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은 코트 위의 명언 제조기다. 위트 넘치는 언변 속에 뼈가 담겨 있다. 어쩌면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팬들이 그를 잊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긴 공백기 끝에 다시 코트로 돌아온 강을준 감독. 그에게는 9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의 농구가 새롭기만 하다. 그러나 시간은 그의 앞을 가로막을 수 없었다. 위트를 잃지 않은 채 또 다른 세대와의 활발할 소통으로 오리온을 이끌고 있다.
11일 고양체육관에서 만난 강을준 감독은 “처음 LG에서 프로팀 감독이 됐을 때는 굉장히 젊었다. 무조건 하면 된다는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지금은 참 많은 부분이 다른 것 같다. 예전과 지금의 차이가 크다는 걸 모임에서만 이야기했을 뿐 현실을 지켜보니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강을준 감독의 우려와는 달리 현재 오리온의 팀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라 있다. 선수들은 하나 같이 “(강을준)감독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 많은 부분을 배려해주시고 또 하나가 되려고 하신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런 탓일까. 지난 10일, 오리온은 단 한 명의 열외자 없이 모든 선수들이 훈련에 참가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항상 소통이라는 단어를 쓰곤 하지만 진짜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내 ‘아재개그’를 잘 받아줘서 고마운 것도 있다. 하지만 그게 소통의 전부는 아니다. 웃고 즐기면서 농구를 하는 것. 내가 바라는 소통은 즐거운 농구를 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솔직한 말로 정말 많이 고민했다. 우리 첫째 아이가 자주 쓰는 단어를 잘 듣고 선수들과 이야기할 때 꺼내곤 한다. 또 지금 선수들은 참 정직한 걸 좋아한다. 잘못된 부분에 있어서는 정확하게 지적해야 하지만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즐거운 상황에서 농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게 내가 바라는 소통이다.”
그러나 강을준 감독이 바라는 즐거운 농구가 KBL에 익숙한 것은 아니다. 또 자칫 잘못하면 팀 기강이 무너질 수도 있는 문제가 된다. 결국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부분.
이에 대해 강을준 감독은 “좋은 것을 받아들이고 또 내가 추구하는 것을 팀에 녹이는 건 이상적이지만 현실이 되어야 하는 일이다. 선수들이 즐겁고 편하게 농구를 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드는 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다만 편하다는 게 놀자는 의미는 아니다. 감독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자신이 자신감 있게 플레이했을 때는 어떤 실수라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내 눈치를 보다가 자칫 자신감을 잃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확실히 지적할 생각이다. 우리는 눈치 보려고 농구를 하는 게 아니다. 이기기 위한 농구를 해야 한다. 팀을 위하고 또 본인들을 위한 일이다. 지금은 그런 농구를 하기 위한 분위기를 만드는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농구 철학에 대해 상세히 전한 강을준 감독은 끝으로 “감독은 교통순경과도 같다. 꼬일 때 풀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꼬이지 않으면 풀지 않아도 된다. 선수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LG 시절, 잘하고 있는 선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준 것(엄지 척)처럼 자기들한테도 그렇게 해달라고 말이다(웃음). 이번 시즌에는 꼬이지 않고 두 손으로 엄지손가락만 보여줬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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