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제발 집중해라!” 박혜진이 부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

아산/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9 07: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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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도연, 변소정(이상 BNK)
[점프볼=아산/이상준 기자] 박혜진(35, 179cm)은 코트 내에서 누구보다 바쁘다.

주장. 언뜻 보기에는 굉장히 영광스러운 직책이자 늠름한 위치다.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한 팀을 이끈다는 사명감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수많은 고충이 있다. 나 하나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닌, 다 같이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부산 BNK 썸 주장 박혜진이 그렇다. 이적 후 두 시즌째를 맞이한 시점, 스스로도 2008~2009시즌 데뷔 후 2023~2024시즌까지 몸담은 아산 우리은행의 색채를 잊기에도 바쁘다. 그렇지만 박혜진은 늘 자신보다 동료들을 더 챙긴다. ‘집중력 상승’을 가장 먼저 외치면서 코트 내에서 박정은 감독의 역할을 한다.

이런 맏언니에게 ‘집중 폭격’ 당하는 선수들이 있다. 김도연과 변소정이 그 주인공. 김도연과 변소정은 박정은 감독의 인터뷰마다 오르내리는 선수들 중 하나다. “식스맨 선수들이 주전들을 잘 뒷받침해야 한다. 그래야 팀도 건강해지고, 이 선수들에게도 더 큰 성장의 계기가 된다. (김)도연이나 (변)소정이도 마찬가지”라는 게 박정은 감독의 계속되는 견해.

2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과 BNK의 맞대결. 박혜진은 모든 선수에게 그랬지만, 특히 김도연과 변소정의 플레이가 해이해진다 싶으면 곧바로 호출했다. “얘들아, 제발 집중해라!” 출전하면 더 코트에서 집중력을 드높여야 한다. 그게 영건들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맏언니의 눈에는 아직 성에 안 찬다.

언니의 마음을 알았을까. 김도연(2리바운드 1블록슛)과 변소정(4점 5리바운드)은 기록이 전부가 아닌 활약으로 BNK 승리(54-45)에 힘을 보탰다. 철저한 골밑 자리싸움으로 주득점원들이 편하게 공격할 수 있게 책임진 것.

박혜진도 경기 후 김도연과 변소정을 언급했다. 그 속에는 더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자신도 루키 시절 겪은 시행착오가 있기에 공감대는 많고도 많았다.

“도연이는 중요한 순간, 집중하고 뛰어야 하는데 자꾸만 자기 매치가 아닌 선수한테 가더라. 하필이면 (김)단비 언니와 붙는 위치였다. 그만큼 정신 차리고 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소정이가 주요 타겟이 된다. 조금만 집중하면 언니들 사이에서도 잘 녹아들 것 같은데… 뭔가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밝아지면, 어린 선수 티가 난다. 흐트러진다. 그만큼 소정이를 혼내기도 하고, 달래주면서 설명도 해준다. 고맙게도 잘 받아준다. 운동할 때나 경기할 때 집중하는 것이 보인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코트에서 더 강하게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선수들도 불안해한다. 호되게 뭐라 할 때가 많다. 물론 자신 있게 하라고 북돋아 줄 때도 있다. 내가 이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박혜진의 말이었다.

박혜진의 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결이 좀 다르다. 앞선 두 명에게는 매운맛 조언을 남겼다면, 이번에는 순한맛 조언을 전했다. 이제 막 데뷔를 알린 루키 이원정에게도 전한 사랑의 말이 바로 그것이다.

17살의 나이 차이. 어떻게 보면 ‘언니’라는 호칭보다 ‘이모’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사이다. 그렇지만 박혜진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고등학생 신인 선수에게 ‘언니’로서 따스한 한 마디를 남겼다.

박혜진은 이원정에 대해 “그 나이 때는 정신이 없을 것이다. 누구 맡으라고 하면 그 사람만 졸졸 쫓아다니기 바쁘다.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상대 선수가 뭘 잘하는지만 알려준다. 자신있게 하라고 이야기한다”라는 말을 전했다.

박혜진이라는 기둥의 지탱 속, BNK의 영건들은 매일 성장한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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