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선수들이 말하는 닮은 듯 다른 코트 밖 10개 구단 감독

이재범 / 기사승인 : 2019-03-07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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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팬들은 오로지 경기장에서 드러나는 감독들의 모습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감독들의 코트 밖 모습은 어떨까? 1년 내내 챔피언을 향해 감독과 동고동락하는 선수들의 입을 통해서 들여다보았다.

# 본 기사는 점프볼 2019년 2월호에 게재되었던 내용입니다.

승부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방법
남자 프로농구 10개 구단은 24억 원이란 샐러리 캡 안에서 구성한 국내선수와 규정에 맞게 선발한 외국선수 두 명을 더해 10월부터 해를 넘긴 3월까지 정규리그 54경기를 똑같이 치른다. 상위 6팀은 플레이오프를 소화하며 챔피언을 가린다. 한 경기, 한 경기 치를 때마다 이겨도 뜻대로 돌아가지 않았던 경기 내용 때문에, 지면 패한 아픔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물론 이겼을 땐 그나마 낫지만, 연패가 길어지면 그 정도는 상상을 넘어선다.

상명대 이상윤 감독은 코리아텐더(현 KT)와 SK에서 프로 감독을 경험했다. 이상윤 감독은 “감독은 코치에게 모든 이야기를 하지 못 한다. 또 코치가 감독의 속을 못 풀어준다”며 “감독은 혼자 고독하고, 외롭다. 일주일에 2~3경기씩 계속 반복되기에 여행을 가거나 할 시간이 없어 스트레스를 제대로 못 푸는 감독이 태반”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넋 놓고 짓누르는 스트레스에 깔려있지 않을 것이다. 이상윤 감독은 “보통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지인들을 만나 가벼운 술자리를 가진다. 다시 경기를 보면서 분석하거나 코칭 스태프와 미팅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감독도 있고, 안 되었던 부분을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하게 하거나 러닝머신 위에서 많이 뛰는 감독도 있다”며 “저 같은 경우 경기 분석을 끝낸 뒤 재미있는 예능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냈다. 때론 집에서 가족들을 만나면 힘을 다시 받는다”고 덧붙였다.

3개 구단 감독대행과 오리온에서 감독을 맡았던 남자농구 국가대표 김상식 감독은 “감독마다 성향이 다르지만, 반주와 함께 경기 이야기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푼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진 경기 내용이 생각나서 답답하다”며 “경기장 인근 맛집이 있으면 찾아가서 먹어보기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러닝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스트레스 해소는 운동과 머리 비우기
현역 감독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바로 운동.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운동을 하는 편이다. 자전거를 타거나 계단 오르기를 한다. 반신욕도 자주 한다”고 했다. 경기 당일 오전 훈련을 보러 가면 유재학 감독은 체육관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스트레칭을 한 뒤 종종 팔굽혀펴기도 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유재학 감독께서 예전에 출장가실 때 책을 몇 권씩 챙겨 가실 정도로 책을 많이 읽으셨다. 요즘은 눈이 안 좋으셔서 책을 잘 안 읽으신다”고 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요즘 스크린 골프를 많이 친다”며 “예전에는 산을 많이 다녔는데, 게을러진 탓인지 여행보다는 지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스트레스를 풀 때도 있다”고 했다. 전자랜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유도훈 감독이 스크린 골프를 치면서 술자리를 많이 줄였다고 한다. KCC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은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시간 나면 운동을 한다. 건강을 젊을 때처럼 유지하고 싶어서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많이 뛴다”고 했다.

