어머니들로부터 ‘애들이 훈련하는 걸 기다리고 있다’, ‘재밌어한다’라고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하기도 해요.
Q. 지도자의 꿈도 가지고 계신 건가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일단은 제가 다니는 학교(International Language Institute) 근처에 조지타운 대학교가 있는데, 워싱턴에서 꽤 유명한 대학이에요. 거기에 농구 경기가 있을 때마다 보러 가는데, 미국 학생들을 보면 피지컬이 좋아요. 그런데 팀플레이보다는 개인플레이 위주죠. 선수들에게 이 부분을 섞어서 농구를 가르친다면 더 좋은 팀,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봐요. 미국에서 지도자 연습을 하는 것도 그런 것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 과정이 잘 된다면 미국 대학에서 농구 코치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꿈은 꿔도 되는 거잖아요,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Q. 끝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시간이 된다면 운동하는 것도 힘들겠지만, 영어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몸이 힘들다 보면 잘 하지 않게 되는데, 영어는 선택이 아니라 꼭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또 팀에 보면 외국 선수가 있잖아요. (박)지수 같은 경우도 기간이 짧지만, 미국에 있다 보니 그래도 조금은 할 수 있을 텐데… 아무튼 영어 공부는 꼭 했으면 좋겠어요!
#사진= 본인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