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하)승진이 형이 뛰는데 힘들다고 하면 안 됩니다.”
고양 오리온과의 6강 혈전은 정규리그 막판까지 총력을 다한 전주 KCC를 지치게 했다. ‘금강불괴’ 이정현이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부진을 겪을 정도로 선수단의 컨디션 저하는 심각하다. 그러나 그들의 눈빛은 살아있다. ‘최강’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펼치는 KCC의 동기부여는 무엇일까.
지난 1차전 2쿼터, 하승진은 코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이후 보호 마스크를 쓰고 2, 3차전 모두 나섰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닌 상황이다. 심지어 3차전에선 리바운드를 하던 도중 볼에 얼굴을 맞아 쓰러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그의 열정은 뜨겁기만 하다.
하승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221cm의 거대한 신체를 이용한 플레이는 그 누구에게도 위협적이다. 그러나 현대농구의 트렌드와는 맞지 않고, 수비에서의 취약한 부분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KCC가 매 시즌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핵심 이유이자 지난 7년간 정상을 차지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와의 4강 시리즈에선 하승진의 존재감은 상당히 크다. 라건아와 함지훈은 하승진이 투입된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외곽으로 빼내 공략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는 않다. 이 둘의 득점이 나오는 순간은 대부분 하승진이 벤치로 물러났을 때다.

플레이 외적으로도 하승진의 존재는 KCC 내부에 큰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주장이라 그런 것일까? 아니다. 코뼈가 골절됐음에도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한 투지, 그것만으로도 다른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있다.
현재 KCC는 체력이 모두 고갈된 상태다. 정규리그 막판까지 순위 결정을 위해 핵심 전력을 쉬게 해주지 못했고, 6강 시리즈에서조차 오리온과 혈전을 펼쳤다. 3-1로 마무리하며 어느 정도의 휴식기를 가졌지만, 오랜 피로 누적이 단기간에 사라지는 건 현실적이지 못했다.
지난 1, 2차전의 접전패는 하승진의 투혼, 그리고 선수들의 열정이 그대로 무산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승부처에서의 집중력 저하는 여전했고, 하승진 역시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하지만 3차전부터 KCC는 달라졌다. 그 중심에는 하승진을 향한 선수들의 믿음, 그리고 사랑이 있었다.
3차전 후, 이정현은 “승진이 형이 코뼈 부상에도 정말 열심히 뛰어주고 있다. 평소보다 수비 범위가 넓어졌음에도 잘해주고 있다. 승진이 형이 저렇게 뛰는데 힘들다고 쉴 수 없다.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정현 역시 3차전 2쿼터에 발목 부상을 당했지만, 후반부터 KCC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 모든 건 하승진에게 동기부여를 얻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송교창 역시 하승진을 언급하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고, 3차전의 X-FACTOR로 등장한 최승욱도 “승진이 형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려고 한다. 남은 경기도 자신 있다”고 언급했다.
듬직한 리더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능력이 있다. 아직 불리한 상황인 건 사실이지만, 하승진이 있기에 KCC는 한 가닥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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