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통역] ⑥ “1년 차 새내기” 고양 오리온 김상혁

최설 / 기사승인 : 2021-11-17 08: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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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일 자로 고양 오리온의 외국선수 관리를 맡게 된 새내기 통역사. 김상혁(24) 씨.

아직 경력은 짧지만, 그가 지닌 능력과 실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20대의 젊은 패기로 매사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다.

미래 자랑스러운 통역이 되기 위해 지금은 열심히 배워가는 단계라고 말한 김상혁 씨는 앞으로 무결점 통역이 되기로 약속했다. 

 

그런 김상혁 씨의 농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Q.굉장히 젊다. 어떻게 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10개 구단 통역 가운데 가장 어린 걸로 알고 있다(웃음). 평소에 농구에 관심이 많았다. 나에게는 큰 도전이자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어서 지원하게 됐다. 다행히 구단에서 (나를) 뽑아주셨다.

Q.정확히 입사한 날짜는?
지난 9월 1일부터 일을 시작했고, 그 전에 인수인계를 받는 기간이 있었다. 현재 3개월 차다. 아직 모르는 게 더 많고 배워야 할 게 많아서 갈 길이 멀다.

Q.첫 직장인지?
그렇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여러 패션 잡지사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한 적 있지만, 제대로 일을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Q.친구들이 많이 궁금해하고 좋아할 것 같다.
친한 친구들은 경기 중에 내가 나온 영상을 캡쳐해서 공유하고 장난친다. TV에 나온 사람이라고(웃음). 그래도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고 덕분에 더욱 열심히 하려 한다.

Q.스포츠 집안이라고?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과거 친할아버지(故 김종섭)께서 배드민턴 국가대표 감독을 하셨다. 그 영향으로 아버지와 큰아버지들 모두 학창 시절에 운동을 했다. 아버지와 함께 운동했던 박주봉 아저씨(현 일본 배드민턴 국가대표 감독)도 몇 번 본 기억이 있다.

Q.스포츠를 좋아하기까지 친할아버지의 영향이 컸을 것 같은데?
맞다. 할아버지의 영향력이 컸다. 할아버지 집에 가면 각종 트로피와 여러 종목의 용품들이 많이 있었다. 쉽게 접할 수 있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스포츠와 가까워지게 됐다.

Q.그런 친할아버지가 그립다고?
(내가) 대학 들어가고 얼마 안 돼서 돌아가셨다. (친할아버지가) 아무래도 스포츠 업계에서 오랫동안 종사하셨고, 나도 이제 막 스포츠 구단에 들어가서 일을 하다 보니 그 모습을 못 보여드려 아쉽다. 만약 살아계셨다면 아마 가장 좋아하셨을 거다. 많은 조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그립다.

Q.부모님도 좋아하는지?
(나도) 몰랐는데 부모님이 오리온 경기를 전부 다 봤다고 말했다. 좀 놀라웠다. 농구를 평소에 좋아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다 챙겨 볼 줄은 몰랐다. 무척 감사했다. 근데 아버지는 작전타임은 못 보겠다고 말하더라(웃음). 지금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했다. 더 나은 모습으로 자랑스러운 아들이 돼서 언젠가는 경기장에 한번 모시고 싶다.

Q.첫 통역 일, 걱정되진 않았는지?
긴장을 많이 했다. 지금도 부족한 점이 많아 항상 떨린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현장감 때문인지 그런 생각을 잠시 잊을 수 있다.

Q.처음에 누구한테 큰 도움을 받았는지?
처음 입사했을 때 기존에 일했던 한준혜 통역에게 많은 도움과 조언을 얻었다. 여러 팁 같은 걸 공유해줬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과 추가로 알아두면 좋은 것들에 대해서 얘기해줬다. 그중 꼼꼼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거나 노트에 필기해가면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매번 확인하라는 조언은 큰 도움이 됐다. 여전히 따라 하는 중이다.

Q.타 구단 통역과도 연락하고 지내는가?
입사하고 나서 경기장에서 한 번씩 다 인사드렸다. 변영재(대구 한국가스공사), 채성우(창원 LG) 통역 등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 그중 김정래(수원 KT) 통역하고는 가장 많이 연락한다. 경력이 엄청 오래되지도 짧지도 않아 와닿는 조언을 많이 해준다.

Q.막상 통역 일을 해보니 생각했던 거와 다른 점이 있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스포츠 통역에 원래 관심이 많아 이전부터 많이 알아봤다. 변영재 통역 영상도 봤었고, 그러면서 외국선수랑 정말 가깝게 생활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농구 외적으로도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걸 어느 정도 알고 들어와서 그런지 크게 놀랍거나 다르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Q.짧은 기간이지만 지금까지의 소감은?
좀 더 가까이서 들여다보니 농구가 상황에 따라 굉장히 많이 바뀌고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생각한 것보다 더 다이내믹하다. 또 팀과 하나 되어 동화된다는 느낌이 좋고 현장감에 젖어 드는 매력이 엄청나다.

