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국가대표란 내 안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기회다.”
지난 1월 31일, 김상식 감독이 발표한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 명단은 농구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미 점진적인 변화를 예고했던 만큼, 어린 선수들이 주를 이뤘고 신구조화를 위해 베테랑을 선발했다. 그중에서도 이목은 끈 것은 바로 포워드 포지션이다.
김상식 감독은 무려 6명의 포워드를 선발했다. 이제껏 다수의 가드를 선발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그 중심에는 양홍석, 안영준 등 장신 포워드들의 발탁이 있다. 성적과 함께 실험, 그리고 변화를 꿈꾼 김상식 감독은 ‘포스트 양희종’으로 꼽은 정효근 역시 외면하지 않았다.
정효근은 매 순간 발전을 거듭하는 선수다. 데뷔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키 큰 유망주에 불과했던 그는 어느덧 KBL 최고의 포워드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양희종, 윤호영 등 기록은 화려하지 않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해내는 선수가 되고 있다. 김상식 감독은 그를 두고 “국가대표팀에서 양희종의 역할을 해줄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한 바 있다.
2016 아시아챌린지부터 국가대표에 승선한 정효근은 대체가 아닌 정식으로 선발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에 다시 한 번 이름을 올려 영광이다. 첫 번째는 나를 믿어준 팬, 그리고 (김상식)감독님, 동료들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재능은 뛰어나지만, 항상 저평가받아 왔던 정효근. 그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때마다 하나씩 업그레이드해왔다. “아직도 플레이 자체가 투박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농구의 세밀함을 배우고 있고, 유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양)희종이 형이나 (윤)호영이 형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농구를 잘하는 포워드들이다. 그들의 장점을 보고 배워 국가대표에서도 ‘정효근’이라는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 정효근의 말이다.
국가대표팀 내 정효근의 역할은 화려함이 아니다. 그에게 주어진 건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허슬 플레이다. 국가 대항전에선 화려함보다 투지가 승리를 이끌 때가 많기에 정효근의 존재감은 작지 않다.
정효근은 “화려한 플레이, 그리고 공격은 내 몫이 아니다. 감독님이나 동료들 모두 내게 수비와 허슬 플레이, 투지를 바라고 있다”며 “사실 붙박이로 계속 선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여유는 없다. 그래도 팀의 중간 역할을 맡은 만큼, 리더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교 역할을 해내야 한다. 눈에 잘 보이진 않겠지만, 승리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걸 모두 해낼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농구에 푹 빠진 어린 소년은 국가대표가 되기 위한 큰 꿈을 꿨다. 수십년이 지난 현재, 그 소년은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고, 월드컵 예선에 나서는 국가대표의 핵심 멤버가 됐다. 정효근은 “매 순간, 국가대표가 됐다는 사실이 믿겨 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고 다른 나라 국가대표와 한 판 승부를 펼친다는 건 꿈같은 일이다. 많은 시간을 나서지는 못하겠지만, 내 안에 있는 벽을 허물 수 있는 기회다. 욕심을 버리고,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언젠가 최고가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확신했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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