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채진은 13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의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출전, 26분 54초를 소화하며 5점 4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전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며 58-70으로 패, 시리즈 전적 2패에 그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한채진은 경기 종료 후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한채진은 눈물을 흘리며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달려왔다. 21년 동안 같은 자리에 있어 준 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건강하게 선수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부모님께도, 앞으로 나를 지켜줄 남편에게도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농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건 팬들 덕분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나는 비록 떠나지만 우리 동료들을 계속해서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팬 여러분, 감사했습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공식 발표만 없었을 뿐 패한다면 한채진의 마지막 경기가 된다는 건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코칭스태프, 선수단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4쿼터 막바지부터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리기까지의 과정은 흡사 드라마와 같았다.
신한은행의 패색이 짙었던 경기 종료 20초 전. 이휘걸 코치는 구나단 감독에게 한채진 투입을 건의했다. 한채진이 코트에서 마지막 순간을 누리며 은퇴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강)계리도 나에게 다가와서 ‘(한)채진 언니 넣어야 돼요’라고 하더라. 안 그래도 얘기해놨다고 했다.” 이휘걸 코치의 말이다.
한채진이 투입된 후,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겼다. 김소니아가 경기 종료 16초를 남기고 코너에서 3점슛을 터뜨린 것. 여차하면 한채진이 마지막 슛을 못 던진 채 경기가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양 팀의 격차는 12점에 달했고, 통상적으로 이와 같은 상황이면 마지막 공격권을 가진 팀이 공격을 시도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이때 하프라인 부근에 있던 박혜진이 한채진 쪽으로 공을 던졌다. 한채진이 슛을 던지길 바라는 마음에 의도적으로 범한 실책이었고, 이후 수비도 터프하지 않았다. 한채진의 3점슛은 림을 외면했고, 수비 리바운드를 따낸 이는 김단비였다. 이때 위성우 감독은 “채진이 줘!”라고 외쳤고, 김단비 역시 골밑에서 탑에 있는 한채진에게 공을 건넸다. 사실상 패스나 다름없었다.

한채진을 향한 박혜진, 김단비의 패스는 당연히 공식 기록에 실책으로 남았다. 비록 자신의 실책이 기록된다 해도 WKBL을 대표하는 레전드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실책도 불사하며 공을 건네준 것이다.
이휘걸 코치는 “역시 위성우 감독님은 전략 외에도 존경할 부분이 많은 분이었다. 채진이를 위해 배려해주신 부분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은 고아라 역시 “상대 팀 선수로 10여 년 동안 만났는데 굉장한 선수였다. 은퇴한다고 하니 아쉽기도, 슬프기도 하다. 다른 인생을 살더라도 행복하길 바라고, 그동안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한편,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한채진은 ‘5월의 신부’가 된다. 신한은행은 2023~2024시즌 홈 개막전에서 한채진의 은퇴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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