Q.정통 유학파는 아니라고?
다른 통역들처럼 해외 생활을 길게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 잠시 홈스테이 형식으로 미국을 다녀온 게 전부였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자신 있어 하고 좋아했던 게 영어였다. 대학도 영문과로 진학했다. 대부분 영어를 한국에서 배우고 공부했다.

Q.언어 능력에 재능이 있는 건 아닌지?
그런 건 아닌 거 같다(웃음). 어느 분야에 압도적인 재능을 보이는 스타일은 아니다. 초등학교 때 미국서 잠시 지내던 곳이 멕시코랑 가까운 지역이었는데 그 당시는 스페인어를 조금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 까먹었다. 영어에만 관심이 있어 잘하는 것 같다.

Q.미국에서 잠시 지냈던 곳은?
바로 밑에는 멕시코, 옆에는 LA와 피닉스가 가까웠던 작은 시골 동네였다. 가끔 치과에 갈 일 있으면 국경을 넘어 그냥 멕시코로 갈 정도였다. 지역 자체 농구 인기가 워낙 높아 농구를 많이 접했다. 절반은 (LA) 레이커스 팬, 절반은 (피닉스) 선즈 팬으로 나뉘었다. 나는 언더독을 좋아해 당시 선즈 팬이었다.

Q.지금까지 크게 실수한 적이 있나?
다행히 아직까지 큰 실수를 저지른 적은 없다. 앞으로도 없어야 한다. 그렇다고 스스로가 만족할 정도로 잘하고 있는 건 아니다. 부족한 점이 더 많아 채우려고 노력 중이다.

Q.부족한 점을 꼽자면?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바로 순발력이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작전타임이나 그밖에 정해진 시간 안에 정확히 전달하고 빠르게 설명해줘야 하는데 항상 어렵다. 순간 순발력이 떨어진다. 시간 잡는 게 힘들다.

Q.주변 동료들이 많이 도와준다고?
옆에서 도와주는 형들이 많다. 코치분들이나 선수들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준다. 나도 많이 물어보면서 공부하고 있다. (이)대성이 형의 경우 미국에서 생활을 했고, 용어적인 부분에서 큰 조언을 해준다. 처음이라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는데 무척 감사하다.

Q.팀에서 거의 막내일 텐데 이에 따른 어려움은 없나?
전혀 없다. 선수들도 그렇고 스태프 형들이 편하게 대해주고 있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도 세 명이나 있다. (조)석호, (이)정현, (문)시윤이. 대신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김)세창이, (조)한진이, (박)진철이가 있는데 군대 간 선수 2명이나 더 있다.

Q.평소 성격은 어떤가? 일하면서 달라져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나?
평소 성격은 조금 내향적이다. 통역으로서 가장 중요한 게 중간다리 역할인데 일할 때만큼은 좀 더 밝고 긍정적으로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

Q.팀 내에서 가장 영어를 잘하는 선수는?
아무래도 대성이 형이 잘하는 것 같고, (임)종일이 형이나 진철이도 외국선수와 직접 얘기가 되는 수준이다(웃음).

Q.지금까지 같이 지내본 강을준 감독은?
농담도 잘하면서 미팅 때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주는 스타일? 굉장히 인간적인 면이 강하다. 선수뿐 아니라 직원들 한명 한명 인간적으로 챙겨주고 조언해준다. 그것을 보고되게 따뜻한 분이란 걸 느꼈다. 또 꼼꼼한 면도 있다.

Q.김병철 코치에게도 고맙다고?
처음에는 대할 때 긴장을 좀 했는데, 알고 보니 되게 다정한 분이었다.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아 (김 코치가)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고 조언해줬다. 강을준 감독과 마찬가지로 멋있는 사람이면서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Q.고참 선수들로부터도 많은 걸 느낀다고?
(김)강선이 형의 경우 주장으로서 파이팅이 넘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이 되게 멋있다. (오)용준이 형과는 나이 차가 많이 나지만, 좋은 얘기도 많이 듣고 경기 관련해서 이런저런 대화도 자주 나눈다. 두 선수 모두 운동할 때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 인간적으로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이 정도 레벨에서 농구를 한다는 게 쉬운게 아닌데, 분명히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Q.외국선수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두 선수의 성향이 각자 다르기에 먼저 선수의 성격을 파악하고 원하는 부분을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시간 약속도 중요하다. 팀 시간과 맞춰 움직일 수 있도록 시간이나 스케줄 공지를 꼼꼼하게 해주는 편이다.

