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에 소개된 자유투 뱅크슛 “한국만의 매우 독특한 현상”

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12-05 13: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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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KBL은 자유투를 뱅크슛으로 시도하는 선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리그다. 뱅크슛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즈’도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흥미롭게 다뤘다.

미국 언론 ‘뉴욕타임즈’는 5일(한국시간) “일부 한국선수들이 뱅크슛을 좋아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 눈길을 끌었다. ‘뉴욕타임즈’는 1851년 창간된 뉴욕의 일간지로 ‘워싱턴 포스트’와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으로 알려져 있다.

NBA에서는 자유투를 뱅크슛으로 시도하는 선수가 없지만, KBL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역대 최다 3점슛 기록(1669개)을 보유한 문경은(전 SK)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현역 최고의 슈터로 꼽히는 전성현(소노)을 비롯해 이정현(삼성), 이재도(LG) 등도 뱅크슛을 시도하는 선수들이다.

물론 자유투 연속 성공 기록(56개)을 보유한 조성민(전 KT)을 비롯해 KBL 출범 후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스타일을 살펴봤을 때는 클린슛을 고수한 이들의 비율이 훨씬 높다. 다만, KBL이 타 리그에 비해 뱅크슛을 구사하는 선수의 비율이 높은 리그라는 점도 분명한 바다.

전성현은 점프볼을 통해 “문경은 선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흔하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문경은 선배 외에는 없었다. 그게 특별해 보여서 따라 하게 됐다. 중학교 때는 힘이 부족해서 뱅크슛도 못 던졌다. 나중에 힘이 생기면 무조건 머리 위 타점에서 뱅크슛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했고, 고1 때부터 시도했다”라고 말했다.

KBL에 온 후 뱅크슛으로 방법을 바꾼 외국선수들도 있었다. 로드 벤슨(전 DB)이 대표적인 케이스며, 마커스 블레이클리(전 현대모비스) 역시 KT 시절 동료였던 이재도의 조언을 들은 후 한동안 뱅크슛을 던졌다.

당시 KT에서 함께 뛰었던 코트니 심스는 “블레이클리가 한국선수들의 뱅크슛을 처음 보고 놀라워했던 게 기억난다. 지금은 본인이 그렇게 던지고 있으니 내 입장에서는 재밌는 일이다. 다른 리그에서 뛸 때도 그렇게 던질지 궁금하다. (뱅크슛을 던질 의향이 있나?)나는 싫다. 계속 안 들어가서 간절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딱 한 번 정도 시도해볼 것(웃음)”이라고 말했다.

KBL 특유의 뱅크슛은 입소문을 타고 미국까지 진출(?)했다. 미국의 한 농구 코치가 소셜미디어에 KBL 선수들의 뱅크슛을 편집해 올린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미국 기자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스티븐 아담스(지난 시즌 자유투 성공률 36.4%)도 뱅크슛을 시도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까지 관심을 표했다. ‘뉴욕타임즈’는 “수비의 방해를 받지 않고 던지는 자유투는 예술이 더해진다. 대다수 선수, 팬들은 공이 손가락에서 우아하게 빠져 나가 곧바로 그물로 향하길 바란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도 이와 같이 말했지만, KBL 선수들은 전통적이지 않은 방법을 쓴다. 하윤기(KT)는 이를 통해 성공률이 크게 상승했다”라고 보도했다. 신인 시절 69.2%였던 하윤기의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은 80%다.

‘뉴욕타임즈’는 로렌스 실버버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공학 교수의 연구 결과까지 실었다. 실버버그 교수에 따르면, 백보드를 맞은 공은 더 부드러운 궤적을 그리며 그물 쪽으로 향한다. 완충 효과를 통해 최대 20%의 이점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게 실버버그 교수의 견해다.

이와 같은 장점에도 불구, NBA 선수들은 왜 이른바 ‘통슛’을 고수하는 걸까. 실버버그 교수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았다. “첫 번째는 미국의 뿌리 깊은 스포츠 문화다. 공이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 후 그물을 가르면 소리가 다르다. 그리고 멋있다.” 실버버그 교수의 말이다.

실버버그 교수는 이어 “오랜 습관을 깨고 처음부터 뱅크슛을 가르치는 지도자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농구를 처음 시작할 때는 뱅크슛을 던질 정도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남겼다. 한편으로는 전성현의 경험과 일맥상통하는 코멘트였다.

실버버그 교수는 또한 “이것은 한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매우 독특한 현상이다. 스포츠에서 이처럼 큰 변화는 쉽게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어쨌든 KBL만의 문화가 미국의 저명한 신문사에 소개된 건 긍정적인 현상 아닐까.

#사진_점프볼DB(박상혁 기자), 뉴욕타임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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