운동 대신 영화나 드라마 감상으로 머리를 비우는 감독들도 있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과 삼성 이상민 감독은 머리를 비우기 위해 영화나 드라마를 즐긴다. 추일승 감독은 “보통 영화를 본다. 그러면서 모든 걸 잊어버리는 거다. 안 그러면 아이디어도 안 떠오른다. 머리를 비워야 다시 채워진다”며 “비시즌에 아내와 가까운 근교 산이나 여행을 다니는데 시즌 중에는 선수들이 운동할 때 잠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고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추일승 감독이 예전에는 영화보다 음악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이상민 감독은 “머리속에서 농구 생각을 계속하면 안 좋으니까 못 봤던 드라마 등을 몰아서 본다”고 머리 비우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KT 서동철 감독은 다른 감독들과 달리 “숙소에서 쉬는 것 외에는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다”며 “코칭스태프와 가볍게 맥주를 하며 수다를 떤다.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마신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를 가지면 좋은데 그럴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원래 술을 마시는 편이었는데, 담배는 지난해 4월부터, 술은 11월부터 끊었다. 스트레스가 많을 때 잠이 안 와도 어떻게든 자려고 한다”며 “그래서 짜증이 더 늘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 더 이기고 싶다”고 잠을 스트레스 도피처로 삼았다.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김승기 감독은 걷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DB 이상범 감독도 마찬가지. 경기 당일 오전에는 보통 홈팀이 10시, 원정팀이 11시부터 팀 훈련을 1시간씩 가진다. 어느 날 오전 10시 즈음 울산동천체육관으로 갈 때 우연히 이상범 감독을 만난 적이 있다. 팀 훈련보다 1시간 빠른 시점이었다. 이상범 감독은 숙소에서 울산동천체육관으로 걸어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숙소에서 울산동천체육관까지 어른 걸음으로 40분 정도 거리다. 일찍 도착한 다음에는 울산동천체육관 주위를 걷다가 훈련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상범 감독은 이렇게 걷는 걸로 운동을 대신한다.

① 우리 감독님, 장난과 농담 많다
이번에는 선수들은 감독들의 코트 밖 모습이 어떤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장난을 많이 치고, 농담을 많이 하신다”라는 똑같은 답을 되돌려줬다. 김현수(삼성)는 “어느 감독님이든 경기 때 무서워지는 게 맞다. 저희 (이상민) 감독님께서도 경기나 훈련할 때 많이 다그치시지만, 코트 밖에서는 감독님을 어렵지 않게 느끼도록 해주신다”며 “예를 들면 농담도 하시고, 장난을 많이 치신다. 처음에 감독님께서 무뚝뚝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처음 온 저에게도 편하게 대해 주셨다”고 했다. 조상열(KT)은 “서동철 감독님은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려고 하신다. 큰 형님 같은 느낌”이라며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감독님께 쉽게 다가가기 어려우실 텐데, 그래도 편하게 다가가도록 해주신다”라고 김현수와 비슷한 말을 했다.

강병현(LG)은 “현주엽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다. 경기를 졌을 때나 이겼을 때나 농담도 많이 하시는 게 장점이다. 무거운 분위기로 가려고 하지 않으신다. 큰 형 같은 느낌이다. 말씀도 재미있게 하셔서 분위기를 좋게 만드신다. 연패를 탈 때 먼저 장난을 치면서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고 앞선 의견과 비슷한 말을 내놓았다.

최승욱(오리온)도 마찬가지였다. “추일승 감독님은 안 그럴 거 같은데 너무 유쾌하고, 장난도 많이 치시고, 자상하시다. 코트에서는 화를 내실 때가 있지만. 인상과 딱 똑같다. 농담을 좋아하신다. 상대팀에서 감독님 볼 때 말이 없으셔서 이렇게 친근감이 있으신 분이라는 걸 전혀 몰랐다.”

김낙현(전자랜드)도 “프로 오기 전 전자랜드 경기에서 (유도훈 감독님께서) 호통 치는 모습만 봤다. 평소에도 인상을 쓰시고 선수들과 말씀을 안 하실 줄 알았다”며 “의외로 코트 밖에 딱 나가면 먼저 장난치시고, 먼저 웃어주시고, 외국선수 장난도 잘 받아주신다. 되게 자상하시고, 잘 챙겨주신다. 팀을 생각하시는 게 보이고, 감독님께서 가진 걸 선수들에게 나눠주셔서 되게 좋다”고 대동소이한 내용을 연이어나갔다.

정재홍(SK)은 “문경은 감독님은 코트 밖에서 형과 동생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편하다. 경기 중에 못 할 때는 혼내시지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많이 노력하신다. 상처를 안 주려고 하신다”고 했다.

② 우리 감독님의 남다른 매력
배병준(KGC인삼공사)은 김승기 감독을 ‘츤데레’라고 표현했다. “과격한 이미지가 있지만, 저를 따로 불러서 ‘너에겐 이번이 기회니까 열심히 해야 한다. 전성현이 없을 때 입지를 굳혀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물론 정신 못 차릴 때는 화도 내신다. 화를 내시는 만큼 뒤에서 토닥토닥 해주신다.” 김승기 감독은 2018-2019시즌을 치르던 중 TV 카메라가 있는 앞에서 실책을 한 박형철에게 “너 일부러 그랬지?”라고 말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배병준에게 그때 분위기를 묻자, 배병준은 “그 경기 이후 감독님께서 ‘앞으로 주의를 하겠다’며 선수들에게 사과를 하셨다. 선수들도 ‘우리가 그렇게 화를 내시지 않도록 잘 하면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했었다”고 답했다.

