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꺾마’ 양준우, 내일이 안 보여도 훈련하는 이유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4 13: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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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심적으로 힘든데 지나고 봤을 때 가장 생각을 많이 하고, 성장하는 시기가 아닐까라고 여긴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14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 경기를 갖는다. 가스공사는 쌍둥이 형제 감독이 이끄는 팀(현대모비스, LG)과 맞대결에서 10전패다. 이 가운데 몇 경기만 챙겼어도 6위 순위 경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당한 10패가 9위 추락을 이끈 무거운 추와 같다.

플레이오프에서 사실상 멀어진 가스공사다. 이들이 울산으로 원정을 떠난 13일, 대구에 남은 선수들은 어떻게 훈련하는지 궁금했다.

평소처럼 3시에서 3시 30분 즈음 대구체육관에서 코트 훈련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고 연락을 받았지만, 울산으로 떠나기 전 비디오 미팅 후 오후 1시 30분부터 곧바로 훈련에 들어간다고 했다.

1시 50분 즈음 대구체육관에서 도착했을 때 우동현과 안세영은 코트에서, 나머지 선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미팅 전에 훈련한 일부 선수는 휴식을 취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던 양준우를 잠시 만났다. 양준우는 시즌 개막 전에 이대성과 함께 새벽 훈련을 하는 등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코트에 나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도 개막 전에는 양준우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말을 했었다. 개막부터 어려움을 겪은 가스공사는 팀 사정상 양준우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양준우는 “제일 배울 게 많은 시간이고, 의미 없던 시간이 없었다. 지금 제일 힘든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일이 안 바뀌고, 다음 달도 안 바뀌고, 진짜 변하는 게 없는데 매일 똑같이 농구 생각하고, 매일 열심히 하고, 내가 하는 운동을 한다”며 “이대성 형과 했던 운동을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요즘 ‘중꺾마’, ‘중꺾마’라고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하는데 그게 말은 쉬운데 해보니까 진짜, 진짜 힘들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런 날도 많았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면 하루 정도 쉴까? 하루 정도 쉬어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할 때 대성이 형이 그러더라. ‘누구나 거기서 꺾이고 포기해.’ 이 말을 듣는 순간 다른 사람은 (하루 쉬고 훈련을) 안 할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이렇게 훈련해도) 내일이 안 달라지고, 매일 안 달라지는데 내 스스로가 제일 힘든 걸 한다. 똑같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어떤 훈련을 하냐고 물었다.

양준우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매일 다르다. 기능성 훈련할 때도, 근력 훈련을 할 때도 있다. 농구에서는 대성이 형이 알려준 걸 하고 있다”며 “이번 시즌에는 슛 타점을 올리는데 비중을 뒀다. 잘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끼리 연습할 때 작년에는 못 올라갈 거 같았던 공간에서 미드레인지 슛을 올라간다. 경기를 뛰지 않았지만, 매 순간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보다 다음 시즌 더 발전할 거다.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훈련한다”고 답했다.

양준우는 정규리그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D리그에서는 8경기 평균 32분 6초 출전해 10.1점 4.1리바운드 4.9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했다.

D리그에서는 훈련했던 플레이가 나왔는지 궁금해하자 양준우는 “잘 나왔다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내가 준비하고 연습한 게 몇 개 나왔다”고 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고 훈련을 했던 게 D리그에서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면 변화를 줄 필요는 있지 않을까?

양준우는 “사람마다 농구 신념이 있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밀고 나간다. 누구나 커리, 누구나 르브론이 될 수 없다.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밀어나가 자기 농구를 펼친다”며 “내가 했던 농구가 안 나왔다고 해서 바꾸는 게 아니라 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바꿔야 된다는 생각은 없다”고 했다.

양준우는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를 “부딪혀보고 해보니까, 내가 느껴보니까”라고 했다.

경기를 뛰지 못한다면 그 이유를 알고 보완하려는 노력과 의지를 보여야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슈팅 능력이 부족해서 경기 투입을 꺼리는데 드리블 훈련만 매일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출전기회를 주는 건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양준우는 자신이 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수비 부분도 있을 거다. 내가 말하는 건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건 이건데 내가 맞다는 건 아니다. 감독님께서는 우동현 형처럼 앞에서 압박수비를 해주고 엄청 빨리 치고 나가는 걸 좋아하시는 거 같다. 그런 부분은 내가 동현이 형보다 안 되는 거 같다. 그래서 그런 거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부분도 당연히 한다. 몸을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했다.

시즌 개막 전 함께 훈련했던 이대성이 종종 조언을 해줄 듯 하다.

양준우는 “매일 이야기를 해준다. 대성이 형이 영상을 찾아서 이야기를 해줄 때도 있고, 내가 물어볼 때도 있다. 대성이 형과 농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많이 배우고 있다. 내가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된다. 대성이 형에게 고맙다”고 했다.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도 기회가 없었다. 다음 시즌도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양준우는 “심적으로 힘든데 지나고 봤을 때 가장 생각을 많이 하고, 성장하는 시기가 아닐까라고 여긴다. 사실 사람이 잘 되면 안주하곤 한다. 대학 3학년 때 농구가 잘 되었을 때 그 시간이 영원할 거 같았다. 그 좋은 날이 영원할 거 같았는데 아니더라. 이 힘든 시간도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안다”며 “내가 생각하는 그런 게, 내 가치를 높이고, 높은 레벨로 올라가면 그 가치가 보여질 거라고 생각한다. 매일이 안 변하는데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양준우는 “또 똑같이 열심히 하고, 더 발전하려고 하고, 찾아보고, 연구할 거다”며 “매일 생각하는 게 있다. 경기에 들어가서 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연습을 한다. 한 경기든, 두 경기든 후회없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잘 하려면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지금처럼 농구 생각하고, 운동을 하면 될 거 같다”고 언젠가 찾아올 출전 기회를 위해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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