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를 주고 싶었다” 애제자 박지현 향한 위성우 감독의 마음

조영두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2 09: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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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박지현은 한국 여자 농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주다. 지난 2018~2019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아산 우리은행에 입단한 그는 리그 최고 명장 위성우 감독 아래서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 시즌에는 30경기 평균 36분 44초를 뛰며 15.4점 10.4리바운드 2.9어시스트로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그러나 올 시즌 박지현은 슬럼프를 겪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오프 시즌 태극마크를 달고 2020 도쿄 올림픽, 2021 FIBA 여자 아시아컵 일정을 소화하느라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 또한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도 턱 없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박지현은 부천 하나원큐와의 개막전에서 16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작성했지만 엄지발가락 부상을 입어 다음 경기에 결장했다. 이로 인해 컨디션은 더욱 나빠졌고, 이후 6경기에서 한 번도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등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지현의 시즌 평균 기록은 7경기 26분 41초 출전 6.1점 5.6리바운드 1.9어시스트. 지난 시즌과 비교해 너무나 초라한 기록이다.

지난 20일 우리은행과 인천 신한은행의 경기를 앞두고 위성우 감독에게 박지현의 슬럼프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위성우 감독은 “지금 모든 게 안 된다. 혼도 내고, 달래도 보고 하는데 본인도 충격이 큰 것 같더라. 안쓰럽긴 하지만 본인이 충분히 느끼고 있다. 큰 선수가 되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언니들은 쌓아놓은 내공이 있다 보니 페이스 찾을 시간만 주면 되는데 (박)지현이는 쌓인 게 없다보니 시간이 더 걸린다. 지금 신인 때 보다 몸 상태가 더 안 되어 있다. 농구가 안 되니까 정신적으로도 힘들 것이다. 이 슬럼프가 지현이한테 좋은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 독보다는 약이 되는 것 같다. 언제 페이스를 찾을지 모르겠지만 워낙 성실한 선수라 좀 더 올라오면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위성우 감독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박지현은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도 37분 30초를 뛰며 4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그쳤다. 그런데 4쿼터 막판 다소 놀라운 장면이 나왔다. 65-65 동점으로 맞선 4쿼터 종료 9초를 남기고 공격권을 가진 우리은행이 작전 타임을 불렀다. 위성우 감독은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키기 위해 선수들에게 패턴을 지시했다.

보통 이러한 상황에서는 팀의 에이스나 당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에게 공격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위성우 감독은 박지현에게 마지막 공격을 지시했다. 핸즈 오프 플레이를 통해 탑에서 공을 잡은 박지현은 골밑으로 파고들어 수비수 강계리를 달고 회심의 레이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레이업은 림을 돌아 나왔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최근 박지현의 컨디션을 고려했을 때 다른 선수에게 공격을 맡기는 게 나았을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위성우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일부러 4쿼터 마지막 공격을 맡겼다. 슬럼프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연장전에 가서 지더라도 지현이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도 슛을 시도했으니 만족한다. 슛을 시도하는 과정은 좋았다. 성공시키는 능력은 본인이 키워야 한다.”

현재 우리은행은 5승 3패로 명성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만약,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패했다면 시즌 전적은 4승 4패가 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위성우 감독은 애제자 박지현의 슬럼프 탈출을 위해 4쿼터 마지막 공격을 맡겼다. 위성우 감독이 박지현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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