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 캐롯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선전하고 있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9경기 남겨둔 상황서 24승 21패로 5위를 유지,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 전성현을 축으로 폭발적인 3점슛을 팀컬러로 구축했고, 부상과 급여 미납 등 변수가 발생한 가운데에도 흔들림 없이 중위권을 지켜왔다.
이제부터 선수단의 선전과는 별개의 얘기다. 캐롯은 KBL 회원사 가입비 15억 원 가운데 아직 내지 못한 10억 원을 오는 31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미납 시 플레이오프 출전 자격이 박탈되며, 캐롯보다 낮은 순위에 있는 팀들의 순위가 한 계단씩 올라간다. 현시점 순위를 기준으로 한다면 6위 전주 KCC가 5위, 7위 수원 KT가 6위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단순히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팀이 한 팀만 바뀌는 문제가 아니다. 플레이오프 대진 전체가 바뀐다. 6강은 3-6위, 4-5위가 5전 3선승제로 치르는 시스템이다. 캐롯의 금전적 문제로 순위가 바뀌면 3, 4위가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하는 팀도 바뀐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시점서 갑자기 시험 범위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시험 과목이 바뀌는 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6강을 치르는 팀들은 미리 원정경기 기간에 묵을 숙소를 예약해야 하는데, 캐롯이 빠지게 되면 이 역시 조정된다. 예를 들어 울산 현대모비스가 캐롯과 맞대결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상대가 KCC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현대모비스가 원정에서 열리는 6강 3~4차전에 대비해 묵어야 할 숙소도 고양(또는 수도권)에서 전주로 바뀌게 된다.
7위 팀도 좌불안석이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팀들은 대부분 정규리그 종료일 또는 시상식 이후 납회식을 갖고 선수단을 해산한다. 하지만 7위 팀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캐롯의 납입 여부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7위 팀 외국선수들은 정규리그가 끝난 후 곧바로 미국에 돌아갈 수도 없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기해야 하며, 단 이틀이라도 한국에 더 머물면 소속팀은 그만큼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또한 KBL은 시즌 일정을 마무리한 후 60일 동안 단체 훈련을 금지하고 있다. 7위 팀의 60일은 며칠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는 걸까.

촌극은 또 일어날 수 있다. 예정대로라면, 31일은 미납금 납부 마감일일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리는 날이다. 김승기 감독과 캐롯의 주요 선수가 미디어데이를 통해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를 말한다 해도 정작 플레이오프에서는 그들의 모습을 못 볼 수도 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 7위 팀 감독과 주요 선수를 미디어데이에 대기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드래프트 확률과 관련된 이슈도 생긴다. 1순위 확률은 플레이오프에 못 오른 4개 팀 16%, 6강에 오른 2개 팀 12%다. 캐롯의 미납금 사태가 생겨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7위는 플레이오프 진출 전력이 아니었음에도 드래프트 1순위 확률이 4% 낮아지는 셈이다.
반대로 캐롯은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치고도 가장 높은 1순위 확률을 갖게 된다. A팀 관계자는 “실제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캐롯이나 캐롯을 대신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팀의 드래프트 확률은 예외 조항을 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견해를 남겼다.
캐롯이 31일까지 납부하면 플레이오프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긴 한다. 다만 정규리그 종료 후 납부가 이뤄질 때까지 3위부터 7위 사이에 있는 팀들은 상대 팀 분석부터 원정 숙소 예약, 원정팀 좌석 예매, 선수단 해산 등 얽히고설킨 문제가 많다.
원활한 플레이오프 진행을 위해서라도, 팬들의 혼동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캐롯은 가입금 납부 관련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가능한 빨리.
#사진_점프볼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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