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규 칼럼] 코트 내 폭행 징계 감경, 실익은 없고 논란만 크다

조원규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3 08: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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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남자중등부 경기에서 벌어진 경기장 내 폭력 사태에 대한 대한민국농구협회(이하 협회)의 가해 선수 징계 감경이 논란입니다.

협회는 지난 16일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를 열어 위 사건에 대한 재심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3년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1년 6개월로 줄였습니다. 본지 취재에 의하면 협회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영상, 생활 기록부, 탄원서 등을 확인했다. 여러 가지 근거를 판단해 어린 선수의 실수, 개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재심 결과를 결정했다"라고 했습니다.

▲ 징계, 뉘우침을 위한 제재

징계의 사전적 의미는 ‘허물이나 잘못을 뉘우치도록 나무라며 경계함, 부정이나 부당한 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함’입니다. 징계의 목적은 ‘뉘우침’을 위한 ‘제재’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징계의 감경은 ‘뉘우침’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피해자 측은 ‘뉘우침’이 있었는지 묻습니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 이지헌 변호사는 “사건 직후 피해자에게 연락은 없었다. 학폭(학교폭력) 절차가 진행이 되니 연락이 왔다”라며 “학폭도 인지 사건으로 학교가 절차를 진행했다”고 했습니다. “피해 선수 부모는 (가해 선수가) 괘씸하지만, 같은 부모로서 걱정도 되는 복잡한 심경”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변호사는 “협회의 결정 이후에 민형사 소송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줄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상대방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것도 아닌데 감경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합당한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공정위에서 일방의 의견만 들은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라는 지적도 했습니다. “감경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중요한 고려 사항인데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정위가 피해자의 입장도 듣는 것이 온당했다는 주장입니다.

최초 징계 수위에 대해 이견도 있었습니다. 3년 6개월은 사실상 선수 생명을 끊는 조치고, 그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것입니다. 징계 수위는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감경의 사유와 절차는 논란이 없어야 합니다.

▲ 규정, 해석을 바르게 했나요?

공정위 규정 제32조에 의하면 혐의에 대한 수사기관의 불기소 결정이나 법원의 무죄판결 확정, 규정이 변경되어 당시 혐의가 징계 사유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등에 한해 확정된 징계를 감경하거나 해지 또는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에 적용될 규정은 아닐 것입니다. ‘위원회가 1차로 결정한 징계 사항에 대하여 재심의 신청을 받아 심의하는 경우 새로운 증거와 소명의 정도를 고려하여 가중 또는 감면할 수 있다’는 제34조가 감경의 사유로 보입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당시 상황에 ‘새로운 증거’가 없다면 ‘소명의 정도’를 감경의 이유로 해석함이 타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소명의 정도는 양측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그것이 없었다면 졸속 심의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감경의 범위도 논란입니다. 규정에 따르면 자격정지의 감경 기준은 ‘인정 또는 확정된 기간의 2분의 1 범위 내’입니다. 3년 6개월에서 1년 6개월은 ‘2분의 1 범위’를 넘습니다. 절차, 명분, 실익 모두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뉘우침 없는 감경? 남는 건 불안

이번 감경 조치로 가해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경기에 출전할 수 있습니다. “1년 전학 패널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중3 선수가 타 시도로 이적해서 1년간 선수 활동의 제한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차피 1학년은 경기 출전이 쉽지 않으니 패널티를 감수하는 것입니다. 징계 기간만 보면 가해 선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피해 선수의 코치는 후유증을 걱정했습니다. “몸싸움이 많은 종목인데 그 사건으로 인해 몸을 사릴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특히 코트에서 다시 가해 선수를 만났을 때 피해 선수가 느낄 부담과 불안을 우려했습니다.

가해 선수가 반성하고 뉘우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것을 피해 선수와 공감하고 관계를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공정위 의결이 그 모든 과정을 빼앗은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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