박병우(DB)는 이상범 감독을 “대인배”라고 불렀다. 박병우는 “이상범 감독님은 어떨 때 아버지, 어떨 때 형 같은 느낌이다. 선수들에게 장난도 많이 치시고, 약속을 한 건 꼭 지키신다. 굉장히 박빙의 승부에서 작전시간 때도 여유를 잃지 않으신다. 그런 걸 볼 때 대단하다고 느끼고, 본받을 게 굉장히 많으신 분”이라고 했다. 윤호영도 이상범 감독 칭찬에 동참했다. 윤호영은 “많은 감독님을 겪어봤는데 이런 마인드를 가지신 분은 처음”이라며 “선수들을 배려하는 게 느껴지고, 이 선수를 어떻게 기용했을 때 선수가 빛날 수 있는지 생각하시고, 준비를 하신 뒤 그렇게 기용하신다”고 적시적소에 선수들을 활용하는 이상범 감독의 능력을 높이 샀다.

오용준(현대모비스)은 “유재학 감독님은 운동을 열심히 하셔서 몸 관리를 정말 잘 하신다”고 입을 연 뒤 “저는 이런 걸 처음 느낀다. 감독님께서 선수들보다 시간에 더 철저하시다. 보통 감독님께서 제일 마지막에 버스를 타시는데 유재학 감독님께선 선수들보다 더 빨리 타신다. 경기 하는 것뿐 아니라 준비하는 자세부터 다르다”고 했다. 이어 “세세하게 선수들을 챙기신다. 식사시간에도 추울 때 감기 걸릴까 봐 코치님을 통해서 세세하게 봐주신다. 그래서 아침에 추우면 선수들이 모두 양말을 신는 게 정착되었다”고 덧붙였다.


③ 자율성을 강조하는 감독들
DB 이상범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이 맡기는 편이다. 윤호영은 “정말 편하게 해주신다. 선수 생활에 대해서 말씀하시지 않고, 최대한 선수들이 편하게 생활하도록 하신다”며 “코트에서 집중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게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나가게 하신다. 그렇게 하며 많이 믿어주신다. 선수들에게 믿고 맡기시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한다”고 이상범 감독 자율 농구의 장점을 설명했다.

코트 밖 자율성에선 삼성이 가장 유명하다. 차민석(삼성)은 “많이 알려진 대로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강조하신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자신이 알고 노력하도록 만들어주신다. 훈련할 때도 많은 말씀을 하시지 않지만, 넌지시 슛에 대해서 안정성 있게 던질 수 있도록 말씀 등을 하신다. 이런 부분을 말씀하실 때 스스로 알아서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는 경기를 많이 하는데 그럼에도 부담을 주기보다 즐기라는 말씀을 하신다. 성적이 안 나는 건 우리가 (감독님의 주문을) 이행하지 못하는 게 더 큰 이유다. 그럼에도 ‘즐겁게 하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기승호(KGC인삼공사)는 “감독님께서 훈련 시간 외에는 되도록 마주치지 않으시려고 하며 선수들에게 자율을 주신다. 감독님께서 ‘하루에 두 시간, 경기 있을 때 3시간 본다. 그 때만 죽기살기로 하자. 나머지는 너희가 편하게 생활해라. 그게 프로’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팀이 제일 자율적으로 편하게 생활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④ 우리 감독님, 예상 밖 말말말
KCC는 예상과 다른 행보로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부진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브랜든 브라운의 개인 플레이였다. 오그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브라운의 플레이에 변화가 생겼다. 오그먼 감독이 브라운과 경기 영상을 보며 1대1 면담을 많이 가진 덕분이다. 오그먼 감독은 1월 6일 DB에게 승리한 뒤 “코트 밖에서 브라운과 많은 이야기를 한다”며 “경기 영상을 많이 보면서 뭐가 잘 되고 안 되는지 많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고 브라운이 달라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오그먼 감독은 어느 감독보다 선수들과 많은 대회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교창은 “감독님께서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하신다. 현재 상태가 어떤지, 원하는 게 있는지 대화하는 걸 좋아하시고, 소통을 많이 하시려고 한다”고 했다.

