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수원/최서진 기자] 이별은 언제나 어렵다.
원주 DB 최승욱은 지난 시즌부터 54경기 중 51경기에 출전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남겼다. 이번 시즌 그의 롤은 3&D. 간간이 터져주는 3점슛과 상대 에이스를 봉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김영현이 186cm로 가드 전담이라면, 193cm에다 기동력이 좋은 최승욱은 보다 수비할 수 있는 포지션 범위가 넓다.
21일 수원 KT를 상대한 최승욱은 상대 에이스인 허훈을 봉쇄했다. 김영현도 9분 57초밖에 뛰지 않았다. 경기 전부터 최승욱에게 허훈을 맡긴다던 김주성 감독의 플랜을 이행했다. 최승욱은 24분 44초 출전, 4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2블록슛, 코트 마진은 팀 내 상위권인 +15점을 기록했다. 최승욱이 수비한 허훈은 24분 35초 출전에 4점 5어시스트 1스틸에 코트 마진 -15점. DB는 87-71로 승리했다.
둘의 지표로 최승욱이 얼마나 자신보다 작은 선수를 성실하게 괴롭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최승욱이 이만큼이나 열심히 뛴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실 최승욱은 서울 삼성과의 경기가 있던 18일, 13살이었던 그의 반려견 ‘삼이’가 세상을 떠났다. 최승욱은 오후 4시 경기를 앞두고 점심때까지 눈물을 흘렸다. 현재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500만 명에 이른다. 그만큼 우리 삶에 스며든 반려동물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최승욱은 “얼마 전 반려견 삼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경기 전 점심시간에, 몸 푸는 내내 울었다. 진짜 경기를 못할 정도로 펑펑 울었다. 그래도 우리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 모두 따듯하다. 위로를 많이 해줬다. 쉴 수 있게끔 배려해주셨다. 그 마음 덕분에 잘 추스를 수 있었다. 사실 프로라면 공과 사를 구별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애써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최승욱은 슬픔에도 프로니까 경기를 뛰었다. 배려 덕분도 있지만, 삼성전에서 4분 55초 동안 코트를 밟았다. 다음날 이어진 고양 소노와의 경기에서도 10분 넘게 출전하며 자리를 지켰다.
최승욱은 “정말 사랑했다. 그래서 마지막을 지켜보지 못하고, 잘못해준 것 같아 너무 슬프고 미안했다. 사실 그 다음 경기까지 지장이 있더라. 이번 경기는 정말 그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집중해서 뛰었다. 삼이를 위해서라도 뛰자 싶어서 열심히 뛰었다”고 설명했다.
최승욱에게 반려견 삼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최승욱은 “마지막에 잘해주지 못한 부분이 신경 쓰였다. 아팠는데, 피곤해도 한 번 더 들여다 봤다면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죄책감도 든다. 그래도 이렇게 내 앞에 나타나 줘서 고맙고, 하늘나라에서는 꼭 건강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나중에 꼭 다시 만날 테니 그때까지 잘 지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하늘에서는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하지 않나. 삼이도 최승욱의 하루를 지켜보고,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을까.
#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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