Q.1옵션 외국선수 미로슬라브 라둘리차의 부진이 아쉽다. 한국 적응에는 문제가 없는지?
(미로슬라브) 라둘리차와 둘이 있을 때 속마음을 터놓고 자주 얘기한다. 본인 스스로도 성적이 잘 안 나와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마음은 정말 잘하고 싶어 하는 선수인데, 잘할 거라 믿고 있다. 한국 생활은 아주 만족해 잘 적응을 잘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아시아 음식에 친숙한 편이고 아직은 김치가 맵다고 하지만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 최근 김치찌개 집에 가서 혼자 먹었다고 자랑했다. 얼마 전 원정 갔을 때는 부대찌개도 맛있게 먹었다. 16살 때부터 타지에서 농구 생활을 하다 보니 독립적인 삶에 오히려 익숙해져 있다고 하더라. 나한테도 최대한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말했다.

Q.평소에 (라둘리차가) 동료들과도 잘 지내는지?
경기장 밖에서는 장난도 많이 치는 편이다. 친한 형 같은 선수다. 그래서 우리 선수단 모두 (라둘리차가) 잘 할 거라고 믿고 있다. 경기 중에는 몰입하기에 표정이 어두워 보일 수 있는데 평소에는 그렇지 않다.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아닐 때는 잘 웃는다. 최근에 (내가) 개인적인 일이 있었는데 라둘리차가 “오늘 승리는 너를 위한 승리다”라고 문자를 보내서 감동한 적 있다. 마음이 따뜻한 선수고 의욕도 있는 선수다. 더 많이 돕고 싶고 잘했으면 좋겠다.

Q.머피 할로웨이 성격은 정반대일 것 같은데?
맞다. 밝고 유쾌하고 같이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스타일이다. 적응력 좋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 같지는 않다. 개인적으로도 최근 이태원에 같이 놀러 간 적 있다. 음식은 치킨을 좋아해서 자주 먹는다. 라둘리차와도 사이가 굉장히 좋다. 서로 의지한다.

Q.더 나은 통역을 위해서 노력하는 점이 있다면?
아까 말한 부족한 점으로 꼽은 순발력을 보완하기 위해 많이 준비하는 편이다. 미리 머릿속으로 어떤 얘기를 하면 좋을지 생각해 두고 상황에 맞춰서 준비해 나간다. 팀 전술 미팅은 거의 다 들어가고, 중간중간 비디오 미팅 때도 꼼꼼하게 지시 사항들을 알아두기 위해 참여한다.

Q.어린 나이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고?
나이가 어리다는 게 어떻게 보면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만큼 배움에 대한 부담이 적고 좀 더 편하게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험을 무시할 순 없지만 나도 하나하나 배워간다는 점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

Q.통역 일을 하면서 생긴 습관이 있는지?
자꾸 중얼거리는 습관이 생겼다(웃음). 즉시 말하기 위해 정리하다가 생긴 버릇이다. 노트에 글 적어두는 것도 습관이 됐고, (머피) 할로웨이가 걷는 걸 좋아해서 따라다니다 보니 이제 원정 경기를 가면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밖으로 나간다.

Q.보통 쉴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대부분의 통역분이 쉴 때 잔다고 많이 말하는데, 나도 똑같아졌다. 최대한 밀린 잠을 자려고 한다(웃음).

Q.오리온 선수단에 숨기는 마음이 있다고?
통역하기 전부터 농구를 좋아했고, 워낙 유명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문득 내가 이 형들이랑 같이 있다는 게 신기할 때가 있다. 종종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굉장히 팬이다.

Q.신인 이정현의 활약이 대단하다. 유력 신인왕 후보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도 정현이가 (신인왕을) 받았으면 한다. 정말 잘하는 선수다. 항상 웃고 기분 좋아지는 동생이다.

Q.올 시즌 가장 기억이 남는 경기는?
지난 6일, 7일 주말 2연전이다. 첫 유 관중 홈경기였고, 2연승을 했다. 홈 팬들 앞에서 이기고 싶었고 그런 마음이 컸는데 엔트리에 들어간 모든 선수가 다 잘해줬다. 게임 자체도 흥미진진했다.

Q.오리온 선수단 분위기는?
정말 좋다. 좋은 선수들이기 전에 좋은 사람들이 다 모여 있어서 선수단 분위기가 매우 좋다. 통역으로서도 첫 시작을 오리온에서 하게 돼서 영광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더욱 애착이 가고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Q.올 시즌 오리온 농구를 더욱 즐기기 위해선?
우리 팀에는 특색있는 선수들이 많다. 선수 한 명 한 명의 스타일을 잘 파악하고 경기를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또 화끈하게 공격 농구를 펼친다.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어디서 어떻게 어떤 선수가 골을 넣는지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틸과 속공 모두 상위권에 있다. 이 점도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Q.미래에도 통역 일을 하고 있을지?
팀에서 원한다면 계속해서 하고 싶다. 이 일이 재밌고 내가 가장 원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글_최설 기자
#사진_유용우 기자, 김상혁 통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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