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가드는 팬들을 즐겁게 하지만, 센터는 감독을 즐겁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현재의 고려대를 보면 꼭 맞는 것 같지는 않다.
고려대는 9일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KUSF 대학농구 U-리그 단국대와의 경기에서 78-83으로 패했다. 벌써 시즌 2패째(3승)를 당하며 7위로 추락한 것이다.
지난 4년간 고려대는 정규리그에서 단 2패만을 기록했다. 2015시즌 1패, 2016시즌 무패, 2017시즌 1패, 2018시즌 무패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출발부터 불안하다. 핵심 원인은 바로 앞선에 있다.
과거 고려대는 어떤 포지션이든 정상급 선수가 즐비했다. 특히 박재현-이동엽-김낙현으로 이어지는 포인트가드진은 대학 레벨에선 최고 수준이었다(프로에서의 평가는 잠시 잊자). 하나, 현재 고려대는 마땅한 가드가 없다. 3학년 김형진(179cm, G)과 2학년 정호영(190cm, G)이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이름값이나 실력 면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이우석(196cm, G)과 김진영(193cm, G)이 존재하지만, 그들에게 더 많은 걸 바라기는 힘들다.
물론 골밑을 보면 여전히 든든하다. 다음 신인 드래프트 유력한 1순위인 박정현(204cm, C)과 박민우(195cm, F), 하윤기(203cm, C)가 버티고 있으며 서정현(200cm, C) 역시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지휘할 포인트가드가 없다.
주희정 감독 대행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높이에선 분명히 강점이 있다. 그러나 앞선에서 제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 아직 플로어 리더로서 해야 할 것을 어색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희정 대행이 바란 플로어 리더로서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토킹’이다. 포인트가드만큼 코트를 넓게 볼 수 있는 선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야전사령관’이라는 칭호가 붙기도 한다. 그만큼 선수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야 하며 감독의 지시를 빨리 알아차리고 이행해야 한다.
“코트 위에서 말하는 걸 힘들어하면 안 된다. 포인트가드라면 상황에 맞게 팀원들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감독이 모든 걸 다 통제할 수는 없다. 좋은 포인트가드가 되려면 말을 많이 해야 한다.” 주희정 대행의 말이다.
결국 자기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던 고려대 앞선은 윤원상(182cm, G)에게만 49득점을 허용하는 치욕을 맛봤다. 그뿐만 아니라 식스맨 정도로 평가받는 윤성준(183cm, G)에게도 4개의 3점포를 얻어맞았다.

포인트가드가 제 역할을 못 하면서 고려대의 코트 위 리더는 박정현이 맡고 있다. 본연의 역할인 골밑 플레이는 물론 컨트롤 타워의 자리에 서며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 및 활용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한계는 있다. 대학 최고의 센터인 박정현의 위력이 반감되는 효과가 크다.
이제 시즌 초반에 불과한 상황, 고려대의 위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 경기 어렵게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자존심은 상할 대로 상할 수밖에 없다. 주희정 대행은 “단기간에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기는 힘들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9~10월에 맞춰져 있다. 100% 만족스러울 순 없지만, 조금씩 바뀌고 있다. 당장의 실패에 겁내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보겠다”며 긍정적인 부분을 바라봤다.
어쩌면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고려대. 그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
#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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