모든 감독들이 오그먼 감독처럼 선수들과 1대1로 마주앉아 종종 이야기를 나누는 건 아니다. 면담을 해도 주로 고참들과 갖는다. 그 중에 서동철 감독도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조상열은 “컨디션이 안 좋을 때 2번 정도 감독님과 면담을 했다. 저도 답답하거나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때 말씀 드렸다. 감독님께서 질책하시려고 부르는 것보다 불편한 걸 듣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신다”고 했다. 이어 “경기 중에는 선수들의 기 죽이는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 솔직히 20~30분 가량 뛰는 선수들은 눈치를 안 볼 수 있지만, 1~2분 뛰는 선수들은 하나하나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기회가 왔을 때 슛을 안 던지면 자신 있게 하라며 혼을 내시지만 자신있게 플레이를 하면 별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고 덧붙였다.

데뷔와 함께 패스 센스를 자랑하고 있는 서명진(현대모비스)은 “현대모비스 하면 억압되어 있는, 잡혀있는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유로운 분위기였다”라고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감독님께서 운동과 연습할 때 궁금한 게 있으면 이야기를 잘 해주신다. 생각보다 무서운 건 아니다. 밖에서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 운동할 때나 경기할 때 집중만 하면 된다. 지적 받는 것도 혼나는 것보다 가르침을 받는 거라서 무섭지 않다”고 했다.

⑤ 우리 감독님, 못 다한 이야기
경기 당일까지 어느 팀보다 열심히 전술 훈련을 하는 팀은 KT다. 어떤 구단은 당일 오전 훈련을 슈팅 훈련만으로 끝내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KT는 다른 팀보다 30분 가량 더 긴 1시간 30분 정도 오전 훈련을 하며, 전술 훈련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다. 조상열은 “감독님 성향도 있지만, 우리 팀은 전반적으로 김영환 형 빼고 20~30분 이상 뛴 선수들이 거의 없는, 어린 선수들 중심이기에 많은, 반복된 훈련을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시즌을 치르다보니 선수들도 전술을 더 정확하게 인지하고 적용한다”고 했다. 이어 “세세하게 훈련하는 게 우리 팀에는 필요하다. 처음에는 ‘훈련을 오래 하네’라는 생각을 했지만, 경기를 거듭하며 도움이 된다는 걸 느낀다. 한 번 이야기를 하면 일부 선수가 정확하게 받아들이지 못해 2~3번 반복을 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기승호는 김승기 감독의 뜨거운 승부욕을 언급했다. 기승호는 “감독님과 7개월 가량 함께 보냈다. 선수들보다 더 승부욕이 강하다”며 “출전 기회가 적었거나 이적 선수들에게 서러움 폭발을 동기 부여로 제시하며 ‘배고픈 서러움을 이번 시즌 터트려보자’고 하셨다”고 했다. 그는 “잘 하면 더 격려하고, 주춤하면 ‘여기서 끝낼 거냐? 전보다 훨씬 잘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선수들은 여기서 더 감동을 받는다. 여러 선수들을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고, 식스맨들이 힘을 낸다. 양희종 형과 오세근이 빠졌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오리온 김도수 코치는 KTF(현 KT)와 오리온에서 추일승 감독과 오랜 시간 선수와 감독으로 지냈다. 김도수 코치는 “추일승 감독님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하지만, 지금 성격이 변하셨다. 제가 어릴 때 감독님께선 강하셔서 정말 무서웠다. 그런데, 고참이 되어서 다시 감독님을 만나니까 무섭다기보다 섬세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일화도 꺼냈다. 김도수 코치는 “감독님께서 ‘3라운드까지 고생하고, 4라운드부터 치고 나가자’고 하셨는데 그대로 되고 있다”며 “10연패를 했을 때 이런 말씀도 하셨다. ‘스트레스 너무 받지 말자. 지면서 배우는 거다. 이런 경험을 하는 게 흔치 않다. 이기는 경기에서도 공부가 되지만, 이렇게 지는 경기도 공부가 된다”고 했다.

코트와 TV에서는 무섭고 엄격하게만 보였던 감독들이지만, 밖에서는 누구보다 섬세하게 자신의 지도 철학을 펼치며 팀을 이끌고 있었다. 때로는 자극을, 때로는 격려를 통해 챔피언팀에 어울리는 선수단을 꾸려가는 프로농구 감독들, 그들의 이러한 숨은 매력(?)을 알고보는 것도 농구 보는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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