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안양 정관장과의 원정 경기를 마친 후의 일이다. 강혁 감독은 당시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베니)보트라이트와 선수들의 합을 맞춰야 할 것 같다”라며 닉 퍼킨스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보트라이트의 KBL 적응을 과제로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러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2경기 동안, 보트라이트의 인게임 능력은 크게 돋보이지 못했다. 장점인 3점슛은 2경기 도합 12개를 시도했으나, 단 2개만이 림을 가를 정도로 작디 작았다. 무엇보다 득점 자체도 두자릿수를 넘기지 못하며 각각 6점과 7점에 그치기도 했다. 라건아의 부담을 지워야 할 선수가 침묵하니 라건아의 부담은 외려 늘었다.
보트라이트가 시원한 슈팅 감각을 보여준 경기는 10일 부산 KCC와의 경기(3점슛 4개)가 전부다. 그 외의 5경기는 모두 0개 아니면 1개다. 들쑥날쑥해도 너무나 들쑥날쑥한 감각에 사령탑도 걱정했다.
26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가스공사와 수원 KT의 맞대결을 앞두고 만난 강혁 감독. 그는 보트라이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해’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아직 KBL과 친해지는 단계인 보트라이트를 이해하려는 취지가 컸다.
“체력이 아직 완전히 안 올라왔다. 어쨌든 이 선수한테 기대하는 건 외곽에서 스페이싱을 벌려주는 것이다. 수비 보다는 팀의 득점이 안 될 시 이를 책임져주는 것이다. 라건아가 매번 선발로 나가기에는 나이가 있어서 힘들어 한다. 그래서 보트라이트의 외곽슛이 조금 더 터져줘야 한다. 본인도 슛이 이렇게 안 들어간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다고 하더라. 그래도 패턴 플레이의 이해도도 좋다. 맞춘 지 오래되지 않아 미흡한 게 보이는 것 뿐이다. 나는 보트라이트의 외곽슛을 믿는다. 언젠가는 들어갈 것이다.”
보트라이트는 완벽하게 그 믿음에 보답했다. 2쿼터, 21-24로 추격하는 3점슛을 터트리자 매섭게 슈팅 감각을 회복한 것. 역전(29-28)을 만드는 3점슛은 물론 스텝백에 이은, 화려한 3점슛까지 선보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2쿼터 3점슛 성공 개수를 5개로 늘렸다.
2쿼터에만 19점. 까꿍이(가스공사 팬 애칭)와 강혁 감독이 바란, 그의 폭발적인 득점 생산 능력이 제대로 나왔다. 더불어 3점슛 5개는 그의 KBL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3점슛 성공 개수다.
물론 후반전에는 라건아(14분 51초)가 20분 중 절반 가량을 책임지며 출전 시간이 줄며 4점에 그쳤다. 그러나 보트라이트는 2쿼터의 대단한 퍼포먼스 포함 23점을 쏟으며 앞선 한자릿수 득점들을 기록한 두 경기를 삭제했다. 향후 가스공사가 기대감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다.
보트라이트를 믿은 강혁 감독도 역전패(74-75)의 아쉬움은 잠시나마 잊고, 그를 칭찬했다. “슛은 들어가면, 안들어가는 날도 있다. 2쿼터에 그래도 자기 슛감이나 득점력을 과시해줬다. 앞으로 라건아의 휴식 시간 때 하나하나 잘 터져주면, 좋을 것 같다”라는 게 강혁 감독의 견해이자 바람이다.
가스공사는 이날 외국 선수 싸움에서 보트라이트와 라건아가 42점을 합작, 34점을 합쳐 기록한 KT 외국 선수 듀오(아이재아 힉스, 데릭 윌리엄스)보다 유리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렇기에 4연패가 더욱 아쉬움으로 느껴질 법 했다.
그래도 보트라이트의 공격력이 다시 회복된 걸 알 수 있었던 경기다.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제 남은 것은 지속성이다. 보트라이트가 30일 원주 DB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뜨거운 손 끝을 과시할 수 있을까.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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