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그래프] (1) 중앙대 박인웅 "활동량과 빠른 농구, 그게 내 농구다"

조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2-06-15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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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억하고 뽑아 주세요" 2022 KBL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완생을 꿈꾸는 대학 졸업반 미생들의 농구 인생을 조명해본다.

[점프볼=조형호 인터넷기자] 첫 번째 미생은 중앙대 주장 박인웅(21, 192cm)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주장을 맡아 대학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인웅의 '미생그래프'를 살펴보자.

#전학보다 두려웠던 건 농구공을 잡지 못한다는 것
어릴 적 안양체육관 근처에 살던 박인웅은 자연스레 부모님을 따라 농구를 관람하곤 했다. 빠르고도 화려한 농구의 묘미에 빠져 불과 다섯 살 때부터 농구공을 가지고 놀았다. 이후 안양 KT&G(현 안양 KGC) 유소년 팀에 들어가 취미로 농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벌말초와 연습 게임을 치른 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상대 감독에게 농구를 정식으로 시작해보지 않겠냐고 러브콜을 받았으나 그의 대답은 “NO”였다. 친구들을 두고 전학을 가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째 유혹은 그의 마음을 바꾸기 충분했다. 6학년 당시 연습 경기 후 호계중 코치에 농구를 정식으로 배워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곧바로 엘리트 코스에 입문했다. 당시 호계중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박인웅은 “연령별 국가대표에 뽑힌 형도 있었고 다들 잘하는 선수들이었어요. 취미로 농구를 해오던 저는 우리 팀 형들을 보고 대한민국에서 농구를 제일 잘하는 형들이 모인 학교에 온 줄 알았죠(웃음)”라고 회상했다.

“1학년 때는 경기를 거의 못 뛰었지만 제대로 된 농구를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했습니다”. 박인웅의 농구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해도 농구를 보는 것조차 좋았고, 원주 DB 이용우 등과 함께 매일같이 야간 훈련을 하며 땀을 흘렸다. 그때 기초가 잡힌 슛은 현재 박인웅의 무기로 자리 잡았다. 이후 중학교 3학년 때 두 번의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기쁨의 순간을 만끽하기도 했다.

#이세범 선생님과의 만남, 그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다

박인웅은 고등학교 진학을 두고 고민을 거듭한 끝내 서울행을 택했다. 농구 명문 용산고에 입학해 더 깨지고 부딪히면서 성장하고 싶었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학교를 옮기는 과정에서 징계로 인해 1년간 서울시 자체 대회에만 참가했다. 경기력이 떨어졌고 침체기가 왔다. 박인웅은 “부모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힘든 시기였어요. 농구공을 놓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위기라고 생각했죠”라며 힘들었던 순간을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에 뛰지 못하는 만큼 남몰래 구슬땀을 흘렸다. 박인웅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된 후 그가 코트를 누비는 시간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후 이세범 코치를 만났다. “이세범 선생님을 만난 게 제 농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모든 감독님들께 감사하지만 이세범 선생님 덕분에 정말 많이 성장했거든요. 세부적인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알려 주셨고, 팀 성적보다는 선수들의 성장에 포커스를 맞춰 주시는 분이었어요”. 박인웅에게 이세범 코치는 은사님 같은 존재였다.

고등학교 3학년,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팀원들의 부상 이탈로 앞선 대회에서 모두 우승에 실패했지만 여준석과 여준형이 합류하며 결국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세범 코치와의 만남, 팀의 우승까지. 그의 농구 인생에 큰 터닝포인트가 됐다.
“어릴 때부터 중앙대가 너무 멋있어 보여서 다른 학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농구선수로 대학교에 진학한다면 꼭 중앙대에 가고 싶었죠”. 박인웅은 이준희, 선상혁, 문가온, 정성훈 등과 함께 어릴 적부터 꿈꾸던 중앙대 유니폼을 입었다.

