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그리기 전 집중부터” 남발은 금물, 코치 챌린지도 전략이다

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10-08 06: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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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단순히 알쏭달쏭한 상황을 다시 볼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서 전략이다. 네모 그리는 걸 남발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순간 냉가슴을 앓게 될지 모를 일이다.

7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1라운드 맞대결에서 눈길을 끄는 장면이 나왔다. 3쿼터 중반. 박무빈이 속공을 시도한 김선형에게 파울을 범해 자유투가 주어졌다.

박무빈은 억울하다는 표정과 함께 네모를 그렸지만,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은 코치 챌린지를 신청하지 않았다. 단 1회 남아있었고, 사용하면 승부처에서 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코치 챌린지를 아꼈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현대모비스가 66-64로 앞선 4쿼터 종료 15.7초 전. 함지훈과 박준영이 리바운드 경합을 벌이던 도중 터치아웃이 일어났고, 심판은 KT 공격을 선언했다. 현대모비스는 코치 챌린지를 사용했고, 판정이 번복돼 귀중한 공격권을 가져왔다. 비록 미구엘 안드레 옥존이 KT의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를 모두 놓쳐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지만, 코치 챌린지를 모두 소진한 터였다면 오심을 바로잡지 못하는 억울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었다.

이처럼 효과적으로 사용한 코치 챌린지는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상황에 따라선 작전타임을 사용하지 않고도 작전을 정돈하는 묘수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게 코치 챌린지다.

서울 SK 역시 3일 창원 LG와의 공식 개막전에서 연장을 치러 코치 챌린지가 추가됐고, 이를 적절하게 사용했다. 89-81로 앞선 연장 종료 1분 20초 전 배병준이 중거리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최원혁의 파울이 선언됐다. 자칫 흐름을 넘겨줄 수도 있었던 상황. SK는 코치 챌린지를 통해 판정 번복에 공격권까지 가져왔고, 89-81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터치아웃 여부만 보는 게 아니어서 중요한 순간에 잘 활용하면 억울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 팬들 입장에서 경기가 다소 느슨해진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오심을 바로 잡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 운영을 깔끔하게 할 수 있는 규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남발해선 안 되며, 선수들 역시 과도한 감정 표출로 코칭스태프에게 혼동을 주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찰나의 스포츠인 만큼, 농구에서는 감독이나 코치의 시야에서 포착할 수 없는 수많은 상황이 만들어진다. 선수의 주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코치 챌린지를 사용했는데 정심이었다면 팀으로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터. 실제 부산 KCC는 4일 KT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에 코치 챌린지를 모두 소진했으며, 이 가운데 판정이 번복된 건 한 번에 불과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코치 챌린지를)남발하면 안 된다. 선수들에게도 정 억울하면 얘기하라고 했지만, 네모 그리기 전 집중부터 하라고 했다. 네모 그리다가 경기 끝나겠더라(웃음). 수비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다. 다시 생기는 것도 아닌데 초반부터 남발하면 정작 중요할 때 못 쓸 수도 있다. 정말 억울한 게 아니라면, 경기 운영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1쿼터는 안 쓰고 넘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선수와의 소통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희철 감독 역시 “발 동동 구르는 것부터 하지 말라고 했다. 선수 반응에 따라 감독도 헷갈릴 수 있다. 팬들의 반감을 사는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코치 챌린지를 신청하면 영상이 전광판에 나온다. 누가 봐도 정심이었는데 선수가 억울하다고 한 거였으면 관중들이 눈살 찌푸리지 않겠나. 선수가 억울할 일이 아니었다는 건 영상에 다 나온다”라고 말하는 한편, 또 하나의 핵심 포인트를 전했다.

코치 챌린지를 신청해야 하는 판정이라 해도 남은 시간까지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상대의 공격제한시간이 몇 초 남지도 않았는데 공격권 가져오려고 신청한 게 정심이었다면 손해가 크지 않겠나. 그만큼 선수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선수의 행동, 코칭스태프와의 소통은 각 팀 입장에서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 전희철 감독의 견해였다.

물론 코치 챌린지를 적절하게 활용해 오심을 번복하는 것에 앞서 정심을 선언하는 비율을 높이는 게 근본적인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조상현 감독 역시 “오심이 계속 나오면 선수들이 동요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일단 KBL은 오심을 줄이고 각 팀과 팬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비디오 판독, 파울 챌린지를 코치 챌린지로 통합했다. 이에 발맞춰 선수들도 무작정 네모부터 그리는 습관을 버리고 더 냉철하게 경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코치 챌린지를 휴지 뽑듯 남발한 탓에 정작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다면, 그게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라면 그만큼 억울한 일도 없지 않을까.

#사진_점프볼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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