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베이루트/한필상기자] 레바논의 홈 텃세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다.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24일(한국시간) 레바논 스타드 노하우드 나우팔 체육관에서 있었던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최종 예선전에서 홈 코트의 레바논을 84-72로 승리했다. 레바논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얻어낸 값진 승리였다.
마지막 경기를 앞둔 대표팀은 24일 오전 경기장 출발 시간을 변경해야했다. 현지 시간 오후에 있을 경기장 좌석이 모두 매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 숙소에서 경기장 까지는 불과 10여분 밖에 되지 않지만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게 된다면 이동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김상식 감독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선수들을 태운 버스가 경기장 인근에 다다르자 인산인해를 이룬 레바논 농구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표팀은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레바논과의 경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경기장 안은 아랍풍의 노래가 귀를 찢을 정도로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고, 선수들이 대기해야 할 라커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바로 옆 레바논 선수들의 라커룸이 활짝 열려 있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코트 가장 자리에 있는 미디어 석 역시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레바논 기자들이 좌석을 모두 차지하는 웃지 못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시작 10여분을 남기고 대표팀과 레바논 선수들이 코트에 도열한 가운데 양국의 국가 연주가 시작되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경기장 안에 있던 레바논 관중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일반적인 국제무대에서 볼 수 없는 몰상식한 광경이었다.

경기 중에는 더한 상황도 있었다. 대표팀이 자유투를 던지려고 하면 바로 앞에 관중석에서는 핸드폰에 플래쉬 기능을 이용해 선수가 플레이에 집중하지 못하게 방해했고, 일부 관중은 부부젤라를 마지막 자유투를 던지는 순간 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다소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대표팀은 묵묵히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을 했고, 기어이 역전승을 일궈내며 경기장을 찾은 레바논 관중들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표팀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 뒤에도 레바논 관중들의 비매너는 계속되었다. 레바논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려는 순간 물병과 라이터가 경기장으로 날아들었다. 이 때문에 대표팀을 보호하기 위해 레바논 경찰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어찌됐건 대표팀은 적지 한 가운데서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5박 6일간의 중동 2연전을 모두 승리로 마무리 하며 기쁜 마음으로 한국으로 되돌아 가게 됐다. 비매너로 일관한 레바논은 이날 패배로 월드컵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 사진_레바논베이루트/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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