“동계 훈련에 참가했는데 그전까지 해온 농구와는 다른 시스템인 거예요. 분위기도 무서웠던 기억이 나요. 아무래도 프로행을 앞둔 형들이 많고,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경쟁이 더 치열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룸메이트였던 이진석(현 울산 현대모비스)이 박인웅에게 손을 내밀었다. 많은 조언과 배려로 박인웅의 적응을 도왔다. 동기 이준희(현 원주 DB)와 개인 훈련을 자처하며 팀에 녹아들기 시작한 박인웅은 점차 양형석 감독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대학교 1학년 3월 한양대와의 경기였다. 전반 20점 차로 뒤지고 있던 중앙대 양형석 감독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박인웅을 투입했다. 박인웅은 이날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비록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지만 3점슛 4개 포함 16점으로 본인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이후 그의 출전 시간도 점차 늘어났다. 스타팅 라인업으로 출전하는 경기도 종종 있었다. 박인웅은 “잃을 것 없다는 마음으로 부딪혔던 것 같아요. 간절함을 코트에 쏟고 싶었거든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라며 신입생 시절을 회상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그는 더욱 단단해졌다

지난해 MBC배 건국대와의 예선에서 위험한 파울로 농구팬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은 박인웅이었다. 기사와 영상 등도 빠르게 퍼지며 박인웅에 대한 비난이 늘어났다. 박인웅은 “제가 생각해도 위험한 파울이었어요. 지금도 가슴속에 미안함을 새기고 있습니다. 제가 농구를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선수 생활을 지속할 동안 절대 잊지 않고 성숙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라고 굳게 다짐했다.

“많은 팬들에게 비판을 받았죠. 그때 당시에 죄책감으로 인해 농구를 그만둬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고, 부모님과도 상의했어요. 상대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도 수차례 연락을 드려 용서를 구했는데 오히려 제가 위로와 조언을 많이 받았어요. 책임감을 더 갖게 된 계기였던 것 같네요”

더욱 단단해진 그는 4학년이 되고 팀의 주장을 맡았다. 이준희, 선상혁 등이 얼리 드래프트로 팀을 떠났지만 문가온, 정성훈 등과 함께 맏형 라인이 됐다. 올 시즌 대학리그 예선을 4위로 통과했다. 100%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초반 5연승을 달리는 등 선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박인웅은 리그 득점 1위 자리에 오르며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중앙대 양형석 감독은 “(박인웅은)칭찬이 아깝지 않은 선수다. 선수로서의 적극성도 좋지만 주장으로서의 리더십도 상당하다. (박)인웅이가 알아서 팀을 잘 이끌어 주고 있어서 크게 염려하는 부분은 없다. 체력적으로 완급 조절만 잘한다면 더욱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라며 박인웅을 극찬했다.

팀의 주장이 되어 대학리그 예선을 마친 박인웅은 MBC배와 대학리그 본선 무대만을 앞두고 있다.

#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가 되길 꿈꾸다

박인웅의 당시 위험한 파울로 인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팬들이 많다. 박인웅도 이 부분을 인지하며 변화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프로에 진출한다면 팬분들에게 언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연습을 쉬지 않고 있는데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나가는 선수로 기억되면 좋을 것 같네요. 사실 제 잘못으로 인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아요. 제가 경기장 안팎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팬 서비스를 잘하는 친절한 선수가 된다면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어릴 적부터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도 빠른 농구를 해왔습니다. 제 장점이기도 한데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스피드한 농구를 하는 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기도 해요. 뛰어난 선배님들의 장점을 흡수하고, 팀에 녹아들어 얼른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일단 주장을 맡은 뒤 감독님, 코치님이 전적으로 믿어 주셨다. 덕분에 올해 정말 행복하게 농구하고 있고,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믿음에 보답해 남은 대회 최선을 다하고 유종의 미를 선물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힌 박인웅이었다.

2022 대학리그 최고 스코어러의 프로 도전기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전학이 싫어 엘리트 농구의 길을 거절했던 그는 현재 농구에 인생을 걸었다. “팀의 승리를 위해 어떠한 역할이 주어져도 죽기 살기로 임하겠다”던 박인웅. 그가 드래프트 현장에서 활짝 웃을 수 있을지, 나아가 프로 무대에서도 빛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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