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정규리그 10연패 뒤 최초 플레이오프 진출. 오리온에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았지만, 이제는 마냥 희망적이지가 못하다.
고양 오리온은 지난 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78-87로 패배했다. 올 시즌 SK에게 맞대결 5연승을 거두고 있던 오리온은 플레이오프를 향한 승수가 간절한 상황에서 하위권 SK에게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앞서 원주 DB가 인천 전자랜드에 패배, 전주 KCC도 울산 현대모비스에게 발목을 잡히며 오리온은 최대 5위까지 도약이 가능했지만,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정규리그 후반기, 잘 나갈 것만 같았던 오리온의 위기는 어디에서 왔을까.

▲아직은 터지지 않은 이승현 효과
많은 이들이 오리온의 정규리그 10연패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희망적으로 바라봤던 건 이승현의 복귀가 가장 큰 이유였다. 상무에 복무하면서 D-리그 경기는 물론 대표팀 A매치를 통해 발전된 모습을 보여 왔기에 오리온으로서도 기대가 컸고, 타 팀도 이들을 가장 경계해왔다.
하지만, 그 효과는 아직 미비하다. 이승현은 제대 후 오리온 소속으로 9경기를 뛰었고, 이중 승리한 경기는 4경기에 불과하다. 연승도 2연승 한 차례에 불과했다. 되레 휴식기 재개 후 2연패에 빠지며 플레이오프 레이스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결국 이승현에게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승현은 9경기 평균 34분 1초를 소화하며 10.3득점 7.2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수치상으로는 입대 전 시즌과 큰 차이가 없지만, 턴오버가 경기당 1.7개로 데뷔 후 4시즌 중 가장 많다. 정설은 아니지만 상무 제대 직후 곧장 맹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드물다. 그만큼 자리를 비운 동안 변화한 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추일승 감독도 이승현이 말년 휴가를 나와 팀 훈련을 함께했을 당시에 “함께 손발을 맞춰 볼 것이 워낙 많아서, 휴식기가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승현의 적응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자리에도 연달아 문제가 생겼다. 최진수가 스몰포워드로의 완전한 변신을 시도했지만, 그 역시 대표팀 차출로 인해 흐름이 끊겼다. 전체적으로 높이에서 힘을 내줘야 할 대릴 먼로-이승현-최진수 라인이 호흡을 맞출 여유가 오리온에게는 부족했다.

▲완전체가 되기 어려운 앞선
올 시즌 오리온의 앞선은 제대로 100%의 전력을 갖춘 시기가 거의 없었다. 부상자는 물론 단신 외국선수의 교체까지 결정하면서 앞선 또한 팀원 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그나마 박재현이 부상에서 복귀해 제 기량을 찾으면서 오리온의 상승세가 찾아오나 싶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앞선 수비에서 힘을 더하던 최승욱이 부상에서 돌아오자, 김강선과 한호빈이 부상을 당했다. 한호빈은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김강선이 지난 1일 현대모비스전에서 복귀했지만 아직까지는 감각을 찾지 못한 상태라는 게 추일승 감독의 말이다.
여기에 세 번째 단신 외국선수인 조쉬 에코이언도 오리온에 완벽하게 녹아들지 못했다. 에코이언은 9경기 평균 17분 44초만을 뛰면서도 14.9득점(3점슛 2.6개)으로 화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마냥 긍정적인 효과만 불러오지는 못하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최근 “에코이언이 볼을 잡으면 국내선수들이 뭔가 기대를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움직임이 둔해진다”며 문제점을 짚은 적이 있다. 최근 들어 에코이언이 팀플레이에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유기적인 플레이에 완전히 녹아들었다고는 할 수 없다. 결국 내외곽으로 변화가 생기면서 퍼즐을 다시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오리온이다.

▲추일승 감독의 가장 따끔한 일침
3일 SK전 패배 직후 인터뷰실을 찾은 추일승 감독은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따끔한 한 마디를 선수단에게 날렸다. 앞서 언급된 선수단의 구성, 경기력 등에 관한 문제점을 짚은 게 아니었다. 추일승 감독의 시선은 오로지 ‘정신력’을 향해 있었다. 추 감독은 “가장 큰 문제는 팀 내부에 있는 것 같다. 주변에서 평가와 기대가 좋아지다 보니 마음이 단단해지지 못한 것 같다. 허슬 플레이, 희생정신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간절함이라는 가장 중요한 재산을 잃어버렸다”고 선수들의 정신적인 분발을 촉구했다.
오리온은 SK에게 리바운드에서 28-40으로 크게 밀렸다. 평균 1.7리바운드에 불과한 단신 가드 크리스토퍼 로프튼에게도 5개나 리바운드를 내줬다. 이는 로프튼의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리바운드 기록이다. 한결같이 ‘수비부터’를 강조해온 오리온으로서는 가장 뼈아픈 패인일 수밖에 없다. 추일승 감독도 “SK의 투지를 되레 배워야 한다. 우리 팀이 이렇게 뛰는 팀이 아니었는데, 지금 보면 배가 부른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연신 간절함을 강조했다.
산술적으로 오리온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어두워진 것은 아니다. 현재 23승 25패로 6위, 4위(2.5경기), 5위(0.5경기)와의 승차도 멀지 않다. 하지만 뒤에서 쫓아오는 7위(1경기), 8위(1.5경기)와의 거리고 좁은 상황. 경기적인 문제는 결국 시간과 함께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그렇다면 오리온이 당장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부분은 추일승 감독이 강조한 간절함이다. 오는 6일 최하위 서울 삼성과 원정경기를 치르는 오리온. 과연 이들이 빠르게 연패를 끊어내면서 다시 플레이오프를 향한 등불을 환하게 밝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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